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충격 증언 "사람 때리는 걸 봤다"…유혈 사태 벌어진 브라질-아르헨 경기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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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2
[포포투=김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경기에서 충격적인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22일 오전 9시 58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이스타지우 마라카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남미예선 6차전이 열렸다. 경기는 후반전에 터진 니콜라스 오타멘디의 헤더 결승골에 힘입어 아르헨티나의 1-0 승리로 끝났다.
지난 우루과이전에서 패배하며 잠시 흔들렸던 아르헨티나는 이번 경기에서 한 경기 만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승점 3점을 확보하며 남미 지역 조 1위를 유지,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우승국의 명예를 지켰다.
반면 승점을 획득하지 못한 브라질은 6위를 유지했다. 브라질은 지난 우루과이전과 콜롬비아전에 이어 A매치 3연패를 거뒀다. 베네수엘라전까지 포함해 4경기 무승이다.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에 이어 FIFA 랭킹 3위에 빛나는 브라질은 다시 한번 자신들의 이름에 먹을 칠했다. 브라질이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3연패를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선수들의 부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브라질은 최근 열린 월드컵 예선 동안 네이마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등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이번 경기에서도 브라질은 네이마르와 비니시우스의 공백을 다른 선수들로 메워야 했다. 기존 선수들의 부상으로 브라질이 기대하는 2006년생 유망주 엔드릭이 국가대표팀에 승선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기 전 벌어진 충격적인 유혈 사태]
당초 이번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9시 30분에 킥오프할 예정이었다. 선수들은 킥오프 시간에 맞춰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국가도 연주됐다. 경기 시작 휘슬만 울리면 되는 상황. 그러나 경기는 제 시간에 시작되지 못했다. 관중석에서 브라질 팬들과 아르헨티나 팬들이 충돌했기 때문이었다.
글로벌 매체 '골닷컴'은 아르헨티나 국가가 나오는 도중 브라질 팬들이 야유를 퍼부었기 때문에 팬들이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앙숙 관계로 유명한 사이다. 특히 두 국가 모두 축구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국가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더욱 격앙된 것으로 보인다.
양 팀 관중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물건을 던지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경찰이 동원됐지만 관중들의 분노는 쉽게 식지 않았다. 브라질 경찰은 아르헨티나 팬들을 향해 곤봉을 휘두르며 제압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아르헨티나 팬 한 명의 머리에 출혈이 발생해 들것에 실려 나갔다.
선수들도 사태가 번지는 걸 막기 위해 관중석 앞으로 달려갔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선수들 모두 팬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결국 경기는 연기됐고, 선수들은 경기가 재개될 수 있는 분위기가 될 때까지 기다리기 위해 터널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약 30분 정도가 지난 뒤 경기가 시작됐다. 9시 58분이었다.
[경기 내용]
경기 전부터 어수선해진 분위기는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이전부터 라이벌리가 치열한 두 팀이기는 하지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거친 파울로 서로를 견제했다. 전반 10분경 이미 수 차례의 파울이 나온 상태였다.
경기는 점점 거칠어졌다. 하피냐가 데 폴의 얼굴을 긁거나 맥 알리스터가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질 정도로 높은 강도의 파울을 범하는 등의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도 브라질 선수들을 막기 위해 다리를 뻗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두 팀 모두 좋은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거친 파울로 인해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비디오 판독(VAR)이 없는 경기이기 때문에 파울 장면을 재차 확인하기 힘들었다.
브라질은 2선의 마르티넬리, 호드리구, 하피냐를 중심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아르헨티나는 전방의 메시가 낮은 위치까지 내려와 공격을 연결하며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다. 전반 38분 하피냐가 날카로운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아르헨티나 수비벽에 맞고 나갔다. 이어진 코너킥에서도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브라질이 선제골 기회를 놓쳤다. 전반 44분 혼전 상황 이후 마르티넬리가 골문 구석을 향해 슈팅을 시도했다. 마르티네스가 손을 뻗을 수 없는 위치였지만, 로메로가 다리를 뻗어 막아냈다. 파울이 난무했던 전반전은 0-0으로 끝났다.
브라질이 먼저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마르퀴뇨스를 대신해 리노가 투입됐다. 후반전도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치열했다. 다행히 전반전처럼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경기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브라질은 전반전처럼 하피냐와 마르티넬리가 있는 측면을 통해 공격을 시도했고, 높은 위치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시도해 아르헨티나를 괴롭혔다.
아르헨티나는 수비에 성공한 뒤 침착하게 후방부터 공격을 전개했다. 다만 브라질이 압박을 시도하는 위치가 높았던 탓에 쉽게 공격을 풀어가지는 못했다.
브라질이 땅을 쳤다. 후반 13분 높은 위치에서 공을 끊어낸 뒤 빠른 속도로 시도한 브라질의 공격을 마르티넬리가 마무리하려고 했지만 마르티넬리의 슈팅은 마르티네스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득점에 실패했다.
아르헨티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18분 크로스 상황에서 로 셀소가 문전으로 보낸 공을 오타멘디가 높게 뛰어올라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이 터진 이후 아르헨티나는 아쿠나를 탈리아피코와 교체하며 변화를 줬다. 로 셀소와 페르난데스도 곤살레스, 파레데스와 교체되어 나갔다.
브라질도 교체카드를 통해 반격을 노렸다. 후반 27분 하피냐와 마갈량이스를 불러들이고 엔드릭과 조엘린톤을 투입했다. 엔드릭은 콜롬비아전에 이어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도 교체로 출전했다. 이후 아르헨티나는 메시와 알바레스를 디 마리아, 라우타로와 교체했다. 브라질은 마르티넬리와 기마랑이스를 베이가, 루이스와 바꿨다.
브라질에 악재가 생겼다. 후반 37분 조엘린톤이 데 폴과 경합 이후 공이 빠진 상황에서 데 폴을 팔로 밀었다. 근처에서 이 장면을 지켜본 주심은 곧바로 빨간색 카드를 꺼냈다. 조엘린톤은 투입 10분여 만에 퇴장당했다. 퇴장 판정이 내려진 이후 조엘린톤은 한동안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조엘린톤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리드를 허용한 브라질은 수적 열세까지 안은 채 경기를 치르게 됐다. 브라질 팬들은 경기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스코어는 0-1이었지만 경기 분위기를 보고 패배를 확신한 듯했다.
추가시간은 6분이 주어졌다. 브라질은 수적 열세를 안고 있지만 막바지까지 동점골을 노렸다. 아르헨티나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경기 마무리를 준비했다. 결국 브라질은 남은 시간 내에 동점골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아르헨티나에 0-1로 패배하며 A매치 3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메시의 증언]
경기 후 '골닷컴'이 메시의 말을 전했다. 메시는 "우리는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들이 어떻게 사람을 때리는지 봤다. 그들은 곤봉으로 사람들을 제압하고 있었다. 거기에는 선수들의 가족들도 있었다. 모든 것들을 고려하면 그 시점에서 경기보다 그 상황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경기가 시작되기 전 경기장을 떠난 점에 대해 메시는 "모든 것을 진정시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라커룸으로 향했다. 밑에서도 우리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사람들을 어떻게 때리는지 봤다. 불행이 닥칠 수도 있었다. 모든 일들일 진정되자 우리는 상황을 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충격적인 사태가 터졌던 경기를 떠나 아르헨티나는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며 남미 지역 1위를 유지했다. 메시는 "우리는 계속해서 역사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브라질이 역사상 홈에서 강한 팀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경기장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어서 기쁘다. 우루과이에 패배한 뒤 우리는 승리가 필요했다"라며 승리에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