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58인데 한국은 0… 수준이 다르다, 긴 호흡 가지고 따라갈까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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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3
![일본은 58인데 한국은 0… 수준이 다르다, 긴 호흡 가지고 따라갈까 일본은 58인데 한국은 0… 수준이 다르다, 긴 호흡 가지고 따라갈까](https://cdnfor.me/data/images/d8/ab114aef305d05b45ac126938e711a.jpg)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만 해도 일본 투수들의 공이 우리보다 '엄청 빠르다'는 느낌은 없었다. 물론 전체적인 투수들의 수준은 당시도, 지금도 위지만 구속에서 '다른 레벨'까지는 아니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는 선수들은 대다수 시속 140㎞대 중‧후반을 던졌고, 한국에도 그런 선수들은 있었다. 하지만 불과 10~15년 사이, 이 차이는 어마어마하게 벌어졌다.
이번 WBC에서 일본 투수들은 자신들의 수준 향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타격은 미국이나 도미니카공화국보다 조금 떨어지지만, 최정예 투수들을 소집하지 못한 미국‧도미니카공화국보다 마운드의 질이 좋다"는 평가를 그대로 증명했다. 단순히 메이저리그 투수들에 의존한 것도 아니었다. 최강이라고 평가받은 미국 타선을 결승전 7회까지 단 1실점으로 막은 건 모두 일본 국내파 투수들이었다.
"투수 전원이 최고 150㎞ 이상을 던질 수 있다"는 말도 허언은 아니었다. 결승전에서 이마나가 쇼타의 최고 구속은 94.3마일(약 151.8㎞), 도고 쇼세이는 93.5마일(약 150.5㎞), 다카하시 히로토는 97.5마일(약 156.9㎞), 이토 히로미는 94.1마일(약 151.4㎞), 오타 타이세이는 95.7마일(약 154㎞)이었다. 이들은 오히려 미국 투수들보다 더 빠른 공을 자랑했고, 더 많은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 나라 중 하나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칼럼니스트 마이크 페트리엘로의 집계에 따르면 일본 투수들은 100마일(약 161㎞) 이상의 공을 총 58번이나 던졌다. 물론 오타니와 사사키가 모든 비중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압도적이었다. 베네수엘라 투수들이 20구, 도미니카공화국은 13구에 불과했고 나라를 대표하는 특급 투수들이 대거 불참한 미국은 100마일 이상의 공이 단 하나도 없었다.
페트리엘로는 일본을 두고 "일본의 피칭은 넥스트 레벨이었다"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한국은 10년째 구속에서는 큰 변화가 없다. 일본의 구속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동안, 한국은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커맨드 또한 일본 투수들이 더 좋았다. 한국 투수들은 컨디션 난조든 어쨌든 전력으로 던지면 커맨드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 투수들의 구속이 늘어난 건 체계적인 기본기 운동과 육성 시스템이라는 일본의 전통적 내공에 트래킹시스템, 바이오메카닉스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것이 결정적인 원동력으로 뽑힌다. 첨단 장비들을 들여온 것은 물론, 그 장비들을 통해 도출되는 숫자를 잘 해석하고 이를 코칭 기법의 변화로 옮긴 지도자들의 힘이 없었다면 발전은 불가능했다.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 지도자들 또한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게 교류를 해본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일본이 나는 사이 한국은 걸었고, 이제는 후발주자들의 추격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우리보다 한참 야구를 못한다고 생각했던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 선수들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들이 제법 많다는 것을 확인한 이번 WBC다.
사실 이 차이는 금방 따라잡을 수 없다. 긴 호흡과 연속성을 가지고 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행히 우리도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는 젊은 선수들이 예전보다 더 많이 나오고 있다. 이들의 구위를 유지함과 동시에 얼마나 좋은 커맨드와 함께 갈 수 있느냐는 선수 및 지도자들의 숙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