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이끌었던 황금 세대, 오늘로 끝나나… 기적의 기회는 없을까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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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3
▲ 한국 야구를 이끌었던 황금세대들에게 조금 더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까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국 야구는 2006년과 2009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성공, 그리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및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쾌거를 이루면서 전성기를 열었다. 그 뒤로 이 성적을 재현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꾸준하게 나왔고 리그도 외형적으로 커지기 시작했다.
2013년 LA 다저스와 계약한 류현진을 시작으로 윤석민, 강정호, 김현수, 박병호, 황재균, 근래에 들어서는 김하성, 김광현, 양현종까지 거의 매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거나 팀과 계약하는 선수들이 나왔다. 1980년대 중‧후반으로 구성된 이들은 항상 국제무대의 주역으로 태극마크와 함께 하기도 했다. 개개인적인 능력으로 따지면 한국 야구 황금세대 중 하나로 뽑힐 만하다.
이들이 사실상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대회가 2023년 WBC가 될 수도 있다. 김현수 박병호 최정 김광현 양현종 양의지 나성 등 1980년대 중‧후반 선수들도 어느덧 30대 중반의 베테랑들이 됐기 때문이다. 오는 9월 열릴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출전해 이들은 나갈 군번이 아니다. 프리미어12가 있기는 하지만 언제 개최될지는 아직 미정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더 절실한 대회였다. '마지막 국가대표'라고 단언한 선수는 없지만, '마지막 태극마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에는 모두가 부인하지 않았다. 4년 뒤 WBC를 생각하기에는 나이가 적지 않아서다. 대회에 임하는 각오도 남달랐다. 몸 만들기가 어려운 여건이지만 다들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대회를 준비했다. 그러나 그 라스트댄스가 너무 짧을 위기다.
일본‧호주‧체코‧중국과 본선 1라운드 B조에 묶인 한국은 호주와 첫 경기에서 7-8로 역전패하며 조 2위까지 주어지는 2라운드 진출 가능성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일본과 두 번째 경기에서는 4-13으로 대패하며 오히려 분위기만 가라앉았다. 12일 체코전에서 7-3으로 이기기는 했지만 속 시원한 대승은 아니었다. 여전히 우리는 자력으로 2라운드 진출이 불가능하다.
딱 하나의 2라운드 진출 경우의 수가 있다. 13일 오후 12시부터 열리는 호주-체코전에서 체코가 4점 이상을 실점하면서 호주를 이기는 방법이다. 우리가 7시부터 열리는 중국전에서 승리한다고 가정했을 때, 세 팀이 2승2패로 묶여 해당 팀들 사이에서의 실점을 따지는데 이 경우 우리가 2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호주가 이기기라도 하면 한국은 그냥 탈락이다. 별 의미가 없어진 중국전은 이 황금세대가 함께 하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자신들의 능력도 다 발휘하지 못하고 분위기에 휩쓸려나갔다. 조금만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조금 더 좋은 경기력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것 같은데 야속하게도 그 기회가 자신들의 손이 아닌 타 팀의 손에 달렸다. 극적인 8강 진출로 마지막 기회를 얻을 것인가. 오후 12시부터 벌어지는 체코와 호주와 경기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