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스토리] 제레미 린도 드래프트되지 않았다...이현중, 지명되지 않아도 포기 말아야

이현중

제레미 린은 하버드대 농구팀에서 뛰었다. 그곳에서 엄청난 기록을 세웠지만, NBA 스카우트들은 그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NBA 드래프트 신청을 했지만, 어느 팀도 그를 불러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았다. NBA 진출의 기회를 잡기 위해 하부리그인 NBA G 리그에 뛰어들었다. 그는 펄펄 날았다. 평균 21.5점, 6.0어시스트, 5.5리바운드, 3.5 가로채기를 기록하자 NBA 구단들이 주목했다.

마침내 댈러스 매버릭스의 서머 리그에 초청됐다. 이 기회를 린은 놓치지 않았다. 후에 슈퍼스타가 된 존 월과 대등한 승부를 보여주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그를 잡았다. 그렇게 린은 2010년 꿈에 그리던 NBA 무대에 서게 됐다.

NBA의 벽은 역시 높았다. 출전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뉴욕 닉스에서는 방출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주전의 부상으로 얻은 기회를 잡은 경기에서 엄청난 활약을 하면서 생존했다. 이후 9경기에서 평균 25점, 9.5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특히, 코비 브라이언트와의 맞대결에서 38점을 넣는 괴력을 보이며 ‘린세너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시즌 후 뉴욕은 자유계약 신분이 된 그를 잡으려 했으나 다른 선수들의 높은 연봉 때문에 무산됐다. 린은 휴스턴 로키츠와 3년 2510만 달러에 계약했다. 휴스턴에서 그는 동양계 가드로는 최초로 주전으로 활약했다. 언드래프트된 설움을 말끔히 씻은 것이다.

린 이외에도 드래프트되지 않고 NBA에서 스타가 된 선수는 적지 않다.

우도니스 하슬렘은 19년째 마이애미 히트에서 뛰고 있다. 오클라호마 주립대 출신인 존 스탁스는 드래프트되지 않고 골든스테이트에서 1년간 뛴 후 해외 리그로 진출했다. 이후 NBA에 복귀한 그는 뉴욕 닉스에서 만개했다. 1991년부터 1998년까지 평균 14.1득점, 4.0어시스트, 2.7리바운드, 1.2스틸을 기록했다.

세르비아 출신 니콜라 요키치는 2014년 41번째로 덴버 너기츠에 지명됐다. 당시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NBA 정규 시즌 MVP에 선정됐다. 그리고 그는 올여름 덴버와 5년 2억7천만 달러라는 슈퍼맥시멈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않더라도, 후 순위로 지명됐어도 얼마든지 NBA에서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들이다.

이현중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NBA 입성을 노리고 있다. 그는 다음 달 개최되는 2022 NBA 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금으로서는 지명될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 미국 매체들이 예상한 지명 명단에 이현중의 이름은 없다.

그러나, 이현중은 일부 구단이 실시한 일종의 ‘쇼케이스’에 참가하며 자신을 홍보하고 있다.

지명받을 수도 있고, 탈락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결코 좌절할 필요는 없다. 드래프트 후에도 구단들이 실시하는 ‘쇼케이스’를 통해 얼마든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G 리그에 뛰어들 수도 있다.

이현중이 ‘제2의 린’ 또는 ‘제2의 스탁스’가 되지 말하는 법은 없다. 지금은 옆을 보지 말고 앞만 보고 가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