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 아래 분전한 신지은-김인영 "꼭 용암에서 뛰는 것 같아"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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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6

(MHN스포츠 대구, 권수연 기자) "한일전이 져서 아쉬워요"
16일, 대구 수성못 상화동산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대구 비치발리볼 대회' 본선 16강전에서 일본과 스위스가 한국을 세트스코어 2-0으로 꺾었다.
14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해당 대회는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랭킹포인트가 부여된다. 경기는 3전 2선승제로 치러지며 3세트는 15점이다. 폭염과 바람에 큰 영향을 받는 종목 특성상 양 팀 점수의 합이 7의 배수(7, 14, 21, 28...)가 되면 코트 체인지를 한다.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으로는 신지은, 김인영, 박하예슬. 이호빈이 나섰다. 당초 엔트리에 포함됐던 백채림은 족저근막염으로 인해 이번 대회에 나오지 못했다.
대구는 33도, 폭염주의보가 내린 상황이었다. 관객석에 앉은 관객들이 대부분 더위를 피하기 위해 큼직한 양산 아래 몸을 숨기는 등의 모습이 보였다. 경기를 뛰는 선수들도 비키니 차림이지만 덥기는 매한가지였다. 오히려 뜨거운 모래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에 집중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았다.
대구여고 출신 신지은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비치발리볼 선수로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다. 프로팀이 없고 한국에서는 선수풀도 매우 좁은데다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종목이라 아직은 어려움이 많다. 현재는 김연 감독을 중심으로 창설된 경일대학교 비치발리볼부 소속으로 활약하고 있다.
폭염에 지쳐있는 한국 비치발리볼 대표팀 신지은(좌)-김인영ⓒMHN스포츠 이지숙 기자한국 비치발리볼 대표팀 신지은(좌)-김인영ⓒMHN스포츠 이지숙 기자한국 비치발리볼 대표팀 신지은(좌)-김인영ⓒ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신지은은 2019년부터 대구 비치발리볼 대회에 얼굴을 비췄지만 경기 직후 코로나19가 터져 대회가 3년간 중단됐다. 이번 대회는 한 팀을 이룬 김인영과 호흡을 맞춘 기간도 짧거니와, 국제대회가 오랜만인지라 감각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았다.
대학배구부 소속 김인영은 이번 대회가 첫 출전이자 마지막 출전이다. 백채림의 부상으로 긴급충원명단에 오른 김인영은 신지은과 약 한 달간의 짧은 호흡만을 맞추고 대회에 나서야했다.
"너무 덥죠, 어떻게 해요"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에게 다가온 두 선수는 아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아울러 "(김)인영이가 이번 대회 첫 출전인데 급하게 나오느라 호흡 맞추는 기간이 너무 짧았다"며 "날씨도 너무 더웠고 꼭 용암 위에서 뛰는 것 같았다"며 달아오른 얼굴을 수건으로 닦았다. 선수들의 몸에는 반짝이는 모래와 더불어 구슬땀이 송글송글 엉켜있었다. 경기 중 자꾸 몸에 붙는 모래알도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평소에는 따로 구비된 비치코트와 더불어 프로배구단 한국전력과 현대건설의 홈 구장인 수원 실내체육관에 조성된 연습장을 사용한다는 그는 "땡볕이 너무 강해서 공이 잘 보이지 않았다"며 폭염 속 경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두 명의 선수가 한 팀을 짠 비치발리볼 특성상 선수 한 명이 서브, 리시브, 블로킹, 토스를 모두 소화해야 하지만 무거운 모래가 발목을 잡아 수비도, 공격도 영 쉽지않다.
신지은은 "특히 한일전이라 이번 경기는 잘하고 싶었는데 뜻대로 안돼서 너무 아쉽다, 더운 날씨에 여기까지 와서 응원해주시는 관중들에게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라며 아쉬운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