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행 끝내기+정철원 5아웃 강수 통했다' 두산, LG전 5연패 탈출…LG, 또 매직넘버 '6'[잠실 게임노트]
토토군
0
42
0
2023.09.29
▲ 조수행 ⓒ곽혜미 기자
▲ 정철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1위 확정이 급한 LG 트윈스의 발목을 잡았다. 두산은 지난 6월 18일 지난달 31일까지 이어진 LG전 5연패 사슬을 끊었다. LG 상대 올 시즌 전적은 3승9패가 됐다.
두산은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와 팀간 시즌 14차전에서 4-3으로 끝내기 승리했다. 4위 두산은 2연패를 마감하고 시즌 성적 68승60패2무를 기록했다. 선두 LG는 2연패에 빠져 시즌 성적 80승50패2무를 기록했고, 1위 확정 매직넘버는 6에서 더 줄이지 못했다.
# 선발 라인업
두산: 정수빈(중견수)-조수행(우익수)-호세 로하스(좌익수)-양의지(포수)-양석환(1루수)-김재환(지명타자)-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김재호(유격수). 선발투수 최원준.
LG: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1루수)-오스틴 딘(지명타자)-오지환(유격수)-김민성(3루수)-박동원(포수)-안익훈(좌익수)-신민재(2루수). 선발투수 임찬규.
▲ 최원준 ⓒ 두산 베어스
▲ 선취점 뽑은 박해민 ⓒ연합뉴스
# '2회 3구로 끝' 최원준이 살아났다
선두 LG를 잡는 데 있어서 선발투수 최원준의 공이 컸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으로 이탈한 국내 에이스 곽빈을 대신할 선발투수를 꾸준히 물색했고, 이날은 최원준을 마운드에 올려 기대를 걸었다.
최원준은 기대 이상의 호투로 이 감독을 웃게 했다. 6⅔이닝을 81구로 버티면서 4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직구(53개) 위주로 투구하면서 슬라이더(15개)와 커브(9개) 체인지업(4개) 등 변화구를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1㎞로 빠르지 않은 편이었지만,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면서 LG 타선을 이겨냈다.
시작은 불안했다. 1회초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고 2루 도루까지 허용했다. 다음 타자 박해민에게 좌익수 왼쪽 적시 2루타를 맞아 0-1이 됐다. 계속된 무사 2루 위기에서는 김현수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0-2로 벌어졌다. 1사 1루에서 오지환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면서 위기가 이어지는 듯했지만, 김민성과 박동원을 각각 헛스윙 삼진과 유격수 뜬공으로 잡으면서 첫 고비를 힘겹게 넘겼다.
로하스의 동점 홈런으로 2-2 균형을 맞추고 맞이한 2회초. 최원준은 선두타자 안익훈을 사구로 내보내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신민재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고, 다음은 LG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 홍창기였다. 또다시 위기에 놓이나 했는데, 이때 홍창기의 강한 타구가 1루수 양석환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가는 직선타가 됐다. 2루주자 안익훈까지 포스아웃시키면서 그대로 이닝을 끝냈다.
최원준은 2회에 공 3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 기록을 남겼다. KBO가 관련 기록 집계를 2001년부터 시작했는데, 3구는 한 이닝 최소 투구 수다. 최원준은 역대 54번째, 베어스 소속으로는 10번째로 이 기록을 달성했다. 베어스에서 최근 기록은 2021년 9월 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9회에 등판한 김강률이 세웠다.
계속해서 최원준에게 행운이 따랐다. 3회초 선두타자 박해민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1사 1루 오스틴 타석 때 견제사했다. 최원준이 견제할 때 박해민은 1루로 돌아가는 동작도 취하지 못하고 그자리에 멈춰 허무하게 아웃됐다. 오스틴까지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두산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최원준은 4회부터 6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하며 불펜의 부담을 충분히 덜어줬다. 6회까지 70구를 던진 최원준은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1사 후 대타 문성주를 볼넷으로 내보내긴 했으나 박동원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임무를 다했다. 2사 1루에 최원준은 김강률에게 공을 넘겼고, 김강률이 안익훈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최원준의 책임주자 득점을 막았다.
▲ 로하스 ⓒ곽혜미 기자
▲ 호세 로하스 ⓒ 두산 베어스
▲ 임찬규 ⓒ곽혜미 기자
# 로하스의 연타석 홈런…선두 LG 기세 꺾었다
최원준이 시작부터 선취점을 내준 가운데 로하스가 LG 선발투수 임찬규를 홈런 2방으로 크게 흔들었다. 1회말 1사 후 조수행이 볼넷으로 출루한 상황. 로하스가 우월 투런포를 터트려 2-2 균형을 맞췄다. 볼카운트 2-2에서 체인지업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은 것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홈런으로 연결했다.
로하스는 곧장 다음 타석에서 시즌 17호포를 터트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3회말 1사 후에 우월 솔로포를 날려 3-2로 역전했다. 볼카운트 3-1로 유리한 상황에서 임찬규가 시속 142㎞짜리 직구를 가운데로 몰리게 던졌는데, 로하스가 놓치지 않고 비거리 125.2m짜리 대형 홈런으로 연결했다.
로하스는 올 시즌 21호, 통산 1167호, 개인 2호 연타석 홈런을 달성했다. 로하스는 지난 5월 20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KBO리그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달성했다.
LG 선발투수 임찬규는 로하스에게 홈런 2방을 뺏긴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임찬규는 5이닝 99구 7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 정철원 ⓒ 두산 베어스
▲ 오스틴 ⓒ곽혜미 기자
# 달아날 기회 번번이 놓친 두산…정철원 5아웃 세이브 강수 뒀다
두산은 1점차에서 더 달아날 기회가 있었으나 번번이 놓치며 오히려 쫓기는 모양새가 됐다. 6회말 양석환과 김재환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고 임찬규를 끌어내린 상황에서 무득점이 가장 뼈아팠다. LG는 마운드를 신인 박명근으로 바꿔 위기를 틀어막으려 했는데, 강승호가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2사 3루로 상황이 바뀌었다. 이어 허경민이 좌익수 뜬공으로 허무하게 물러나면서 추가 득점 기회를 날렸다.
7회말도 마찬가지였다. 1사 후 정수빈이 우중간 3루타로 출루한 상황. 타자 조수행의 스퀴즈 번트 시도가 무산됐고, 이후 정수빈은 3루에서 견제 아웃됐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바뀐 가운데 조수행마저 우익수 뜬공에 그치면서 또 한번 달아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정수빈은 부상까지 당했다. 견제사를 피하기 위한 주루 과정에서 왼손 중지와 검지에 타박을 입었다. 정수빈은 8회초 수비를 하려 나섰다가 벤치에 이상 신호를 보냈고, 보호 차원에서 양찬열과 교체됐다.
결국 마무리투수 정철원에게 큰 부담을 줘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2번째 투수로 나섰던 김강률이 8회초 1사 후 홍창기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자 두산 벤치가 움직였다. 마운드로는 정철원이 뛰어올라왔다. 아웃카운트 5개를 맡겨 1점차 승리를 지키겠다는 뜻이었다.
정철원은 첫 타자 박해민을 우익수 뜬공으로 잘 돌려세웠지만, 2사 1루에서 김현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2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이어 오스틴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3-3이 됐다.
정철원은 추가 위기 없이 9회초까지 공 29개(1⅔이닝)를 던지면서 버텼고, 두산은 9회말 마지막 공격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김재환이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대주자 이유찬과 교체됐다. 다음 타자 강승호가 희생번트를 시도한 상황에서 2루주자 이유찬이 아웃되면서 분위기가 잠시 가라앉았지만, 1사 1루에서 허경민이 중전 안타를 쳐 1사 1, 2루 기회로 연결했다.
다음 김재호 타석에서 LG 투수 유영찬의 폭투로 1사 2, 3루가 됐고, 결국 LG는 베테랑 김재호를 2볼에서 자동고의4구로 거르고 대타 김인태와 승부를 선택했다. 김인태가 중견수 뜬공에 그치면서 2사 만루로 상황이 바뀌었지만, 조수행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경기를 끝냈다. 승리투수는 정철원, 패전투수는 유영찬이다.
▲ 이승엽 ⓒ곽혜미 기자
# 승장 코멘트
이승엽 두산 감독은 경기 뒤 "조수행이 9회말 불리한 볼카운트를 극복하고 멋진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후반기 들어 공수에서 정말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로하스의 홈런도 칭찬하고 싶다. 1회 선취점을 빼앗겨 자칫 힘든 경기가 될 수 있었는데, 로하스가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바꿨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선발 최원준이 잘 던지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그럼에도 최원준이 오늘(29일)같이 던져준다면 남은 시즌 마운드 운용에 큰 힘이 될 것 같다. 명절 연휴에 끝까지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