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서 왔다고 얕보지마”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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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7
[프로축구 개막 D-8]
K리그 광주FC 이정효 감독, 1부 리그 도전장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FC는 25일 개막하는 프로축구 1부 리그에서 돌풍을 꿈꾼다. 광주는 2부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1부로 승격했다. 사진은 이 감독이 지난해 10월 충남아산 FC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모습. /프로축구연맹
“부임하고 광주에 왔을 때 ‘우승해서 1부 리그로 승격한다’고 했더니 주변 사람들은 물론 선수들도 웃더군요.”
프로축구 1부 리그 개막(25일)을 준비하는 광주 FC 이정효(48) 감독은 최근 통화에서 담담하게 2022년을 회상했다. 제주 유나이티드 코치였던 그는 2021시즌을 마치고 1부에서 2부 리그로 강등된 광주 사령탑에 올랐다.
그는 “와서 보니 전임 감독 경질 등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다들 승격을 생각하기보다, 앞으로 2부에서 어떻게 할지 걱정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1부 꼴찌로 2부에 떨어진 광주는 작년 개막을 앞두고 열렸던 K리그2 미디어데이에서도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다들 얕보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상한 이 감독은 “더러운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반스포츠적인 축구가 아니라 악착같은 축구로 인정받겠다는 의미였다.
이 감독은 부임 후 ‘수비가 안정돼야 공격도 가능하다’는 믿음으로 선수들을 지도했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고, 1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메시지도 주입했다.
광주는 개막전에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승승장구했다. K리그 2 역대 최다 승점(86·25승11무4패)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이 감독은 “작년 9월 김포FC전에서 0-1로 끌려가다 후반 추가 시간에 2골을 넣어 극적인 승리를 따냈을 때 우승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광주는 9월 21일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하며 1부 리그 승격 티켓을 따냈다. 이 감독은 시즌 종료 후 K리그2 감독상을 받았다.
이 감독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 아니다. 1998년 부산 대우 로얄즈(현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해 수비수로 뛰다 2008년 같은 팀에서 은퇴했다. 이 감독은 “특징이 없는, 열심히만 하는 선수였다”며 자신의 선수 시절을 평가했다. 부산에서 만났던 이안 포터필드(스코틀랜드), 안드레 에글리(스위스) 감독을 통해 선수들에게 시간을 많이 쓰고, 애정을 쏟아야 한다고 배운 것은 지도자로 성공하는 자양분이 됐다.
이 감독은 은퇴 후 모교 아주대 코치·감독을 거쳐 전남, 광주, 성남FC, 제주 유나이티드 등에서 코치를 하다 광주에서 프로 감독으로 데뷔했다. 그는 “선수단 미팅을 1주일에 다섯 번쯤 한다. 미흡한 부분은 매일매일 얘기해 수정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팅은 20분을 넘기지 않는다. 이 감독은 “10~15분 만에 핵심을 전달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한다”고 했다.
이 감독은 코칭 스태프와 역할을 분담한다. 세트피스 훈련은 수석 코치에게 일임하고, 선수 컨디션 관리는 트레이너에게 맡긴다. 그는 “코치 생활을 오래 하면서 전문가에게 각자의 영역을 맡기고, 감독은 총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전문가들이 노력하도록 만드는 게 감독의 몫”이라고 했다.
광주는 17일 제주 전지훈련을 마치고 복귀했다. 이 감독은 “훈련 점수는 100점 만점에 51점이다. 선수들이 전술적인 이해도를 더 끌어올렸으면 하고, 수비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 선수들이 노력을 멈추지 않아 50점에서 후하게 1점을 더 쳐줬다”며 웃었다. 이 감독은 “우리 팀엔 특출한 선수는 없다. 실력이 비슷하다면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 위주로 팀을 꾸리겠다”고 말했다.
시즌 목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감독은 “최근 우리끼리 순위 목표를 공유했다. 선수들에게 ‘무서울 게 없다. 용기 있게 도전적으로, 공격적으로 하자’고 주문했다”면서 “선수들이 작년에 성과를 내봐서 그런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광주 팬들은 이 감독이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1위를 차지한 레스터 시티의 ‘반란’을 마음에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전 시즌 14위에 머물다 1년 만에 우승까지 수직 상승한 레스터 시티처럼 이 감독과 광주도 더 높은 곳을 꿈꾼다. 광주는 개막일인 25일 수원 삼성과 치르는 원정 경기로 2023시즌을 출발한다.
K리그 광주FC 이정효 감독, 1부 리그 도전장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FC는 25일 개막하는 프로축구 1부 리그에서 돌풍을 꿈꾼다. 광주는 2부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1부로 승격했다. 사진은 이 감독이 지난해 10월 충남아산 FC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모습. /프로축구연맹
“부임하고 광주에 왔을 때 ‘우승해서 1부 리그로 승격한다’고 했더니 주변 사람들은 물론 선수들도 웃더군요.”
프로축구 1부 리그 개막(25일)을 준비하는 광주 FC 이정효(48) 감독은 최근 통화에서 담담하게 2022년을 회상했다. 제주 유나이티드 코치였던 그는 2021시즌을 마치고 1부에서 2부 리그로 강등된 광주 사령탑에 올랐다.
그는 “와서 보니 전임 감독 경질 등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다들 승격을 생각하기보다, 앞으로 2부에서 어떻게 할지 걱정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1부 꼴찌로 2부에 떨어진 광주는 작년 개막을 앞두고 열렸던 K리그2 미디어데이에서도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다들 얕보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상한 이 감독은 “더러운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반스포츠적인 축구가 아니라 악착같은 축구로 인정받겠다는 의미였다.
이 감독은 부임 후 ‘수비가 안정돼야 공격도 가능하다’는 믿음으로 선수들을 지도했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고, 1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메시지도 주입했다.
광주는 개막전에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승승장구했다. K리그 2 역대 최다 승점(86·25승11무4패)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이 감독은 “작년 9월 김포FC전에서 0-1로 끌려가다 후반 추가 시간에 2골을 넣어 극적인 승리를 따냈을 때 우승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광주는 9월 21일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하며 1부 리그 승격 티켓을 따냈다. 이 감독은 시즌 종료 후 K리그2 감독상을 받았다.
이 감독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 아니다. 1998년 부산 대우 로얄즈(현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해 수비수로 뛰다 2008년 같은 팀에서 은퇴했다. 이 감독은 “특징이 없는, 열심히만 하는 선수였다”며 자신의 선수 시절을 평가했다. 부산에서 만났던 이안 포터필드(스코틀랜드), 안드레 에글리(스위스) 감독을 통해 선수들에게 시간을 많이 쓰고, 애정을 쏟아야 한다고 배운 것은 지도자로 성공하는 자양분이 됐다.
이 감독은 은퇴 후 모교 아주대 코치·감독을 거쳐 전남, 광주, 성남FC, 제주 유나이티드 등에서 코치를 하다 광주에서 프로 감독으로 데뷔했다. 그는 “선수단 미팅을 1주일에 다섯 번쯤 한다. 미흡한 부분은 매일매일 얘기해 수정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팅은 20분을 넘기지 않는다. 이 감독은 “10~15분 만에 핵심을 전달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한다”고 했다.
이 감독은 코칭 스태프와 역할을 분담한다. 세트피스 훈련은 수석 코치에게 일임하고, 선수 컨디션 관리는 트레이너에게 맡긴다. 그는 “코치 생활을 오래 하면서 전문가에게 각자의 영역을 맡기고, 감독은 총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전문가들이 노력하도록 만드는 게 감독의 몫”이라고 했다.
광주는 17일 제주 전지훈련을 마치고 복귀했다. 이 감독은 “훈련 점수는 100점 만점에 51점이다. 선수들이 전술적인 이해도를 더 끌어올렸으면 하고, 수비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 선수들이 노력을 멈추지 않아 50점에서 후하게 1점을 더 쳐줬다”며 웃었다. 이 감독은 “우리 팀엔 특출한 선수는 없다. 실력이 비슷하다면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 위주로 팀을 꾸리겠다”고 말했다.
시즌 목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감독은 “최근 우리끼리 순위 목표를 공유했다. 선수들에게 ‘무서울 게 없다. 용기 있게 도전적으로, 공격적으로 하자’고 주문했다”면서 “선수들이 작년에 성과를 내봐서 그런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광주 팬들은 이 감독이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1위를 차지한 레스터 시티의 ‘반란’을 마음에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전 시즌 14위에 머물다 1년 만에 우승까지 수직 상승한 레스터 시티처럼 이 감독과 광주도 더 높은 곳을 꿈꾼다. 광주는 개막일인 25일 수원 삼성과 치르는 원정 경기로 2023시즌을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