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보답" 박세웅의 다짐…8강 기적 쓰고 '국민 안경 에이스' 될까
토토군
0
76
0
2023.03.12
▲ 박세웅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김민경 기자] "도쿄로 넘어가서 더 좋은 결과로 팬 여러분께 보답하고 싶어요."
박세웅(27, 롯데 자이언츠)이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리는 결전지 일본 도쿄로 넘어가기 전에 한 다짐이다. 그 다짐을 한번 더 지킬 때가 왔다. 박세웅은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3년 WBC'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체코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위기의 한국을 구하는 임무를 맡았다.
한국은 대회를 시작하자마자 최악의 성적표와 마주했다. 9일 호주와 개막전에서 7-8로 역전패하고, 10일 한일전마저 4-13으로 무너지면서 야구팬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한국은 2009년 대회 준우승 이후 14년 만에 4강 진출을 목표로 세우면서 "한국 야구 부흥"을 외쳤지만, 세계 야구와 벌어진 격차만 실감하며 뭇매를 맞았다.
특히 마운드의 부진이 뼈아팠다. 지난달 중순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을 시작으로 한국 고척돔, 일본 오사카까지 이동하는 강행군을 견디며 대회를 준비해 왔는데, 투수들에게는 이 일정이 독이 된 듯하다. 이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애리조나 캠프부터 투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고민이 깊었는데, 대회를 시작하니 역시나였다. 한국 마운드는 지난 2경기에서 23피안타 14사사구로 무너지면서 21실점했다.
박세웅은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7일 한신 타이거즈와 평가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21구 무피안타 무4사구 1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최종 점검을 마무리했다. 10일 일본전에서는 4-13으로 뒤진 7회말 콜드게임 패배 위기에 등판해 1⅓이닝 무피안타 무4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9㎞로 세계적인 투수들과는 차이가 있었지만, 커터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일본 타선을 잠재웠다.
박세웅은 대회 직전 "(몸 상태가) 많이 올라온 것 같다. 구속도 나름 괜찮게 나온 것 같다. 도쿄로 넘어가서 더 좋은 결과로 팬 여러분께 보답하고 싶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아울러 "워낙 땅볼이 많이 나오는 투수다. 수비 자체가 견고해 수비를 믿고 던지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유격수 김하성, 2루수 토미 에드먼, 3루수 최정, 1루수 박병호까지 최고의 내야수들과 함께하는 기쁨을 표현했다.
박세웅은 지금 대표팀에서 원태인(삼성)과 더불어 계산이 서는 거의 '유이한' 투수다. 자기가 원하는 곳에 스트라이크를 공격적으로 넣으면서 좋은 결과를 계속 내고 있다. 제구가 되고, 확실한 결정구가 있으니 계산이 서는 상황이다.
박세웅은 "스트라이크를 조금 많이 던지려고 했고, 템포를 길게 안 끌려고 공을 잡자마자 던지려 했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느낌이 좋았다. 힘을 쓰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며 호투를 예감하게 했다.
B조에서는 일본이 3승으로 1위에 오르며 8강 진출을 확정했다. 2위 호주가 2승, 3위 체코 1승1패, 4위 한국 2패, 5위 중국 3패 순이다.
한국이 8강에 진출하는 기적을 쓰려면 일본과 체코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일본이 4전 전승을 해야만 한국이 남은 체코전과 중국전을 모두 이긴 뒤 경우의 수를 따져볼 수 있다. 아울러 12일 한국이 체코를 잡고, 일본이 호주마저 제압하면 13일 낮 12시 체코-호주전에서 체코가 이겨야 한다. 그렇게 한국, 호주, 체코가 한꺼번에 2승2패가 되면 3개 나라가 서로 맞대결한 경기에서 최소 실점한 팀이 B조 2위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 호주에 맞서는 박세웅의 어깨가 무겁다.
박세웅은 부담감을 떨치고 체코 타선을 잠재우며 자신의 임무를 다할 수 있을까. 롯데의 안경 에이스가 국민 안경 에이스가 돼서 한국의 8강 기저을 이끌지 궁금증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