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영입 총력"…두산, 125억에 잃은 안방마님 되찾는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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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1
▲ 양의지는 다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총력을 다해보겠다."
두산 베어스가 4년 전 125억원에 놓친 안방마님을 되찾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20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두산 관계자는 "양의지(35) 영입에 총력을 다하려 한다. 양의지의 에이전트와 만남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부 FA인 박세혁(32)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양의지 영입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는 것은 맞다.
두산은 4년 전 양의지가 처음 FA 시장에 나왔을 때 NC와 머니 게임에서 완패했다. 포수 영입이 절실했던 NC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금액인 125억원(계약 기간 4년)을 베팅해 양의지를 품었다.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던 두산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은 당시 "있는 선수로 다시 꾸려 나가면 된다"고 했지만, 양의지를 놓친 아쉬움을 끝까지 숨기진 못했다.
양의지는 재자격을 얻은 올해도 FA 최대어다. 박세혁, 박동원(32), 유강남(30) 등 주전급 포수가 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상황에서도 리그 최정상급 포수의 위엄을 자랑하고 있다. 리그 전반적으로 포수가 귀한데, 양의지가 주가를 올리면서 다른 포수들의 몸값도 덩달아 뛰어오르고 있다.
올겨울 양의지의 몸값은 125억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양의지는 NC에서 뛴 4년 동안 519경기, 타율 0.322(1758타수 566안타), OPS 0.969, 103홈런, 397타점을 기록하며 전성기 기량을 유지했다. 젊은 투수들을 끌고 가는 능력과 수비력 등을 더하면 가치는 더 올라간다. 양의지는 내년이면 나이 36살이 되지만, 아직 그의 대체자로 떠오를 다음 세대 포수가 없다. 운동선수는 나이가 무기인데, 첫 FA 계약보다 오히려 금액이 오르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난 배경이다.
두산은 양의지의 높아진 몸값을 인지하면서도 총력전을 선언했다. 샐러리캡 상한액까지 여유가 많지 않지만, 한 번은 제재금을 물어서라도 양의지를 품을 전략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샐러리캡 상한액은 114억2638만원인데, 두산은 올해 연봉 40인 총액 107억78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사실상 NC와 양자대결 구도가 예상된다. NC는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양의지 영입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움직이고 있다. 지난 FA 시장에서 팀의 간판타자였던 나성범을 KIA 타이거즈에 6년 150억원에 내주면서 자존심이 상했던 만큼 양의지 쟁탈전에서 호락호락하게 물러날 것 같진 않아 보인다. '제2의 양의지'로 기대했던 김형준(23)이 무릎 부상으로 다음 시즌 개막 엔트리 합류가 어려워 양의지를 더더욱 붙잡으려 하고 있다.
이번에도 선택은 양의지의 몫이다.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이번에 계약하는 구단에서 프로 생활을 마무리할 확률이 매우 높다. 친정팀으로 금의환향해 유종의 미를 거둘지, 창단 첫 우승(2020년)의 기쁨을 나눴던 NC와 끝까지 함께할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취임 때부터 구단에 포수 보강을 요청해왔다. 이 감독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동안 할 말은 다 한 것 같다. 나머지는 구단에서 알아서 해주실 것이다. (양의지가) 있으면 좋고, 없어도 최선을 다하면 된다. 없다고 핑계를 댈 생각은 없다. 물론 구단에서 잘해주시면 좋다"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올 시즌 9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자마자 공격적으로 팀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승엽 감독을 비롯해 코치진을 대거 새로 영입해 팀 분위기를 바꿨고, 팀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도 빠르게 물색해 세팅을 마쳤다. 여기에 양의지까지 영입하면서 '팀 체질 개선'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