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 여름까지", "FA 꼭 남아주세요"…3년 기다린 곰들의 부탁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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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0
▲ 이승엽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정수빈 잘 부탁한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하더라고요."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처음 팬들과 마주했다. 두산은 2019년 이후 3년 만에 선수단과 팬들이 함께하는 행사인 곰들의 모임을 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오랜만에 열린 행사인 만큼 두산 팬들은 잠실야구장 2만2000석을 가득 채우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 감독은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 야구'와 이벤트 경기에 앞서 팬 사인회에 나섰다. 이 감독은 1시간 동안 사인회를 하면서 팬들에게 "정수빈이 잘 치게 해달라"는 부탁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한다. 정수빈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6년 56억원에 FA 계약을 하며 기대를 모았는데,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타율 0.259에 머물며 아쉬움을 삼켰다. 공격 물꼬를 터줘야 하는 테이블세터로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그래도 '가을 영웅' 이미지는 이어 갔다. 정수빈이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나 정규시즌 막바지에서 좋은 성적을 내 붙은 별명이다. 정수빈은 올해도 9월 이후 32경기에서 타율 0.368 맹타를 휘둘렀다. 8월까지는 월간 타율 0.260도 넘긴 적이 없었다.
이 감독은 팬들과 어떤 대화를 가장 많이 나눴는지 묻자 "팬들께서 정수빈을 잘 부탁한다는 말을 많이 하시더라. 여름까지 잘 치게 해달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답하며 웃었다.
다음 시즌을 마치고 예비 FA가 되는 양석환이 가장 많이 들은 말은 "팀에 꼭 남아 주세요"였다. 양석환은 "FA를 앞두고 있다 보니까 계속 두산에 남아 달라고 해주신 팬분들이 몇 분 계셨다. 그런 말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 김재호 ⓒ곽혜미 기자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는 해외 유학을 앞둔 한 팬으로부터 사인 종이에 '응원 메시지를 적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김재호는 고심 끝에 "꿈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파이팅"이라고 적었다. 선수도 팬들도 오랜만에 마주하는 자리인 만큼 서로 주어진 짧은 시간을 알차게 활용했다.
김재호는 "3년 만에 팬들과 만나서 정말 좋고 기뻤다. 코로나19가 안정되면서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 3년 사이에 팬들이 많이 바뀐 것도 같다. 젊은 팬분들이 더 많이 생긴 것 같다. 조금 더 팬들과 함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 아쉽지만, 3년 만에 다시 시작한다는 데 의미를 두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야구가 끝난 지금 조금이나마 갈증을 풀어주는 의미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3루수 허경민은 팬들과 다시 한자리에 모일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3년을 기다린 곰들을 위해 예정에 없던 이벤트를 준비하기도 했다. 허경민은 원래 최강 야구와 경기에 나서는 엔트리에 이름이 없었지만, 팬들과 함께하는 자리인 만큼 베테랑을 대표해 출전을 자청했다.
허경민은 "야구를 우리가 더 잘해야 팬들께서 많이 오시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구를 더 잘할테니까 내년에도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