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밝아졌죠?"…85억 진가 나온다, 캡틴 완장 찰떡이다[시드니 NOW]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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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0
![](https://cdnfor.me/data/images/99/95734819851be21fb8305eb8af56fd.jpg)
[스포티비뉴스=시드니(호주), 김민경 기자] "엄청 밝아졌죠?"
두산 베어스 고위 관계자는 호주 스프링캠프 동안 허경민(33)을 칭찬하기 바빴다. 허경민이 주장 완장을 찬 뒤로 몰라보게 더 밝아졌다는 것. 허경민은 주장을 맡기 전에도 후배들을 잘 챙기는 선배로 팀 내에서 유명했는데, 이번 캠프부터는 밝은 훈련 분위기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밝은 분위기가 곧 가볍다는 뜻은 아니다. 김한수 수석코치, 이영수 코치 등 올해 처음 두산 선수들을 경험한 지도자들은 "선수들이 이렇게까지 열심히 훈련하는 줄 몰랐다. 다들 진지하게 힘들다는 말도 없이 훈련을 다 버텨서 깜짝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는 후문이다. 선수들이 알아서 다들 열심히 하고 있기도 하지만, 허경민이 이런 팀 분위기를 위해 앞장서고 있는 것도 맞다.
두산 선수들은 주장 허경민에게 모두 만족하고 있었다. 지난해까지 주장을 맡은 김재환은 "(허)경민이는 원래 잘하던 친구니까 딱히 걱정은 안 된다. 나도 당연히 도와줄 것이다. 원래부터 두산은 주장 혼자서만 하는 팀도 아니었다. 뭉쳐서 하는 팀이니까 똑같이 하면 될 것"이라고 묵묵히 응원을 보냈다.
친구 정수빈(33)은 허경민을 가장 가까이서 돕는 야수 조장을 맡았다. 정수빈은 "경민이가 언젠가는 주장을 해야할 때가 왔을 텐데, 지금 하는 것 같다. 경민이가 후배들을 잘 챙기고 있고, 나 또한 경민이 옆에서 돕고 있다. 나도 책임감을 갖고 옆에서 잘 도와줘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후배들도 한목소리로 주장 허경민을 지지하고 있다. 허경민은 휴식일마다 후배들을 데리고 나가 밥을 사주느라 바빴다. 송승환(23)은 허경민에게 운동화 선물을 받아 따로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동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강승호를 보고 웃음이 터진 허경민(오른쪽) ⓒ 두산 베어스
▲ 야간 수비 훈련을 마치고 허경민과 공을 줍는 선수들 ⓒ 두산 베어스
김대한(23)은 "주장하기 전부터 후배들을 잘 이끄는 선배였다. 늘 똑같이 후배들을 더 챙겨 주시고, 쉬는 날에는 데리고 나가서 밥도 사주신다. 후배들을 기분 좋게 해서 분위기를 밝게 해주시는 것 같다"고 했고, 김민혁(27)은 "경민이 형은 같은 고향(광주) 후배라서 대화도 많이 하고, 좋은 선배다. 주장이 됐다고 달라진 것은 없다. 원래도 후배들을 잘 챙겨 주신다. 주장 되고 나서 더 으쌰으쌰 먼저 해주신다"고 했다.
주장을 맡으면서 더 밝아져서일까. 허경민은 올 시즌 개인 성적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은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타율 0.289(432타수 125안타), OPS 0.758, 60타점을 기록했는데, 고질적인 허리 부상 여파로 121경기 출전에 그쳐 아쉬움을 삼켰다. 올해는 반드시 반등하겠다는 각오로 지난해 막바지 마무리캠프까지 참가하며 겨우내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다.
두산 고위 관계자는 9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블랙타운야구장에서 허경민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며 "방망이에 맞는 면이 정말 좋아졌다. 깎여 맞는 타구가 많이 줄었고, 이제는 포인트를 앞에다 두고 친다. 지난해와 확연히 달라 보인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허경민은 호평을 전해 들은 뒤 "기술적으로 변화를 준 것은 없다. 더 좋아지기 위해서 타격코치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고,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두산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허경민과 7년 85억원에 FA 계약할 때 그의 리더십에 꽤 무게를 뒀다. 대체 불가 3루수로서 내야 세대교체의 중심축이 되고, 동시에 차기 주장감으로서 팀을 이끄는 리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85억원의 진가는 올해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