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숙적' 일본이다, 대표팀이 호주에 올인하는 진짜 이유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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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9
▲ 한국 야구대표팀 ⓒ WBC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 완전체가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한국은 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리는 호주와 B조 예선라운드 첫 경기를 시작으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돌입한다. 10일 일본, 12일 체코, 13일 중국전까지 4경기를 치러 8강전 진출을 가린다. B조 1위가 되면 A조 2위와, B조 2위가 되면 A조 1위와 8강전에서 맞붙는다.
대표팀을 이끄는 이강철 감독을 비롯해 한국 선수들은 모두 첫 경기 호주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7일 평가전 후 기자회견에서 "이틀간 투수 중에 고영표만 기용 안 했다. 일본전 의식한 건가"라는 질문에 "일단 일본전이 아니라 호주전에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오타니를 막지 않으면 일본전을 이길 수 없는데 대책을 마련했냐"는 말에도 "그 선수를 평가할 입장이 아니다. 우리는 호주전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장 김현수는 8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한 경기다. 지고 이기고 동기부여보다는 어느 팀이든 가장 좋은 선수들이 나오는 게 첫 경기라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양현종도 "양현종은 "현수 형 말대로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첫 경기 중요한 분위기로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 첫 경기가 가장 부담스럽기도 하고 잘해야 한다. 꼭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대회 직전이라서가 아니라 원래 그랬다. 애리조나 사전훈련 때도 한국 선수단은 호주전을 강조했다. 이정후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가까운 목표는 호주전만 생각하고 있다. 대회 첫 경기고 바로 일본전이 있기 때문에 호주전을 이긴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훈련을 찾은 일본 기자가 "왜 한국 감독이나 선수들은 일본을 언급하지 않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한국 선수단이 모두 일본전 언급을 피하고 호주전 필승 각오를 전하자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7일 "호주전 집중이 한국의 본심일까"라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일본 대표팀 관계자는 위 매체에 "일본 대표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겉으로는 그렇더라도 한국의 일본전에 대한 집념은 매번 특별하다. 다른 나라라면 몰라도 일본에만은 지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전 올인의 진짜 이유는 결국 일본전 때문이다. 양현종 말대로 첫 경기를 이겨야 좋은 분위기로 일본을 상대할 수 있다. 만약 KBO리그보다 낮은 레벨로 평가받는 ABL 선수들로 구성된 호주에 패한다면 '최강 전력'을 자부하는 일본과 맞붙는 한국 선수단의 분위기는 더욱 굳을 수밖에 없다. 단기전에서 최악의 조건이다.
이 감독 역시 8일 기자회견에서 "한 번은 말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우리도 말은 안 해도 한일전 생각하고 있다. 중요한 건 첫 경기 이겨야 한일전을 조금 더 편하게 들어갈 수 있다. 다음 날 하루 더 휴식을 취할 수 있어 한일전에 올인할 수 있다. 호주전에 투수를 세이브를 하고 일본전에 총력을 다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호주전을 이겨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과 일본은 역대 WBC에서 4승4패를 기록 중이다. 리그의 레벨 차이를 떠나 최고의 집중력, 단결력을 끌어올려 맞붙어야 하는 상대다. 일본 역시 이번 대회 예선에서 한국을 가장 껄끄러운 팀으로 꼽고 있다. 호주를 무난하게 이겨야 좋은 분위기와 최상의 전력으로 일본을 상대하게 된다. 한국 대표팀이 호주전 집중을 외치는 가장 큰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