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억 돈방석+ML 2선발+美 대표' KBO 역수출 신화…"엄청난 신분 상승"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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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2
▲ SK 와이번스 시절 메릴 켈리 ⓒ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2015, 2016년, 심지어 2017년의 나에게 누군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미국 대표로 뛸 것이라 생각하냐고 물었다면, 그 사람에게 '너 미쳤어'라고 했겠죠."
6년 전에는 미친 이야기였을지 몰라도, 6년 뒤에는 현실이 됐다. KBO 외국인 투수 역수출 신화를 쓴 메릴 켈리(35,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이야기다. 켈리는 2023년 WBC 미국 대표로 선발되는 영광을 안고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22일(한국시간) '켈리는 엄청난 신분 상승을 이뤘다. 애리조나 선발 로테이션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길 희망하던 투수에서 이제는 팀의 2선발로 자리를 잡았고, 이제는 WBC에서 미국을 대표한다'고 소개했다.
켈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김광현(35, SSG)과 강력한 원투펀치를 구축했다. 4시즌 동안 119경기, 48승32패, 729⅔이닝, 평균자책점 3.86으로 활약했다. 한국에서 성공을 발판 삼아 2019년부터는 애리조나와 계약해 빅리그 무대에서 뛰고 있다.
애리조나는 마운드에서 늘 꾸준하면서 내구성도 좋은 켈리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켈리는 지난해까지 빅리그 4시즌 통산 97경기에서 36승35패, 573이닝, 평균자책점 3.96이다. 지난 시즌은 33경기, 200⅓이닝으로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공동 1위 기록을 세우며 당당히 USA가 새겨진 유니폼을 품었다.
켈리는 "내가 한국에서 처음 뛴 건 2015년이니까 8년 전이다. 아주 오래된 일 같다. 2015, 2016년, 심지어 2017년의 나에게 누군가 WBC에서 미국 대표로 뛸 것이라 생각하냐 물었다면, 그 사람에게 '미쳤다'고 했을 것이다. 진짜 우여곡절이 많았고, 실제로 지금 35살이 돼서야 빅리그 5년차가 됐다. 미국을 대표해 뛰는 것은, 우리가 늘 특별하단 말을 쓰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정말 특별하다"고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높이 치솟은 몸값은 켈리의 성공을 대변한다. 켈리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 동안 3300만 달러(약 430억원)를 보장받았다. 2019년 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와 2년 550만 달러에 계약했고,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면서 2021년 425만 달러, 2022년 525만 달러 구단 옵션이 모두 실행됐다.
애리조나는 구단 옵션 실행에 그치지 않고 2022년 시즌에 앞서 2년 연장 계약서까지 제시했다. 2024년까지 1800만 달러가 보장됐다. 사이닝 보너스는 100만 달러고, 2023년과 2024년 연봉은 800만 달러다. 2025년 구단 옵션 700만 달러가 있고, 구단이 옵션 실행을 거부하면 켈리는 바이아웃으로 100만 달러를 받는다.
마이크 헤이즈 애리조나 단장은 "켈리는 메이저리그에서 경험을 쌓을수록 더 좋아지는 것 같다. 그는 늘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그는 클럽하우스 리더의 표본이기도 하다"고 칭찬했다.
켈리는 다음 달 8일부터 미국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미국 대표팀 마크 데로사 감독, 앤디 페티트 투수코치와는 이미 대화를 나눴다. 그전까지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든다. 23일에는 키움 히어로즈와 시뮬레이션 경기에 등판해 1이닝을 던질 예정이다.
켈리는 "점점 더 생각할수록 WBC 대회가 다가오는 것 같다. 지난 대회 하이라이트들을 다 봐서 얼마나 극적이었는지 잘 알고 있다.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