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도 150km 던지는 투수 많아" AG 金 방심 금물, 韓 최고 거포도 잘 알고 있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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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4
▲ 노시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윤욱재 기자] 명실상부 KBO 리그 최고의 거포로 우뚝 선 노시환(23·한화)의 묵직한 한방이 중국 항저우에서도 터질 수 있을까.
노시환은 올해 유망주의 알을 깨고 리그 최고의 거포로 진화했다. 2019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한화에 지명된 노시환은 데뷔 첫 시즌이었던 2019년 91경기에서 타율 .186 1홈런 13타점에 그쳤으나 2020년 106경기에 나와 타율 .220 12홈런 43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마크했고 2021년 107경기에서 타율 .271 18홈런 84타점을 마크,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해에는 115경기에서 타율은 .281로 상승했으나 홈런 개수가 6개로 급감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던 노시환은 올해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줄기차게 대포를 가동하면서 심상찮은 모습을 보이더니 정규시즌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홈런을 생산하며 리그 최고의 거포로 성장했음을 증명했다.
올 시즌 126경기에 출전한 노시환은 타율 .298, 출루율 .389, 장타율 .549, OPS .938에 31홈런 99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현재 KBO 리그에서 홈런과 타점 모두 노시환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아시안게임이다. 노시환은 22일 대전 키움전을 마치고 23일부터 대표팀 훈련에 합류한 상태. 대표팀의 4번타자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노시환은 벌써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노시환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훈련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이번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대표팀에 뽑혀서 영광이다"라는 노시환은 "지금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라고 차질 없이 대회를 준비해 반드시 성과를 거둘 것임을 다짐했다.
국가대표로서 훈련 첫 날에 느낀 분위기는 어땠을까. 노시환은 "각 팀에서 야구 잘 하는 선수들이 모여서 훈련하니까 옆에서 보고 배울 점도 많고 서로 대화도 많이 하면서 투수들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있다. 훈련 첫 날부터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라면서 "아무래도 내야수들과 대화를 많이 나눈다. 같은 포지션인 (문)보경이도 있고, (김)혜성이 형, (박)성한이 형과 다같이 훈련하고 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 노시환 ⓒ곽혜미 기자
▲ 김지찬 노시환 ⓒ곽혜미 기자
사실 요즘 노시환은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다. 대표팀을 합류하기 직전인데 타격감이 뚝 떨어졌기 때문.
노시환은 지난달 19일 대전 KT전에서 5회말 좌월 3점홈런을 폭발, 시즌 29호 홈런을 마크했다. 그런데 이후 103타석 동안 홈런 1개 밖에 추가하지 못하는 아픔이 있었다. 지난 2일 잠실 LG전에서 6회초 좌중월 2점홈런을 터뜨린 노시환은 생애 첫 30홈런을 달성하는 기쁨을 만끽했지만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내가 보기엔 노시환이 조바심을 내는 것 같다. 아무래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가기 전에 타율, 홈런, 타점을 어느 정도 쌓고 가고 싶은데 뜻대로 안 되는 것 같다"라면서 "좀 더 가볍게, 앞에서 쳐야 하는데 힘이 잔뜩 들어간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도 타이밍이 늦는다. 이는 힘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타이밍이 늦어서 파울이나 뜬공이 나오면 힘이 많이 들어간 것이다. 아무래도 조급함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시환은 웃는 얼굴로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대표팀 합류 전 마지막 경기였던 22일 대전 키움전에서 7회말 중월 2점홈런을 터뜨리는 등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한 노시환은 자신의 타격감을 회복했음을 알리면서 주위의 우려를 해소했다.
이에 대해 노시환은 "최근 타격감이 많이 좋지 않아서 걱정을 많이 했다. 야구는 멘탈 싸움이기 때문에 좋은 기분으로 와야 훈련할 때도 신이 나는데 계속 방망이가 맞지 않아서 나름 스트레스를 받았다"라면서 "다행히 마지막 경기에서 타이밍과 타격감을 잡고 와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라고 말했다.
홈런 31개로 독주하고 있는 노시환은 2위 최정(SSG)과의 격차를 5개로 벌린 상태다. 공동 3위인 박동원, 오스틴 딘(이상 LG), 채은성(한화) 모두 홈런 20개씩 기록하고 있어 사실상 최정이 유일한 경쟁자라 할 수 있다.
노시환은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홈런왕은 하늘이 정해주는 것이다"는 노시환은 "내가 빠져 있는 동안 최정 선배가 홈런을 몇 개 더 칠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많이 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표팀에 다녀오고 나서도 홈런 부문에서 1위를 하고 있으면 좋겠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어 그는 "대표팀 합류 기간이 끝나면 바로 리그 경기에 뛸 생각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오는 10월 8일에 귀국할 예정. 최원호 감독도 노시환이 10월 9일 창원 NC전부터 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노시환 ⓒ 곽혜미 기자
▲ 노시환 ⓒ곽혜미 기자
과연 아시안게임에서도 홈런왕의 위용을 보여줄 수 있을까. 더구나 대표팀 타선의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정후(키움)가 지난 7월 발목 수술을 받으면서 끝내 대표팀에서 하차를 하는 바람에 노시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그러나 노시환은 홈런 욕심을 아예 버리겠다고 선언했다. "중심타자를 맡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홈런 생각은 아예 없애려고 한다. 무조건 정확히 맞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경기할 것이다"는 노시환은 "국제대회 특성상 홈런이 많이 나오지도 않는다. 일본과 대만 투수들의 볼이 좋다고 들었다. 한방보다는 짜임새 있는 야구를 해야 한다. 앞 타자들이 출루하면 어떻게든 불러들이려는 책임감을 갖고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록 일본과 대만이 최정예 군단을 내보내지 않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일본은 사회인야구에서 뛰는 프로급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대만도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특히 대만은 투수 10명 중 5명이 해외파로 구성돼 있다. 판원후이(필라델피아), 린위민(애리조나), 천보위(피츠버그), 류즈롱(보스턴) 등 마이너리거 4명과 일본프로야구 2군에서 뛰고 있는 왕옌청(라쿠텐)도 가세했다.
"전광판을 통해 투수 영상을 틀어주는데 대만의 투수력이 좋아보이더라. 대부분 선수들이 150km에 가까운 공을 던지고 좌완과 우완을 가리지 않고 좋은 투수들이 많은 것 같다"는 노시환은 "우리나라도 좋은 투수들이 많으니까 밀릴 것 같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충분히 싸워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올 것임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