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감독 경질→23년 '원클럽맨' 이적→단장 좌천…SSG, '100만 관중' 팬들에게 큰 실망을 줬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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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6
2023년 10월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3 프로야구' KIA-SSG의 경기. 김강민./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팬들이 큰 실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SG 랜더스는 10개 구단 중 가장 혼란스러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 우승을 이끌었던 감독이 팀을 떠났다. 23년 동안 한 팀의 유니폼을 입은 '원클럽맨'도 이적했다. 결국, 단장이 좌천됐다.
SSG는 지난 10월 31일 김원형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 김원형 감독은 지난 2021시즌 처음 지휘봉을 잡았다. 첫 시즌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으나, 2022시즌은 완벽한 시즌을 보냈다. 개막전부터 최종전까지 단 한 차례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KBO리그 최초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끌었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4승 2패로 승리하며 창단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SSG는 시즌이 끝난 뒤 김원형 감독과 3년 총액 22억 원(계약금 7억 원, 연봉 5억 원) 규모의 연장 계약을 했다. 당시 KBO리그 감독 최고 대우였다.
SSG는 올 시즌 초반 LG 트윈스와 선두 경쟁을 했다. 이후 잠시 부침을 겪으며 9월 중 6위까지 추락하는 위기에 몰렸지만, 10월 다시 치고 올라와 3위로 정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탈락했다. 그리고 김원형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2023년 10월 23일오후인천광역시문학동SSG랜더스필드에서진행된'2023KBO포스트시즌'준플레이오프2차전SSG랜더스와NC다이노스의경기 김원형 감독./마이데일리
당시 SSG는 "단언컨대 성적으로 인한 계약 해지는 절대 아니다. 포스트시즌 종료 후 내부적으로 냉정한 리뷰를 치열하게 진행했다"며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팀을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봤다. 늦는 것보다는 좀 더 빠르게 결정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단행했다. 처음에는 선수단 구성, 세대교체, 팀 운영 및 경기 운영 전반에 선수 및 코칭스태프 구성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감독 교체까지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SSG 사령탑에 '코리안특급' 박찬호, LG 트윈스 코치 이호준이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SSG는 이를 부인했고 지난 17일 이숭용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숭용 감독은 지난 21일 취임식 기자회견에서 베테랑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KBO리그 최고령 선수들인 김강민과 추신수에 대해 "만나거나 통화하지 못했다. 두 선수를 무조건 존중할 것이다. 어떤 판단을 하든 구단과 상의할 것이고 선수들이 원하는 쪽으로 맞춰갈 생각이다"고 했다.
2023년 11월 21일 인천 연수구 홀리데이인 송도에서 진행된 SSG랜더스 제9대 이숭용 감독 취임식.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SSG랜더스는 이숭용 신임 감독과 계약 기간 2년에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액 9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7일 발표했다./마이데일리
하지만 22일 충격적인 일이 발생한다. SSG는 다음 시즌 김강민의 은퇴 경기를 생각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2차 드래프트 35인 보호 명단에 김강민의 이름을 넣지 않았다. 그러자 한화 이글스가 4라운드에서 김강민을 지명한 것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SSG 역시 당황했다. 당시 김성용 단장은 "은퇴를 고민하던 선수를 지명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최주환과 즉시전력감 투수를 보호선수에서 제외한 상황에서 김강민을 35인 보호선수 명단에 넣을 수는 없었다. 김강민의 거취에 대해서는 논의를 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김강민은 SSG 팬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2001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에 입단해 올 시즌까지 23년 동안 한 팀의 유니폼만 입었다. 우승 반지도 5개(2007, 2008, 2010, 2018, 2022)나 된다. 특히, 2022시즌 5차전에서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을 터뜨렸고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올 시즌은 70경기에 나와 31안타 2홈런 7타점 20득점 타율 0.226 OPS 0.627을 마크했다.
23년 동안 SSG를 위해 달린 김강민이 떠나게 됐다. SSG는 23일 김강민과 만나 대화를 나눴고 24일 한화가 김강민과 이야기를 했다. 김강민의 선택은 현역 연장이었다. SSG는 그렇게 '원클럽맨' 김강민과 이별해야 했다.
2022년 11월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키움-SSG의 경기. 최정-김강민./마이데일리
결국, SSG가 결단을 내렸다. 김성용 단장을 R&D센터 센터장으로 보직 이동 조치했다. 단장직을 맡은 지 1년 만에 다시 자리를 옮기게 됐다. 25일 SSG는 "김성용 단장에 대한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며 "SSG는 최근 감독 및 코치 인선과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을 R&D센터 (구. 육성팀) 센터장으로 보직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SSG 랜더스 김성용 단장./마이데일리
SSG 팬들은 지난 시즌 KBO리그 관중 수 1위(98만 1546명)를 기록하며 팀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올 시즌 역시 LG 트윈스(120만 2637명)에 이어 2위(106만 8211명)의 관중이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찾았다. 100만 관중 돌파는 SK 시절 2012시즌, 2018시즌 두 차례 있었으며 SSG 창단 후 첫 기록이다.
특히, 인천 연고 최다 관중 기록인 2012시즌 106만 9929명에 살짝 못 미치는 기록이었다. 팬들이 많은 사랑을 보내주고 있는 상황에서 SSG는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우승 감독이 떠났고 프랜차이즈 스타도 더 이상 SSG 유니폼을 입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