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하승운 종료 직전 원더골' → 광주, 제주 2-1 잡고 2위 포항 7점 차로 추격… 제주, 6G 1무 5패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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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1
(베스트 일레븐=제주)
극장골이 터졌다. 기쁨은 원정팀이 가져갔다.
1일 오후 4시 30분, 제주에 위치한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32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이하 제주)-광주 FC(이하 광주)전이 벌어졌다. 경기 결과는 2-1, 원정팀 광주의 승리였다. 광주는 후반 20분 엄지성, 후반 45+5분 하승운의 연속골로 후반 36분 유리 조나탄이 한 골을 넣은 제주를 제압했다.
10월의 첫날 제주 월드컵경기장엔 적잖은 인파가 찾았다. 명절 연휴를 K리그와 보내기로 결정한 이들이었다. 경기장은 평균 25도를 오르내렸다. 기분 좋은 바람까지 솔솔 불어 뛰는 선수들이나, 관람하는 관중들이나 축구를 즐기기엔 딱 좋은 여건이었다.
남기일 감독과 이별하고 정조국 감독대행 체제로 시작하는 제주는 서진수-조나탄 링을 전방에 두고 권순호-김봉수-최영준-헤이스로 미드필드 라인을 꾸렸다. 최후방 열은 이주용-연제운-임채민-김오규가 형성했다. 수문장은 김동준이었다. 높은 곳을 바라보는 이정효 감독의 광주는 허율-토마스를 앞에 두고 엄지성-베카-이강현-아사니로 2선을 잡았다. 수비 라인은 두현석-안영규-아론-이상기였다. 골키퍼는 김경민을 대신해 이준이 나왔다.
경기 초반부터 광주의 공격이 거셌다. 전반 6분, 좌측 풀백 두현석이 터치라인 근처로 파고들었다. 두현석은 좌측 윙어 엄지성의 패스를 받아 크로스를 올렸다. 중앙에서 뛰어오른 건 토마스. 토마스의 헤더는 제주 수비진에게 막혔으나 위협적 장면이었다.
제주는 헤이스의 돌파를 앞세워 광주의 빈틈을 노렸다. 전반 25분엔 헤이스가 광주 페널티 박스 깊숙이 침투해 날카로운 슛을 시도했다. 이준 골키퍼의 선방이 광주를 구했다. U-22 자원 권순호의 분발도 눈길을 끌었다. 전반 31분과 34분엔 권순호의 슛이 광주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막바지엔 두현석의 프리킥과 허율의 질주 등 광주가 재차 제주의 골문을 겨냥했다. 그러나 득점 없이 전반전은 0-0으로 종료됐다. 전반전 기준으로는 광주가 근소하게 점유율이 높았다. 그러나 유효슛에 있어서는 제주가 광주를 한 개 더 앞섰다.
제주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권순호를 빼고 김승섭을 넣었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 전 후반전의 변화를 예고했으나 일단 후반전 시작 시점엔 교체카드 없이 게임을 진행했다. 후반 5분엔 제주가 토마스로부터 볼을 탈취하며 역습으로 큰 기회를 맞았다.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김승섭이 속도를 살려 광주 진영 깊은 지점까지 침투했다. 광주는 빠르게 선수들이 귀환했으나 김승섭의 슛을 막을 만큼 빠르진 못했다. 그렇게 김승섭이 슛을 날렸다. 하지만 각이 없었던 상태에서 시도라 공은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다. 광주로서는 아찔한 장면이었다.
후반 10분 무렵엔 쓰러진 제주 헤이스를 두고 경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후 제주와 광주 선수들의 충돌이 일었다. 1분가량 양 팀의 감정과 몸싸움이 오고간 뒤 경기는 속개됐다. 후반 15분 제주가 교체카드를 한 장 더 사용했다. 조나탄 링을 빼고 이기혁을 투입했다.
후반 20분, 광주의 역습 과정에서 골이 터졌다. 센터백 안영규가 중원으로 진출해 볼을 탈취했고, 이게 스트라이커 허율을 거쳐 측면의 엄지성에게 연결됐다. 하프스페이스로 빠져든 엄지성이 힘이 잔뜩 실린 왼발슛으로 제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엄지성은 셀레브레이션을 자제했다. 또한 제주 월드컵경기장으로 원정을 온 광주팬들에게도 자제를 부탁했다. 힘든 일을 겪는 동료 김경민 골키퍼를 위한 예의였다. 광주 벤치에서도 평소와는 달리 골 장면이 조용하게 지나갔다.
스코어보드에 변동이 일자 두 팀이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광주는 아사니와 허율을 빼고 김한길과 이건희를 넣어 기동력을 보강했고, 제주는 김봉수를 빼고 유리 조나탄을 넣으며 동점골을 모색했다. 후반 30분엔 제주의 김승섭이 개인 역량으로 멋진 장면을 만들었다. 좌측으로 치다가 중앙으로 꺾어 들어가며 감아차기를 시도했다. 모두를 지나간 볼은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다. 골이나 다름없던 슛이었으나 끝내 골라인을 넘어가진 못했다. 이후 광주는 우측 풀백 이상기를 빼고 그 자리에 이민기를 투입했다. 제주의 왼쪽을 통제하기 위한 수를 둔 듯했다.
후반 36분 끈질기게 공격을 시도하던 제주가 끝내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좌측에서 김승섭이 올린 크로스에 유리 조나탄이 반응했다. 유리 조나탄은 안영규와 싸움을 이겨내고 헤더로 골라인을 넘겼다. 이로써 경기 막판 두 팀은 더욱 치열하게 부닥치게 됐다. 추가 시간까지 포함해 15분가량 동안 체력전 속에서 승리를 가져오는 골을 만들어야 했다.
광주는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41분 이강현과 토마스를 빼고 신창무와 하승운을 넣었다. 떨어진 에너지를 신창무와 하승운로 하여금 채우게 하는 목적이었다. 제주도 같은 시점에 교체 카드를 발동했다. 헤이스를 빼고 한종무를, 김오규를 빼고 안태현을 넣었다. 우 측면에 힘을 싣는 교체였다. 이즈음 이날 제주 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숫자가 집계돼 발표됐다. 6,130명이었다.
정규 시간 막판엔 유리 조나탄과 이민기가 신경전을 벌였다. 삽시간에 두 팀 선수들이 모여들었다. 상황은 이내 종료됐지만 피치에 오고 가는 두 팀 선수들의 감정이 느껴질 만한 장면이었다. 후반 추가 시간은 5분이었다. 후반 45+5분 광주가 극장골을 터뜨렸다. 주인공은 교체로 땅을 밟은 하승운이었다. 하승운은 좌 측면에서 꺾어 내려오며 손흥민 궤적을 그리는 슛을 성공시켰다.
이렇게 경기는 2-1로 종료됐다. 광주는 하승운의 원더골로 승점 3점을 얻었다. 반면 제주는 6경기 연속으로 승리가 없는 상황이 됐다. 이로써 광주는 2위 포항 스틸러스를 추격할 발판을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