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빠진 한국은 '제로 수모'… 韓日 마운드 격차, 벌어질까 좁혀질까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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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2
▲ WBC 출전이 불발된 안우진은 미국의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젊은 투수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국 지도자들이 일본 대표팀을 볼 때 항상 부러워하는 건 투수력이다. 제구가 잡힌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 항상 많다는 것이다. 실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투수들도, 성공한 투수들도 한국보다는 일본이 더 많다.
야수 쪽은 일본도 고민이 많기는 마찬가지지만, 일본이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우승후보 중 하나로 뽑히는 건 막강한 투수력에서 기인한다. 미국이나 도미니카공화국이 제대로 된 선발진을 꾸리지 못한 것과 달리 일본은 메이저리거 혹은 메이저리그급 선발투수가 네 명이나 있다는 평가다. 다르빗슈 유, 오타니 쇼헤이에 일본 무대 최고 투수인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사사키 로키까지 버틴다.
일본 마운드가 한국보다 좋은 건 매번 그랬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항상 화두는 '한국이 그 격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로 모아졌다. 그러나 최근 흐름에서는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이 류현진-김광현-양현종 시대 이후 상당 시간 마운드 세대교체에 고전한 사이, 일본은 꾸준히 메이저리거급 투수들이 나오고 있다는 논리다.
실제 미 야구전문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1일(한국시간) 발표한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유망주 랭킹에서 일본 투수들이 1~2위를 싹쓸이했다. 사사키가 1위, 야마모토가 2위였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이들의 성과를 들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갖췄으며 특히 메이저리그 도전 시점이 사사키보다 더 빠른 야마모토는 많은 팀들의 관심을 모을 것이라 예상하기도 했다.
일본이 자랑하는 거포 자원인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3위에 올라 일본 선수들이 최상위권을 독식한 가운데 한국도 세 명의 선수가 'TOP 10'에 이름을 올리며 체면치레는 했다. 이정후가 4위, 강백호가 7위, 김혜성이 9위였다. 그러나 투수는 하나도 없었다.
아마도 안우진이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면 'TOP 10' 진입은 확실시됐겠지만, 학교폭력 이슈가 여전히 따라다니는 안우진은 대회에 나가지 못한다. 돌려 말하면, 안우진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 중에서는 미국의 특급 평가를 받는 선수가 많지 않다는 의미가 된다. 일본과 한국의 마운드 격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가 될 수도 있다.
다만 한국도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젊은 투수들이 최근 3~4년 내 꾸준히 공급되며 기대가 걸리고 있다. 이번 대표팀도 베테랑과 어린 선수들이 비교적 잘 섞은 이상적인 조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선수들이 WBC를 통해 더 성장하고, 한국 마운드의 세대교체가 늦지 않게 잘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 대회 결과와 별개로 큰 성과를 얻는다고 할 수 있다. 안우진 논란과 별개로 리그의 세대교체는 어느 한 선수로 완성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