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이 또 빼앗은 KIA의 홈런… 공포의 ‘노란 바’가 막은 스윕승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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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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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오른쪽)가 2루타 판정이 나온 후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한 시리즈에서 진기한 장면이 두 차례나 나왔다.
프로야구 KIA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팀간 9차전 원정경기에서 2-3 석패를 당했다. 주말 3연전 앞선 두 경기를 내리 따내며 기세를 올린 KIA는 시즌 3번째 시리즈 스윕승을 꿈꿨지만 아쉽게 좌절되고 말았다.
윤영철과 곽빈의 선발 맞대결로 막이 오른 경기는 팽팽하게 흘러갔다. 경기 초반 두산이 윤영철을 흔들며 3-0으로 앞섰지만, KIA도 순항하던 곽빈을 5회초에 공략하면서 2-3, 턱밑까지 두산을 쫓았다.
밀리던 와중에 추격을 알린 KIA의 기세가 조금 더 우위처럼 보였다. 그 미세한 공기의 흐름이 6회초에도 이어졌다. 2사 후 곽빈을 3번째로 상대한 최형우 타석이었다. 올 시즌 나이를 잊은 맹활약을 보여주는 그는 1B1S에서 3구째 129㎞ 체인지업을 시원하게 밀어쳤다. 훨훨 날아간 타구가 좌측 담장 너머 관중석을 맞고 나오는 것처럼 보였다. 원정 응원석을 메운 KIA 팬들의 함성이 크게 울려퍼졌다.
하지만 심판 콜은 2루타였다. 담장 너머가 아닌 외야 담장 경계를 이루는 노란색 바를 맞고 안으로 들어왔다는 판정이었다. KIA는 곧바로 비디오 판정을 신청했다. 리플레이를 돌려본 결과 그 판정 그대로였다. 최형우의 타구는 노란색 바를 직격했고 2루타 판정에는 문제가 없었다.
잠실야구장 왼쪽 외야 노란색 바를 직격한 최형우의 타구. 사진=MBC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처 |
동점 홈런이 될 수도 있었던 타구가 2루타가 되면서 KIA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결국 김선빈이 뜬공에 그쳤고 간절했던 3-3 동점은 없던 일이 됐다.
공교롭게도 이 장면은 딱 이틀 전인 9일에도 연출됐다.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큼지막한 타구가 똑같이 노란색 바를 맞추면서 홈런이 지워졌다. 당시 심판들의 최초 판정은 홈런이었으나 판독 결과 2루타로 정정된 바 있다.
KIA 입장에서는 불운이다. 비거리가 조금만 더 나왔다면 그대로 홈런이 됐을테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그렇게 KIA의 추격은 마무리됐고 간절했던 스윕승은 완성되지 못했다. KIA에는 공포의 ‘노란 바’나 다름 없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