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러다 2군 돌아가겠다"…아찔했던 실책 직후, 홈런 날려버렸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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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2
▲ LG 트윈스 손호영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너무 아찔했어요."
손호영(28, LG 트윈스)이 조금은 멋쩍은 수훈 선수가 됐다. 손호영은 2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 9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10-4 승리를 이끌었다.
손호영은 이날 타석에서 감이 좋았다. 0-0으로 맞선 2회말 1사 1, 2루 기회에서 좌전 적시타를 날리며 1-0 선취점을 뽑았다. 4득점 빅이닝으로 연결하는 발판이 된 적시타였다.
그런데 수비 과정에서 아찔한 실책을 저질렀다. 5회초 2사 1루 마이크 터크먼 타석이었다. 선발투수 이민호가 터크먼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5이닝 무실점 투구를 이어 가나 했는데, 손호영이 포구 실책을 저질러 2사 1, 2루로 상황이 바뀌었다. 이민호가 곧바로 김태연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4-1로 쫓기기도 했다.
손호영은 실책 상황을 되돌아보며 "너무 아찔했다. 실점으로 이어지기도 했고, 재작년에 내 실책 하나로 6점차로 앞서다 뒤집혔던 경기가 생각났다. 야 이러다 (2군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자책의 시간을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손호영은 5회말 2사 1, 2루 기회에서 좌월 3점 홈런을 날리며 7-1로 거리를 벌렸다. 한화 2번째 투수 손호영의 초구 슬라이더를 제대로 걷어 올렸다. 10-4 승리의 발판이 된 결정적 한 방이었다.
담장 너머로 날아간 타구를 확인한 손호영은 그제야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 그는 "1점이라도 뽑아야 (이)민호한테 덜 미안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외야수들이 수비를 앞으로 나와서 하길래 가볍게 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앞선 실책이 잊힌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도 민호가 기분이 나쁠 수 있으니까 미안하다고 하긴 했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손호영은 부상으로 이탈한 2루수 서건창의 빈자리를 최근 잘 채워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래 포지션은 유격수지만, 2루수로 나서는 지금이 수비할 때 조금 더 편하다. 그는 "2루수로 뛰다 보니까 유격수와 3루수보다는 편한 것 같다. 던지는 부담이 없고, 잡기만 하면 되니까"라고 설명했다.
매일 선발로 출전하는 요즘 하루하루가 "꿈 같다"고 표현했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계속해서 살려 나가는 게 남은 시즌 목표다.
손호영은 "백업으로 시즌을 맞이하다 보니까 한 타석, 한 타석이 정말 소중했다. 점수차가 몇 점이 나든 나는 내 타석에서 결과를 내야 하니까 늘 집중력 있게 했던 것 같다. 선발로 계속 출전하는 상황을 상황 꿈꿨다. 오늘(21일)처럼 실책을 하면 가슴이 철렁한다. 내가 못하면 뒤에 나올 선수가 또 있으니까"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