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WBC 승부치기…희생번트 줄어든다
토토군
0
60
0
2023.03.08
기사내용 요약
[오사카=뉴시스] 김선웅 기자 = 6일 일본 교세라 돔 오사카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 WBC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 이정후가 몸을 풀고 있다. 2023.03.06. [email protected]승부치기 10회 무사 2루로…타순, 9회서 이어져
번트 전략 고집할 이유 줄어…2루 빠른 주자 必
번트 전략 고집할 이유 줄어…2루 빠른 주자 必
[서울=뉴시스]이명동 기자 = 한국 대표팀은 9일 호주전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일정을 시작한다. 이번 대회부터 승부치기 규정이 바뀌면서 연장이닝 타순과 2루 주자의 주력이 연장 승부처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이번 5회 WBC는 연장 10회부터 바로 승부치기에 돌입한다. WBC에서 승부치기가 10회부터 시작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대회에서는 연장 11회에 승부치기를 시작했다. 아울러 바뀐 승부치기는 10회 무사 2루 상황으로 시작한다. 지난 대회까지는 무사 1, 2루로 승부치기를 이어갔다.
새로운 승부치기 규정은 승부처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대회까지 적용한 무사 1, 2루 방식에서는 선두 타자가 희생 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들고 득점을 노리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일단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 둘을 놓고 경기해야 한 번의 기회로도 큰 득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1사로 시작하는 대신 안타 하나로도 2득점이 가능해진다. 일반적으로 2루, 3루 주자는 안타 하나로도 홈까지 밟을 수 있다. 그래서 주자가 2루나 3루에 있는 상태를 '스코어링 포지션'이라고 부른다. 또 3루로 주자를 보내면 희생 플라이나 땅볼로도 1득점을 올릴 수 있다.
[샌디에이고=AP/뉴시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오른쪽)이 27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경기 6회 초 수비하고 있다. 김하성은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고 샌디에이고는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2022.09.28.
그러나 이번에 승부치기 방식이 바뀌면서 번트로 일관하던 전략에도 수정이 생길 전망이다. 주자가 2루에 1명만 있는 만큼 여전히 번트를 대고 주자를 3루로 보내 희생타로 득점을 노릴 수는 있다. 하지만 이후 안타 한 방으로 2득점을 노릴 수는 없다.
대신에 주자가 1, 2루에 모두 있던 상황과 달리 타자는 병살을 의식하지 않고 타격에 임할 수 있다. 그 때문에 벤치에서도 다양한 작전을 시도할 수 있다. 무사 1, 2루 상황에 비해서 강공을 선택할 유인이 크다. 여전히 번트로 주자를 3루로 보내고 희생플라이나 땅볼 득점을 노릴 수도 있다.
승부치기 타순은 9회 종료 시점 타순에서 이어간다. 연장 공격이 하위 타선으로 시작한다면 번트 작전을 꺼내 안정적 1득점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상위 타순이라면 희생 번트를 꺼내지 않는 선택지도 가능하다.
[인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26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프로야구 SSG랜더스와 LG트윈스의 경기, 4회말 무사 주자 2루 상황, SSG 박성한 타석 때 2루 주자 최지훈이 도루를 하고 있다. 2022.07.26. [email protected]아울러 2루 주자의 빠른 발이 승부치기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힐 전망이다. 기회가 많이 오지 않는 만큼 안타 한 방으로도 주자가 홈을 확실하게 밟아줄 수 있어야 한다.
최지만(32·피츠버그 파이리츠)이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게 되자 이강철 WBC 한국 대표팀 감독이 최지훈(26·SSG 랜더스)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지훈은 지난해 베이스 31개를 훔치면서 리그 도루 순위 3위에 올랐다.
한편 후공 승부치기가 갖는 장점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후공 팀은 먼저 수비에서 몇 실점을 하는지에 따라 이후 이어질 공격에서 어떤 전략을 취할지 선택할 수 있다. 수비와 실점 내용에 따라 적합한 전략으로 대응할 수 있는 셈이다.
쉽게 말해 초 수비에서 실점하지 않았다면 한 점만 내기 위해 희생 번트로 1사 3루를 만들고 희생타를 치는 식으로 경기를 잡을 수 있다. 반대로 초 수비에서 2실점 이상을 내줬다면 바로 희생타 대신 강공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선공으로 시작하는 원정팀은 대량 득점 압박을 받는다. 말 수비에서 1실점 안으로 막을 자신이 없다면 1득점 전략을 선택하기는 부담스럽다. 승리하려면 공격 때 가능한 많은 득점을 뽑는 전략을 선택할 유인이 크다. 전략적 선택지가 좁아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