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타 강백호 태그아웃 어떻게 생각?" 日 기자의 질문…감독 체면도 구겼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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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0
▲ 강백호 ⓒ 연합뉴스
▲ 강백호(왼쪽)이 세리머니를 하다 아웃됐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김민경 기자] "강백호가 2루에서 태그아웃된 플레이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사활을 걸었던 호주전에서 패한 이강철 감독에게 일본 기자가 던진 질문이다. 전세계가 놀란 황당한 플레이었으니 질문이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다만 질문을 듣고 애써 덤덤하게 답해야 했던 이 감독의 속은 속이 아니었을 것이다.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호주와 첫경기에서 7-8로 역전패했다. 0-2로 끌려가다 5회 양의지의 역전 3점포와 6회 박병호의 1타점 적시 2루타로 4-2로 뒤집으면서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김원중과 양현종이 연달아 3점 홈런을 얻어맞으면서 순식간에 호주로 분위기가 기울었다. 그와중에 강백호의 본헤드플레이까지 나오면서 한국은 쓰라린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강백호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문제 상황은 7회말 공격 때 나왔다. 1사 후 대타로 나와 좌중간 2루타를 치면서 분위기를 살리는 듯했다. 이때 흥분한 강백호는 한국 더그아웃을 바라보며 격하게 세리머니를 하다 2루수 태그아웃이 됐다. 역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마음이 앞서 2루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진 줄도 모르고 세리머니를 했다. 호주 야수진은 이 빈틈을 놓치지 않는 집중력을 보이며 한국의 반격 흐름을 끊었다.
이 감독은 이 장면을 어떻게 지켜봤는지 궁금해 한 일본 기자에게 "강백호는 잘 치고 세리머니가 빠르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고 아쉬운 마음을 표현하면서도 "첫 경기고, 앞으로 경기를 해야 하기에 잊고 다음 경기를 대비하길 바란다"고 다독이는 말을 남겼다.
이 장면은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미국 스포츠매체 '폭스스포츠'는 위 장면을 캡처해 SNS에 올리며 "와우, 강백호가 기쁨을 표현하다 베이스 위에서 잡히는 순간"이라며 놀라워했다. 일본 언론 역시 이 장면을 매우 비중 있게 다뤘다.
강백호는 경기 뒤 후드티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 쓴 채 경기장 밖으로 빠져 나갔다. 그만큼 면목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순 없다. 이 감독의 말처럼 잊고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한국은 호주전을 내주면서 8강 토너먼트 진출에 빨간 불이 켜졌다. 10일 일본전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한국은 좌완 김광현, 일본은 우완 다르빗슈 유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각 나라의 베테랑 에이스 맞대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