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석 같은 좌석… 월드컵 위해 지하철 뚫었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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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8
[월드컵 D-3] 카타르 호화 지하철… 이영빈 기자 르포
1인 1의자… 휴대폰 충전도 가능합니다 - 15일 카타르 도하에서 시민들이 도하 메트로 VIP칸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좌석이 넓고 부드러운 재질로 되어 있고, 손잡이에는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USB 포트도 있다. 충전 카드와 1회 이용권은 110리얄(약 3만9500원)이다. 평범한 지하철 칸인‘스탠더드’이용권은 12리얄(약 4300원)이다. /도하=장련성 기자
카타르는 92년 월드컵 역사에서 가장 면적이 작은 개최국이다. 경기도(1만184㎢)와 비슷한 1만1571㎢로, 직전 개최국인 러시아(약 1710만㎢)의 1477분의 1 정도다. 이렇다 보니 카타르의 월드컵 경기장 여덟 곳은 전부 반경 55㎞ 내에 있다. 비행기를 타고 무박 2일로 옮겨 다녀야 했던 지난 대회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축구 팬들이 마음먹고 발품 팔면 하루에 3경기를 모두 볼 수 있다.
카타르는 이런 이점을 살리기 위해 월드컵만을 위한 지하철을 준공했다. 3개 선 37개 역으로, 대부분 경기장이 역에서 내려서 7~8분 걸으면 나온다. 구장과 구장 사이도 짧으면 7분, 길어도 1시간이면 갈 수 있다. 월드컵을 보러 온 팬들에게 전면 무료로 제공한다. 직접 찾아본 카타르 지하철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국이 치르는 ‘초호화 월드컵’답게 남다르게 번쩍였다.
◇월드컵용 지하철
지난 15일 찾은 카타르의 도하 메트로역 중 하나인 므쉬렙(Mshireb)역으로 내려가자 동굴처럼 생긴 터널이 나왔다. 약 500m 길이 동굴을 걸어 들어가면 시야가 탁 트이는 넓은 지하 광장이 펼쳐진다. 반투명 바닥과 천장은 서로 비추며 반짝거리고, 두툼한 기둥들이 곳곳에 웅장하게 서 있다. 전통 사원의 양식을 본떠 모든 기물이 황토색, 회색, 검은색 세 가지 색상으로 이뤄졌다. 중동 문화권 특유의 무늬인 ‘아라베스크’(식물 덩굴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모양)도 여러 벽면에 자리 잡았다.
개찰구 밖으로 나서면 줄 서 있는 가게들이 보인다. 편의점과 카페부터 시작해 패션숍, 약국, 여행사 등이 늘어서 있다. 식당도 팬케이크, 초밥 등 다채로운 것들이 입점해 있다. 지하철역에 쇼핑몰이 딸린 건지, 아니면 쇼핑몰에 지하철역이 따라붙은 건지 모를 정도로 규모가 컸다.
◇지하철에도 VIP석이?
도하 메트로 열차는 기본적으로 3량인데, 칸마다 비용과 구조, 탑승 자격이 다르다. 가운데 칸은 스탠다드(standard). 충전 카드와 함께 1회 이용권을 12리얄(약 4300원)에 구매해서 타면 된다. 남성 외국인 노동자가 주로 이용하는 이 칸은 한국 지하철과 똑같이 양 벽면에 좌석이 있다. 끝 칸은 패밀리(family). 가격은 스탠다드와 똑같지만, 여성 혼자나 가족 단위로만 탈 수 있고, 2명씩 앉을 수 있는 좌석 3쌍이 한국 KTX처럼 앞을 보고 있다.
맨 앞이 VIP 칸이다. 모양은 한국 지하철이지만, 내부 공간은 KTX나 비행기 좌석을 떠올리게 한다. 좌석 시트는 비행기처럼 부들부들한 촉감에,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는 USB 코드가 좌석 손잡이마다 있었다. 전반적으로 따뜻한 살구색에 전통 문양으로 화려하게 꾸몄다. 거금인 110리얄(약 3만9500원)에 충전 카드+1회 이용권을 살 수 있다. 이 카드는 매표소가 아닌 근처 한편에 마련된 ‘골드 클럽’(gold club) 사무실에서만 판매한다.
◇제 기능 할지 따라붙는 의심
규모는 초호화지만, 외신들은 월드컵에서 이 지하철이 본연의 역할인 수송 기능을 제대로 해낼지 의문을 품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새로 개장한 카타르의 월드컵 경기장 중 한 곳에서 경기가 끝난 뒤 지하철역에 긴 줄이 생기는 걸 봤다”며 “그 많은 인원이 제대로 이용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일부 경기장은 역에서 내린 뒤 셔틀버스를 타고 15~20분 정도 이동해야 하는 등 불편이 따른다.
카타르 조직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대회 전이라 시범 운영 중인 것”이라며 “더 많은 사람이 몰리면 열차와 셔틀버스를 추가적으로 더 많이 운행할 것이라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1등석 같은 좌석… 월드컵 위해 지하철 뚫었다 1등석 같은 좌석… 월드컵 위해 지하철 뚫었다](https://cdnfor.me/data/images/4d/415669318dc631af8cf94869e7772e.jpg)
카타르는 92년 월드컵 역사에서 가장 면적이 작은 개최국이다. 경기도(1만184㎢)와 비슷한 1만1571㎢로, 직전 개최국인 러시아(약 1710만㎢)의 1477분의 1 정도다. 이렇다 보니 카타르의 월드컵 경기장 여덟 곳은 전부 반경 55㎞ 내에 있다. 비행기를 타고 무박 2일로 옮겨 다녀야 했던 지난 대회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축구 팬들이 마음먹고 발품 팔면 하루에 3경기를 모두 볼 수 있다.
카타르는 이런 이점을 살리기 위해 월드컵만을 위한 지하철을 준공했다. 3개 선 37개 역으로, 대부분 경기장이 역에서 내려서 7~8분 걸으면 나온다. 구장과 구장 사이도 짧으면 7분, 길어도 1시간이면 갈 수 있다. 월드컵을 보러 온 팬들에게 전면 무료로 제공한다. 직접 찾아본 카타르 지하철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국이 치르는 ‘초호화 월드컵’답게 남다르게 번쩍였다.
◇월드컵용 지하철
지난 15일 찾은 카타르의 도하 메트로역 중 하나인 므쉬렙(Mshireb)역으로 내려가자 동굴처럼 생긴 터널이 나왔다. 약 500m 길이 동굴을 걸어 들어가면 시야가 탁 트이는 넓은 지하 광장이 펼쳐진다. 반투명 바닥과 천장은 서로 비추며 반짝거리고, 두툼한 기둥들이 곳곳에 웅장하게 서 있다. 전통 사원의 양식을 본떠 모든 기물이 황토색, 회색, 검은색 세 가지 색상으로 이뤄졌다. 중동 문화권 특유의 무늬인 ‘아라베스크’(식물 덩굴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모양)도 여러 벽면에 자리 잡았다.
개찰구 밖으로 나서면 줄 서 있는 가게들이 보인다. 편의점과 카페부터 시작해 패션숍, 약국, 여행사 등이 늘어서 있다. 식당도 팬케이크, 초밥 등 다채로운 것들이 입점해 있다. 지하철역에 쇼핑몰이 딸린 건지, 아니면 쇼핑몰에 지하철역이 따라붙은 건지 모를 정도로 규모가 컸다.
◇지하철에도 VIP석이?
도하 메트로 열차는 기본적으로 3량인데, 칸마다 비용과 구조, 탑승 자격이 다르다. 가운데 칸은 스탠다드(standard). 충전 카드와 함께 1회 이용권을 12리얄(약 4300원)에 구매해서 타면 된다. 남성 외국인 노동자가 주로 이용하는 이 칸은 한국 지하철과 똑같이 양 벽면에 좌석이 있다. 끝 칸은 패밀리(family). 가격은 스탠다드와 똑같지만, 여성 혼자나 가족 단위로만 탈 수 있고, 2명씩 앉을 수 있는 좌석 3쌍이 한국 KTX처럼 앞을 보고 있다.
맨 앞이 VIP 칸이다. 모양은 한국 지하철이지만, 내부 공간은 KTX나 비행기 좌석을 떠올리게 한다. 좌석 시트는 비행기처럼 부들부들한 촉감에,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는 USB 코드가 좌석 손잡이마다 있었다. 전반적으로 따뜻한 살구색에 전통 문양으로 화려하게 꾸몄다. 거금인 110리얄(약 3만9500원)에 충전 카드+1회 이용권을 살 수 있다. 이 카드는 매표소가 아닌 근처 한편에 마련된 ‘골드 클럽’(gold club) 사무실에서만 판매한다.
◇제 기능 할지 따라붙는 의심
규모는 초호화지만, 외신들은 월드컵에서 이 지하철이 본연의 역할인 수송 기능을 제대로 해낼지 의문을 품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새로 개장한 카타르의 월드컵 경기장 중 한 곳에서 경기가 끝난 뒤 지하철역에 긴 줄이 생기는 걸 봤다”며 “그 많은 인원이 제대로 이용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일부 경기장은 역에서 내린 뒤 셔틀버스를 타고 15~20분 정도 이동해야 하는 등 불편이 따른다.
카타르 조직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대회 전이라 시범 운영 중인 것”이라며 “더 많은 사람이 몰리면 열차와 셔틀버스를 추가적으로 더 많이 운행할 것이라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