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원태인이라니, 최다 투구 예정… 주축 컨디션 난조, 등판까지 쏠림화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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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2
▲ 대회 들어 55구를 던진 원태인은 다시 중국전 선발로 나간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투수 명단에는 학교폭력 논란 불씨가 살아있는 안우진을 제외하면 뽑힐 만한 선수가 거의 다 뽑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KBO리그에서 각자의 경력과 영역이 있는 스타들이 모두 모였다.
능력 있는 선수들이 모인 만큼 투구 수 제한(1라운드 65개) 및 연투 제한이 있는 WBC 무대에서 다양한 투수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믿었다. 특히 리그에서는 선발로 뛰었던 투수들이 여럿 있는 만큼 멀티이닝 소화로 9이닝을 끌고 가기도 용이했다. 그런데 이런 예상은 완전히 박살이 났다. 몇몇 선수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 탓이다.
당초 이 감독은 구위가 좋은 선수들 위주로 선발진을 짜고, 김광현과 양현종이라는 베테랑 선수들을 중요한 시점에 투입해 불을 끄고 승부처를 지배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구상의 핵심 몇몇이 컨디션을 100% 끌어올리지 못했고, 오히려 구상에서 빠질 정도로 난조를 보이거나 아예 경기에 뛰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어쨌든 성적은 내야 하고 최선을 다해야 하니 컨디션 좋은 선수들을 위주로 '등판 쏠림화'가 이어지고 있다. 12일 체코전 선발로 나가 4⅔이닝 59구 무실점 역투를 한 박세웅, 그리고 연습경기를 포함해 일본에서 진행한 모든 경기(5경기)에 모두 나간 김원중, 9일 호주전에서 45구를 던진 뒤 이틀 휴식 후 12일 체코전에 나간 고영표 등이 대표적이다. 정철원도 짧은 이닝이지만 5경기에 모두 나갔다.
13일 중국전 선발로 예고된 원태인은 그 정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원태인 또한 이번 대표팀 투수 중 가장 많은 투구 수를 소화했다. 연습경기 일정부터 보면 원태인은 7일 한신전에서 27구, 9일 호주전에서 26구, 10일 일본에서 29구를 던졌다. 지금까지 총 82구인데 이는 김광현(83구) 다음으로 많다.
우리 경기(오후 7시)에 앞서 열리는 체코와 호주전에서 우리의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이 열릴 수도 있다. 우리도 일단은 최선을 다해야 하고, 현재 등판 가능한 투수 중 가장 컨디션이 좋은 원태인을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중국전에 선발로 나서면 못해도 40~50구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1라운드까지 일정에서 대표팀 투수 중 가장 많은 투구 수를 기록할 가능성도 커진다.
반대로 기대를 걸었던 다른 투수들은 일본 일정을 모두 더해도 40구가 되지 않는 선수들이 많다.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구창모는 급격한 컨디션 난조 속에 33구 투구에 그쳤다. 그나마 대회 들어서는 아웃카운트 하나밖에 처리하지 못한 채 쓸쓸히 강판됐다. 에이스 양현종도 9일 호주전에서 0이닝 3실점 난조를 보였고 이후 두 경기에는 등판하지 않았다.
이의리 김윤식과 같은 차세대 자원들은 일본전에서 한계를 뚜렷하게 드러냈고, 12일 체코전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 됨에도 불펜을 지켰다. 특급 뒷문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했던 정우영과 고우석 듀오 또한 고우석의 담 증세 속에 빛을 잃었다. 정우영도 대회 들어 7구 투구에 머물고 있다. 대표팀 마운드의 총체적 난국은 편중된 투구 수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