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양키스, 왜 저지를 1번으로 쓰는 거야?"… A-ROD 분노 그 후, 대반전 있나?
토토군
0
37
0
2022.10.17
▲ 저조한 성적과 함께 가을야구 탈락 위기에 몰린 애런 저지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정규시즌 62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아메리칸리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쓴 애런 저지(30‧뉴욕 양키스)는 포스트시즌 들어 이렇다 할 활약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정규시즌 괴물 같은 활약을 보였던 그 에너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저지는 클리블랜드와 디비전시리즈 3경기에서 타율이 0.083까지 처져 있다. 12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렇다고 볼넷을 많이 고른 것도 아니었다. 출루율 또한 0.154에 머물러 있다. 1개의 안타가 홈런이기는 했지만, 무려 8개의 삼진을 당하면서 양키스의 해결사 몫을 전혀 못해주고 있는 건 사실이다. 언젠가는 터지겠지만 지금 양키스는 말 그대로 한 판만 지면 가을이 끝나는 처지(디비전시리즈 1승2패)다.
시즌 막판 홈런을 맞지 않으려는 투수들의 집중 견제 탓에 저지의 스트라이크존이 크게 흔들렸다는 분석도 있고, 결국 이 악순환이 무너진 선구안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그런데 다른 관점에서 저지의 부진을 분석한 이도 있다. 저지 이전 양키스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였던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그 주인공이다. 약물 전과 탓에 빛이 바랬지만, 그래도 로드리게스는 양키스에서만 351홈런, 통산 696홈런을 친 당대의 스타 플레이다.
현재 FOX스포츠에서 포스트시즌 중계 해설을 하고 있는 로드리게스는 15일(한국시간) 열린 2차전 도중 양키스 벤치와 프런트를 향해 작심한 듯 독설을 내뱉었다. 저지의 타순이 잘못됐다는 논리다. 로드리게스는 저지를 1번에 투입하는 것이 패착이 되고 있다면서 양키스의 결정을 '멍청한 짓'으로 정의해 현지 팬들의 큰 논란을 샀다.
로드리게스는 중계 도중 "이건 술책에 불과하다. 당신 최고의 선수이자 타자를 1번에 둬서는 안 된다. 베이브 루스도 안 그랬고, 배리 본즈도 안 그랬다. 프랭크 토마스도 안 그랬고, 이 사람(중계를 함께 하는 데이비드 오티스를 지칭)도 안 그랬다"면서 저지는 체스판의 퀸과 같은 존재라고 자신의 논리를 이어 갔다. 가장 중요한 퀸을 앞뒤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로드리게스는 "저지 앞에 최고의 타자 둘을 놓고, 그 뒤에 또 최고의 타자 둘을 놔야 한다. 그런데 양키스는 지금 저지 앞에 최악의 타자(8~9번)를 놓고 있다. 이는 큰 압박이 된다"라면서 "나는 앞에서 데릭 지터와 쟈니 데이먼, 혹은 마크 테세이라가 있어 매 경기 12~14개 정도의 공을 보고 들어갔다. 이 선수(저지)를 리드오프에 놓는 건 실수다. 누군가 이를 즉시 바꿔야 한다"고 자신의 논리를 굽히지 않았다.
전국을 통해 흘러나간 로드리게스의 분통에 현지에서도 갑론을박이 일어났다. 로드리게스의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현대 야구에서는 최고 타자를 1~2번에 배치하는 게 타석 기회 측면에서 더 낫다는 의견도 있다. 공교롭게도 양키스는 3차전에 저지의 타순을 2번으로 내렸다.
저지는 올해 대다수 경기(112경기)에서 선발 2번으로 나섰지만, 1번 타순(34경기)에도 제법 많이 들어왔다. 특히 홈런 기록이 걸린 시즌 막판에는 한 타석이라도 더 주기 위해 1번에 들어간 경향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1번 타순에서 타율 0.366, OPS(출루율+장타율) 1.221의 대활약을 펼친 기록이 있다. 이를 보면 양키스의 기용에는 이유가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양키스는 16일 열린 3차전에 저지를 2번으로 내리고, 글레이버 토레스를 1번으로 올리는 타순 변화를 줬다. 일단 저지는 3차전에서 홈런 하나를 치며 기분 전환을 했다. 양키스가 기사회생할지, 그 중심에 저지의 대포가 있을지는 17일 열릴 4차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