황금세대의 종언, 한국 야구는 다시 태어나야 한다 [MK도쿄]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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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4
황금세대의 종언(終焉)이다. 이제 한국 야구는 다시 태어나야 한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2승 2패 B조 3위의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로써 2013 WBC, 2017 WBC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된 한국은 아쉬움을 남긴채로 대회 여정을 마쳤다.
경기 종료 후 김현수는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한 게 아니라 마지막인 것 같다”면서 “나는 끝난(만큼) 팀 코리아를 믿겠다”면서 15년간 10번 동안 달고 뛰었던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국가대표팀을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현수의 국가대표팀 은퇴로 이른바 황금세대의 명맥은 일부 선수들을 제외하면 거의 그 대가 끊기게 됐다. 황금세대의 종언은 또 다른 세대, 새로운 시대의 탄생이 될 수 있다. 사진은 2009 WBC 대회에서 일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기뻐하고 있는 국가대표팀 선수단의 모습이다. 사진=ⓒAFPBBNews = News1이른바 ‘황금세대’의 마지막 명맥을 잇고 있었던 적자인 김현수의 국가대표팀 은퇴는 한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방증하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김현수는 이번 대회 전까지 총 9개 국제대회에서 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4(209타수 76안타)/4홈런/40득점/46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던 리빙 레전드였다. 이번 대회까지 총 10개 대회에서 활약하며 현역 야수 가운데 가장 많은 국가대표팀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WBC에서는 주장을 맡아 지난 3경기 타율 0.111(9타수 1안타)을 기록하고, 체코전에선 추가실점의 빌미가 된 아쉬운 수비를 한 끝에 최종전 중국전에서는 벤치에서 후배들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대회를 마쳤다.
돌이켜보면 한국 야구의 모든 영광스러운 시절에 항상 김현수가 있었다. 2008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 WBSC 프리미어 12 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9 프리미어 12 준우승 등 개인 통산 굵직한 국제대회 우승만 5회, 준우승만 2회를 차지했다.
동시에 2013 WBC 1라운드 탈락, 2021년도쿄올림픽 4위, 2023 WBC 1라운드 탈락 등 한국야구의 오욕의 야구의 순간에도 김현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영광과 오욕을 딛고 태극마크를 지탱했던 국가대표들은 이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지 오래다.
이번 대회 부진을 두고 많은 이들은 2006 WBC 4강, 2008 베이징 올림픽, 2009 WBC 준우승을 이끌었던 주역들 이후 한국야구의 새로운 세대가 나타나지 못한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어찌보면 십수년에서 길게는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들을 대체할 특급 선수들이 다수 탄생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 시기 한국야구에 가장 상징적이었던 투수는 류현진, 김광현, 오승환, 봉중근, 윤석민 등이었다. 그보다 앞선 시기였던 영광의 시작 단계인 2006 WBC 4강 시기엔 김병현, 김선우, 서재응, 박찬호 등 전현직 메이저리거들이 투수로 나란히 활약했다.
야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영광의 시절엔 이승엽, 이종범, 김동주, 이대호, 김태균, 정근우, 김현수, 이진영, 이범호, 박경완, 강민호, 박진만, 최정 등 공수에서 KBO리그 포지션별 레전드로 꼽히는 선수들이 가득했다.
언급하지 못한 선수들도 수두룩하다. 해당 시기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선수들 대부분이 현재 KBO 리그 40인의 레전드에 속하는 것만 봐도 당시의 국대 경쟁력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한국야구의 새로운 세대의 탄생은 더디더라도 반드시 걸어가야 할 길이다. 사진=WBCI그러나 이들 세대가 하나둘씩 사라지고, 전성기의 기량에서 내려오면서 한국야구 역시 서서히 정체, 혹은 오히려 퇴보했다.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었다고 할지라도 그 사이 국제 경쟁력은 빠른 속도로 강화되고 있었다.
엔트리에 150km 중후반대의 공을 뿌리는 투수가 즐비하고 사사키 로키가 164km를 기록하고 오타니 쇼헤이라는 세계적인 선수가 활약 중인 일본, 2023 WBC를 강타한 야구의 세계화 등을 통해 우리가 이번 대회 목격한 생생한 현실이다. 이런 흐름에서 한국이 빨리 앞서나가지 못하고, 심지어 같은 속도로 쫓아가지도 못한다면 결국 국제무대에서 생존은 요원할 뿐이다.
야구 대표팀이 22-2 콜드게임승으로 WBC 역대 1경기 최다 득점과 최다 점수 차 신기록을 모두 작성한 13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조별리그 최종 중국전은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증명한 경기이기도 했다. 이 경기 한국은 그동안 주전으로 나서지 못했던 백업 멤버들과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그리고 상대가 약체긴 하지만 WBC 역대 가장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결국 세대교체 역시 이런 경험들의 누적과 성장속에 이뤄질 수 있다. 이번 한국야구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9.4세였는데, 역대 대회 최연소 대표팀을 꾸린 일본의 27.3세와 비교하면 상당히 나이가 많은 축에 속했다.
특히 투수진의 경우 그간 베테랑들을 위주로 대표팀 엔트리를 꾸렸던 것과 달리 20대 투수를 대거 선발하면서 역대 대표팀 투수진 최연소인 평균 27.1세의 영건들로 마운드를 꾸렸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는 결국 컨디션 관리 실패와 준비 부족 등으로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겪었고, 세계무대의 벽을 또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이는 변화의 시작인 동시에 값진 경험이 될 수 있다.
반면 야수진의 고령화는 문제가 심각했다.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의 평균 나이는 31.7세로 32세에 육박했다. 핵심적인 주전 야수로 화약한 20대 선수가 이정후와 강백호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한국 대표팀의 야수진은 더 빠른 세대교체가 필요할 전망이다.
이번 대회 종료 이후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택할 공산이 매우 크다. 대표팀의 기조 역시 현재의 성적에 올인하는 것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청사진을 그려갈 가능성이 높다.
이제 과거의 영광의 시기는 끝났다. 그러나 황금세대의 종언은 또 다른 세대의 탄생의 시작이 될 수 있다. 한 시대는 저물었지만 한국야구의 새로운 시대는 언젠가는 분명히 다시 찾아온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2승 2패 B조 3위의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로써 2013 WBC, 2017 WBC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된 한국은 아쉬움을 남긴채로 대회 여정을 마쳤다.
경기 종료 후 김현수는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한 게 아니라 마지막인 것 같다”면서 “나는 끝난(만큼) 팀 코리아를 믿겠다”면서 15년간 10번 동안 달고 뛰었던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국가대표팀을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현수의 국가대표팀 은퇴로 이른바 황금세대의 명맥은 일부 선수들을 제외하면 거의 그 대가 끊기게 됐다. 황금세대의 종언은 또 다른 세대, 새로운 시대의 탄생이 될 수 있다. 사진은 2009 WBC 대회에서 일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기뻐하고 있는 국가대표팀 선수단의 모습이다. 사진=ⓒAFPBBNews = News1이른바 ‘황금세대’의 마지막 명맥을 잇고 있었던 적자인 김현수의 국가대표팀 은퇴는 한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방증하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김현수는 이번 대회 전까지 총 9개 국제대회에서 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4(209타수 76안타)/4홈런/40득점/46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던 리빙 레전드였다. 이번 대회까지 총 10개 대회에서 활약하며 현역 야수 가운데 가장 많은 국가대표팀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WBC에서는 주장을 맡아 지난 3경기 타율 0.111(9타수 1안타)을 기록하고, 체코전에선 추가실점의 빌미가 된 아쉬운 수비를 한 끝에 최종전 중국전에서는 벤치에서 후배들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대회를 마쳤다.
돌이켜보면 한국 야구의 모든 영광스러운 시절에 항상 김현수가 있었다. 2008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 WBSC 프리미어 12 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9 프리미어 12 준우승 등 개인 통산 굵직한 국제대회 우승만 5회, 준우승만 2회를 차지했다.
동시에 2013 WBC 1라운드 탈락, 2021년도쿄올림픽 4위, 2023 WBC 1라운드 탈락 등 한국야구의 오욕의 야구의 순간에도 김현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영광과 오욕을 딛고 태극마크를 지탱했던 국가대표들은 이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지 오래다.
이번 대회 부진을 두고 많은 이들은 2006 WBC 4강, 2008 베이징 올림픽, 2009 WBC 준우승을 이끌었던 주역들 이후 한국야구의 새로운 세대가 나타나지 못한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어찌보면 십수년에서 길게는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들을 대체할 특급 선수들이 다수 탄생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 시기 한국야구에 가장 상징적이었던 투수는 류현진, 김광현, 오승환, 봉중근, 윤석민 등이었다. 그보다 앞선 시기였던 영광의 시작 단계인 2006 WBC 4강 시기엔 김병현, 김선우, 서재응, 박찬호 등 전현직 메이저리거들이 투수로 나란히 활약했다.
야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영광의 시절엔 이승엽, 이종범, 김동주, 이대호, 김태균, 정근우, 김현수, 이진영, 이범호, 박경완, 강민호, 박진만, 최정 등 공수에서 KBO리그 포지션별 레전드로 꼽히는 선수들이 가득했다.
언급하지 못한 선수들도 수두룩하다. 해당 시기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선수들 대부분이 현재 KBO 리그 40인의 레전드에 속하는 것만 봐도 당시의 국대 경쟁력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한국야구의 새로운 세대의 탄생은 더디더라도 반드시 걸어가야 할 길이다. 사진=WBCI그러나 이들 세대가 하나둘씩 사라지고, 전성기의 기량에서 내려오면서 한국야구 역시 서서히 정체, 혹은 오히려 퇴보했다.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었다고 할지라도 그 사이 국제 경쟁력은 빠른 속도로 강화되고 있었다.
엔트리에 150km 중후반대의 공을 뿌리는 투수가 즐비하고 사사키 로키가 164km를 기록하고 오타니 쇼헤이라는 세계적인 선수가 활약 중인 일본, 2023 WBC를 강타한 야구의 세계화 등을 통해 우리가 이번 대회 목격한 생생한 현실이다. 이런 흐름에서 한국이 빨리 앞서나가지 못하고, 심지어 같은 속도로 쫓아가지도 못한다면 결국 국제무대에서 생존은 요원할 뿐이다.
야구 대표팀이 22-2 콜드게임승으로 WBC 역대 1경기 최다 득점과 최다 점수 차 신기록을 모두 작성한 13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조별리그 최종 중국전은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증명한 경기이기도 했다. 이 경기 한국은 그동안 주전으로 나서지 못했던 백업 멤버들과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그리고 상대가 약체긴 하지만 WBC 역대 가장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결국 세대교체 역시 이런 경험들의 누적과 성장속에 이뤄질 수 있다. 이번 한국야구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9.4세였는데, 역대 대회 최연소 대표팀을 꾸린 일본의 27.3세와 비교하면 상당히 나이가 많은 축에 속했다.
특히 투수진의 경우 그간 베테랑들을 위주로 대표팀 엔트리를 꾸렸던 것과 달리 20대 투수를 대거 선발하면서 역대 대표팀 투수진 최연소인 평균 27.1세의 영건들로 마운드를 꾸렸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는 결국 컨디션 관리 실패와 준비 부족 등으로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겪었고, 세계무대의 벽을 또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이는 변화의 시작인 동시에 값진 경험이 될 수 있다.
반면 야수진의 고령화는 문제가 심각했다.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의 평균 나이는 31.7세로 32세에 육박했다. 핵심적인 주전 야수로 화약한 20대 선수가 이정후와 강백호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한국 대표팀의 야수진은 더 빠른 세대교체가 필요할 전망이다.
이번 대회 종료 이후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택할 공산이 매우 크다. 대표팀의 기조 역시 현재의 성적에 올인하는 것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청사진을 그려갈 가능성이 높다.
이제 과거의 영광의 시기는 끝났다. 그러나 황금세대의 종언은 또 다른 세대의 탄생의 시작이 될 수 있다. 한 시대는 저물었지만 한국야구의 새로운 시대는 언젠가는 분명히 다시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