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포스트 이대호? 이해하는데"…차세대 4번타자 위한 서튼의 부탁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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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3
![](https://cdnfor.me/data/images/eb/70b39f2d45e43f9e0191df45e18eb4.jpg)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왜 한동희를 포스트 이대호라 부르는지 이해한다. 하지만 한동희는 한동희다."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2023년 시즌을 맞이하면서 팬들에게 한 가지 부탁을 했다. 한동희(24)를 그저 한동희로 봐달라는 것. 롯데는 2001년부터 2022년까지 팀의 상징과도 같았던 이대호와 이별했다. 이대호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정든 유니폼을 내려놨다. 자연히 팬들은 차세대 4번타자는 누가 될지 궁금해했고, 그동안 가장 가능성을 보여준 한동희가 '포스트 이대호'로 성장하길 기대했다.
한동희 스스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한동희는 스프링캠프 도중 서튼 감독을 찾아와 "팀의 4번타자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올해는 한동희 개인적으로도 한 단계 도약하고 싶은 시즌이기도 했다.
서튼 감독은 그런 한동희에게도 '이대호'를 지우라고 당부했다. 그는 "한동희에게도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 다른 사람이 되지 말고 한동희의 최고 버전이 되라고. 이대호는 이대호고, 한동희는 한동희다. 물론 이대호는 훌륭한 선수고, 팬분들이 왜 한동희를 포스트 이대호라고 부르는지도 이해한다. 하지만 한동희는 자신의 최고 버전이 될 수 있는 선수라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사령탑은 한동희가 '제1의 한동희'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해줬다. 서튼 감독은 "한동희가 4번타자가 되고 싶다기에 '4번타자의 책임감을 알고 준비가 됐냐'고 물었다. 한동희가 '잘 알고 있고 그에 맞게 잘 준비하겠다'고 하더라"고 먼저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어 "자기 관리, 자기를 향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책임감은 단순히 숫자나 결과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4번타자의 무게감을 견딜 준비를 말한다. 매일 공격 파트에서 리더로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한동희는 사실 개막 시리즈 2경기에서는 4번타자에 걸맞은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2경기 통틀어 11타수 1안타에 그쳤다. 지난 1일 잠실에서 치른 두산 베어스와 개막전은 4번타자로 출전했으나 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팀도 연장 11회 10-12로 끝내기 패했다. 그래도 2일 경기에서는 6번 타순으로 자리를 옮겨 팀 승리를 이끄는 한 방을 날렸다. 2-0 승리를 이끄는 결승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리며 개막전 결과로 무거웠을 마음의 짐을 조금은 덜었다.
서튼 감독은 2일 승리 뒤 "한동희가 개막시리즈에서 첫 안타를 쳤는데, 중요한 순간 2타점을 올리면서 팀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한동희는 "팀의 2023년 첫 승에 기여해 기쁘다. 어제(1일) 개막전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오늘 경기 부담은 사실 없었다. 전준우, 정훈 선배님이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시즌은 길고 어제 경기는 한 경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셔서 타석에서 마음이 편했다"며 결승타로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고 밝혔다.
단 한 개의 안타였어도 팀 승리를 이끈 값진 안타였던 만큼 한동희는 계속해서 자신을 믿고 차세대 4번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 한동희는 "중심 타자로서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려 하는데, 결과로 이어지리라 믿고 항상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계속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안타를 늘려가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