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국가대표, 그리고 월드컵에 왔습니다…첫 도전자의 설렘과 각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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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5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1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첫 공개 훈련 전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도하|권도현 기자
벤투호의 막내 이강인(21·레알 마요르카)의 목소리에선 설렘이 절로 묻어났다. 그는 한국 축구가 결전지인 카타르 도하에 입성한 첫날인 14일 베이스캠프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모든 선수들이 꼭 오고 싶은 대회, 그 무대에 뛸 자격을 얻었다는 사실에 너무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자신이 탈락했다고 생각했던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 선수로 기회를 잡은 것에 자부심과 함께 감출 수 없는 기쁨이 드러난 것이다.
이강인의 웃음꽃은 3년 전 또 다른 국제축구연맹(FIFA) 대회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당시 그는 폴란드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역시 막내로 참가해 첫 결승 진출을 이끌어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최우수선수상(MVP)까지 차지했는데,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처럼 가볍게 미소를 짓고 넘어갔다는 점에서 연령별 대회가 아닌 진짜 월드컵의 차이가 새삼 실감났다.
당시를 떠올린 이강인은 “어느 팀에서 뛰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이번 월드컵에서도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강인의 남다른 각오는 한 시간 가량 진행된 훈련에서 잘 드러났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의 백승호(25·전북)와 공을 주고 받으며 훈련장 분위기를 띄웠다. 시즌 도중이라 누적된 피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수로 보이지 않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1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첫 공개 훈련을 하고 있다. 도하|권도현 기자
생애 첫 월드컵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나이와 상관이 없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26명의 태극전사 가운데 월드컵 본선이 처음인 선수는 18명에 이른다. 사소한 변화에는 눈도 꿈쩍하지 않는 선수단 최고령 김태환(33·울산)을 비롯해 30대에 접어든 베테랑들도 첫 훈련을 전후로 ‘꿈의 무대’의 특별함을 말했다. 오랜 기간 태극마크와 멀어졌다가 극적으로 합류한 손준호(30·산둥)가 대표적이다. 손준호는 “내 나이를 생각하면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이라면서 “4년 전 처음 국가대표에 뽑혔을 때보다 첫 월드컵에 참가하는 지금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유럽파인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도 첫 월드컵이 간절한 것은 똑같았다. 황의조는 “첫 월드컵이라 좋은 결과를 가져오려 누구보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심각한 부진으로 소속팀 주전경쟁에서 밀린 그는 선수단 본진보다 하루 빠른 13일 가장 먼저 카타르를 밟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대표팀 김진수가 1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회복 훈련을 하고 있다. 도하|권도현 기자
손흥민을 기다리고 있는 대표팀 숙소 내부 | 대한축구협회 제공
월드컵의 특별함은 선수의 부상을 낫게 만드는 촉진제도 됐다. 카타르로 출국하기 전 햄스트링을 다쳐 한 차례도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김진수(30·전북)가 첫 훈련에서 마침내 동료들과 같은 공간에서 호흡한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팀 훈련 소화도 기대됐다. 김진수는 2014년 브라질 대회와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개막 직전 부상으로 낙마한 아픔이 있다. 김진수는 “난 정말 잘해야 한다. 여기까지 오는데 8년이 걸렸다. (브라질월드컵 예선부터 따진다면)10년…”이라며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도 태극전사들의 자긍심을 북돋을 수 있도록 선수단의 숙소인 르메르디앙 호텔부터 공을 들였다. 호텔 출입구부터 시작해 로비와 복도 등에서 월드컵 분위기가 물씬 풍기도록 단장한 것이다. 또 선수단의 객실 문에 등번호와 이름이 적힌 유니폼 모양의 스티커를 붙였고, 객실 내부에는 선수들의 포스터도 걸어놓았다. 첫 월드컵이 아닌 선수들도 감동을 받았다. 4년 전 러시아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던 조현우(31·울산)는 “진짜 설레고 소름이 돋는다. 매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첫 월드컵의 설렘과 저마다의 간절함을 안고 태극전사들의 ‘카타르 무한도전’이 막을 올렸다.
도하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벤투호의 막내 이강인(21·레알 마요르카)의 목소리에선 설렘이 절로 묻어났다. 그는 한국 축구가 결전지인 카타르 도하에 입성한 첫날인 14일 베이스캠프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모든 선수들이 꼭 오고 싶은 대회, 그 무대에 뛸 자격을 얻었다는 사실에 너무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자신이 탈락했다고 생각했던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 선수로 기회를 잡은 것에 자부심과 함께 감출 수 없는 기쁨이 드러난 것이다.
이강인의 웃음꽃은 3년 전 또 다른 국제축구연맹(FIFA) 대회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당시 그는 폴란드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역시 막내로 참가해 첫 결승 진출을 이끌어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최우수선수상(MVP)까지 차지했는데,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처럼 가볍게 미소를 짓고 넘어갔다는 점에서 연령별 대회가 아닌 진짜 월드컵의 차이가 새삼 실감났다.
당시를 떠올린 이강인은 “어느 팀에서 뛰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이번 월드컵에서도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강인의 남다른 각오는 한 시간 가량 진행된 훈련에서 잘 드러났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의 백승호(25·전북)와 공을 주고 받으며 훈련장 분위기를 띄웠다. 시즌 도중이라 누적된 피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수로 보이지 않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1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첫 공개 훈련을 하고 있다. 도하|권도현 기자
생애 첫 월드컵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나이와 상관이 없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26명의 태극전사 가운데 월드컵 본선이 처음인 선수는 18명에 이른다. 사소한 변화에는 눈도 꿈쩍하지 않는 선수단 최고령 김태환(33·울산)을 비롯해 30대에 접어든 베테랑들도 첫 훈련을 전후로 ‘꿈의 무대’의 특별함을 말했다. 오랜 기간 태극마크와 멀어졌다가 극적으로 합류한 손준호(30·산둥)가 대표적이다. 손준호는 “내 나이를 생각하면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이라면서 “4년 전 처음 국가대표에 뽑혔을 때보다 첫 월드컵에 참가하는 지금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유럽파인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도 첫 월드컵이 간절한 것은 똑같았다. 황의조는 “첫 월드컵이라 좋은 결과를 가져오려 누구보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심각한 부진으로 소속팀 주전경쟁에서 밀린 그는 선수단 본진보다 하루 빠른 13일 가장 먼저 카타르를 밟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대표팀 김진수가 1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회복 훈련을 하고 있다. 도하|권도현 기자
손흥민을 기다리고 있는 대표팀 숙소 내부 | 대한축구협회 제공
월드컵의 특별함은 선수의 부상을 낫게 만드는 촉진제도 됐다. 카타르로 출국하기 전 햄스트링을 다쳐 한 차례도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김진수(30·전북)가 첫 훈련에서 마침내 동료들과 같은 공간에서 호흡한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팀 훈련 소화도 기대됐다. 김진수는 2014년 브라질 대회와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개막 직전 부상으로 낙마한 아픔이 있다. 김진수는 “난 정말 잘해야 한다. 여기까지 오는데 8년이 걸렸다. (브라질월드컵 예선부터 따진다면)10년…”이라며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도 태극전사들의 자긍심을 북돋을 수 있도록 선수단의 숙소인 르메르디앙 호텔부터 공을 들였다. 호텔 출입구부터 시작해 로비와 복도 등에서 월드컵 분위기가 물씬 풍기도록 단장한 것이다. 또 선수단의 객실 문에 등번호와 이름이 적힌 유니폼 모양의 스티커를 붙였고, 객실 내부에는 선수들의 포스터도 걸어놓았다. 첫 월드컵이 아닌 선수들도 감동을 받았다. 4년 전 러시아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던 조현우(31·울산)는 “진짜 설레고 소름이 돋는다. 매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첫 월드컵의 설렘과 저마다의 간절함을 안고 태극전사들의 ‘카타르 무한도전’이 막을 올렸다.
도하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