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ERA 6점대’ 기록으로 줄 세우기 했으면 절대 지명 못 할 원석, 최강 셋업맨으로 올라선다[SS포커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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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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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영찬이 지난 24일 잠실 롯데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 | LG 트윈스 |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기록에 얽매이지 않으려 한다.”
2019년 LG로 돌아와 프런트 지휘봉을 잡은 차명석 단장은 스카우트 팀과 회의를 통해 향후 드래프트 방향을 정립했다. 상위 라운드 대상자는 전체 회의를 통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지만, 중하위 라운드부터는 스카우트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고 했다.
차 단장은 “누구보다 우리 스카우트들이 선수들을 많이 보고 잘 안다. 높은 순번이야 나도 유심히 보겠지만 드래프트 4라운드부터는 스카우트들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드래프트를 진행하는 데 기록에 얽매이지 않으려 한다. 참고 자료는 되겠지만 기록 외적인 부분을 더 중요하게 여길 것”이라고 스카우팅 시스템 재편을 강조했다.
달라진 시스템의 결과가 곧바로 나왔다. 2020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에서 배명고·건국대 우투수 유영찬을 선택했다. 대학 졸업을 앞둔 2019년 평균자책점 6.82, 대학 통산 평균자책점 6.25를 기록한 투수를 그야말로 ‘소신 지명’했다. 단순히 기록만 봤다면 절대 지명하지 못했을 선수에게 5라운드 지명권을 투자했다.
LG 백성진 스카우트 팀장은 당시를 돌아보며 “대학 시절에도 구속과 변화구 구사 능력이 좋은 투수였다. 무엇보다 투구폼이 예쁜 게 지명하게 된 계기였다. 기록이 떨어질지 몰라도 이러한 투구 메커닉이면 프로에서 힘이 붙고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봤다”며 “대학 선수인 것은 딱히 의식하지 않았다. 대학 선수 의무 지명도 있지만 그냥 좋은 선수를 뽑고 싶어서 뽑았다”고 돌아봤다.
LG 우완불펜 유영찬이 2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SSG랜더스와 LG트윈스의 경기 역투하고 있다.. 2023.05.24.문학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
2019년 8월 백 팀장과 스카우트팀의 선택은 4년 후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2020년 LG에 입단한 유영찬은 일찍이 2군 코칭스태프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잠재력이 뛰어난 만큼 빠르게 군문제부터 해결하기로 했고 군복무를 마친 지난해 2023시즌 1군 전력으로 낙점됐다.
캠프부터 시범경기, 그리고 정규시즌까지 모든 게 처음인 1군 무대. 유영찬은 브레이크를 모른 채 무한 질주한다. 캠프까지만 해도 속구 구속이 뛰어나고 제구도 갖춘 파워피처로 보였다. 그런데 실전을 통해 슬라이더와 스플리터의 구위와 제구 또한 보통이 아님을 증명했다. 시속 140㎞ 후반대 포심에 좌타자 상대 스플리터, 우타자 상대 슬라이더가 완벽한 조합을 이루며 어느 타자든 삼진으로 돌려세운다.
확실한 결정구가 있는 만큼 위기에서 강하다. 지난 24일 잠실 롯데전 7회초 2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대타 전준우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유영찬은 구드럼은 속구 2개로 우익수 플라이 아웃, 안권수와 박승욱은 스플리터로 범타 처리해 2점차 리드에서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올시즌 시작점에서는 추격조였다. 그런데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필승조로 올라섰다. 가장 치열하게 페넌트레이스가 진행되는 지금 시기에 가장 믿을만한 중간 투수 중 한명으로 자리매김했다. 전원 필승조를 구축하며 불펜 평균자책점 1위(3.57)에 오른 LG에서 7, 8회 적임자가 됐다. 고우석 앞에서 든든하게 승리로 향하는 다리를 만드는 유영찬이다.
LG 트윈스 유영찬이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경기 3회초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3. 6. 4.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드래프트 성공에 우연은 없다. 중하위 라운드 성공은 특히 그렇다. 남들이 외면하는 곳도 지나치지 않으면서 매년 히트작이 나오는 LG다. 2018 신인 드래프트 10라운드 전체 97순위로 지명된 문성주 또한 백 팀장이 모습 하나하나를 주시한 결과다. 대학 시절 문성주가 늘 마지막까지 홀로 남아 훈련하는 모습을 머릿속에 넣었고 문성주는 현재 10라운드 최고 히트작이 됐다.
LG 트윈스 문성주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 6회말 1사 2-3루 삼성 우규민을 상대로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23. 6. 15.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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