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전 살라 분장 팬의 반전 "리버풀 팬으로 손흥민 열렬히 응원했다" [춘추 인터뷰]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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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6
-6월 14일 이집트전, 슈퍼스타 모하메드 살라 공백 메운 팬의 이야기
-"반응이 이토록 뜨거운 줄 몰랐어···호응해주신 많은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
-"살라 팬 아냐···리버풀 팬으로 2021-2022시즌엔 살라 외 선수가 골 넣어주길 바랐다"
-"군 복무 시절 적금으로 축구 현장 찾고 있다"
-"색다른 방식으로 축구 즐기면 소중한 추억으로 돌아온다"6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축구 대표팀과 이집트의 평가전에서 축구 팬들의 눈을 사로잡은 육청호 씨(사진 왼쪽), 김지호 씨(사진=육청호 씨 제공)
[스포츠춘추]
6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축구 대표팀과 이집트의 평가전을 찾은 관중은 59,172명이었다.
수만 관중에게 손흥민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두 팬이 있다. 모하메드 살라의 분장을 하고 이집트전을 관전한 육청호 씨(23)시다. 육 씨 옆엔 파라오 분장을 한 팬도 있었다. 그는 육 씨와 절친한 사이인 김지호 씨(22)였다. 둘은 이집트와의 경기 전부터 수많은 팬에게 사진 촬영 요청을 받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살라와 파라오는 이를 거부하지 않았다. 경기 전 전광판에 자신들이 나왔을 땐 흥겨움을 더하며 팬들의 큰 호응을 끌어냈다.
스포츠춘추가 이집트 간판스타 살라의 공백을 메운 특별한 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반응이 이토록 뜨거운 줄 몰랐어···호응해주신 많은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육청호 씨는 한국 축구 대표팀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현장을 찾는 축구 팬이다(사진=육청호 씨 제공)
6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엔 슈퍼스타 손흥민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이가 있었습니다. 모하메드 살라 분장을 하고 경기장을 찾은 팬이었는데요. 그 주인공이지 않습니까.
반응이 이토록 뜨거운 줄 몰랐습니다(웃음). 많은 분이 흥겹게 반응해주셔서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살라 분장을 한 계기가 있습니까.
다들 제 옆에 파라오 분장을 한 친구를 보셨을 겁니다. 그 친구와 이집트와의 평가전이 잡힌 날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살라가 당연히 올 줄 알았죠(웃음).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과 공동 득점왕에 오른 살라 아닙니까. 두 선수의 대결을 한국에서 본다는 게 흔한 기회가 아니잖아요. 더 재밌게 즐기고 싶었습니다.
살라의 팬이군요.
살라의 팬은 아닙니다. 리버풀을 좋아해요. 2021-2022시즌엔 살라를 응원하지 않았습니다. 손흥민과 득점왕 경쟁을 벌였잖아요. 사디오 마네나 디에고 조타 등 다른 공격수가 골을 넣어서 이기길 바랐죠. 한국에서 대결을 벌인다면 손흥민이 살라를 압도하는 걸 보고 싶었어요. 살라에게 위로를 전하고자 분장을 했던 건데 조금 아쉽습니다.
이집트전 이전 살라의 결장 소식을 전해 듣지 않았습니까.
살라의 결장 소식이 전해지고 살짝 고민했습니다. 살라가 한국을 방문하지 않는 데 분장이 큰 의미가 있을까 싶었죠. 이집트와의 경기 하루 전엔 취소 표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살라, 파라오 분장하고 경기장을 찾는 것만으로 몇몇 분에겐 큰 웃음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했죠. 경기장에 도착한 순간부터 많은 분이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사진 촬영 요청도 많이 받지 않았습니까.
모르는 분들에게 사진 촬영 요청을 받았어요. 저는 유명인이 아닙니다. 친구와 "살면서 이런 일이 또 있을까"란 얘기를 주고받았죠(웃음).
"색다른 방식으로 축구를 즐기면 소중한 추억으로 돌아온다"
육청호 씨(사진 맨 오른쪽)과 김지호 씨(사진 맨 왼쪽)는 6월 14일 많은 축구 팬에게 사진 촬영 요청을 받았다(사진=육청호 씨 제공)
원래 축구를 좋아합니까.
열렬한 팬이죠. 아버지께서 축구를 아주 좋아하세요. 어릴 적부터 축구는 가장 친한 친구였습니다. 대학 전공도 사회체육학이에요. 입대 전엔 영국 여행을 가서 EPL을 직관했습니다. 2019-2020시즌이었죠. 토트넘 홋스퍼와 애스턴 빌라의 경기였는데 손흥민이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의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손흥민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 경기였죠.
대표팀 경기 직관도 자주 하는 편입니까.
코로나19 시대가 지난 이후엔 가능하면 현장을 찾고 있습니다. 3월 24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 이란과의 홈경기, 6월 2일 브라질과의 평가전, 6월 6일 파라과이전 등을 현장에서 봤죠. 군 복무 시절 적금을 축구 보는 데 쓰고 있어요. 이집트전에서 소중한 추억을 선물 받아 다음엔 무엇으로 보답해야 하나 싶습니다(웃음).
축구를 120% 즐긴다는 느낌입니다. 축구를 더 재밌게 즐기는 방법이 있습니까.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한국엔 축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분이 많아요. 매주 K리그 현장을 찾는 분이 수두룩하죠. 그런 분들과 비교하면 저의 축구 열정은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분장하고 경기장을 찾은 것도 이집트전이 처음이었고요. 한 가지 느낀 건 이전과 색다른 방법으로 축구를 즐기면 더 큰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겁니다. 큰 관심을 보내주신 분들에게 이 얘길 꼭 전하고 싶어요.
네.
다시 한 번 큰 관심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에게 관심받는 날이 또 있을까 싶어요. 승패를 떠나서 소중한 추억이 남았습니다. 축구 자체를 즐기는 문화가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더 흥겹게 축구를 즐기겠습니다. 다음에도 꼭 함께해요.
-"반응이 이토록 뜨거운 줄 몰랐어···호응해주신 많은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
-"살라 팬 아냐···리버풀 팬으로 2021-2022시즌엔 살라 외 선수가 골 넣어주길 바랐다"
-"군 복무 시절 적금으로 축구 현장 찾고 있다"
-"색다른 방식으로 축구 즐기면 소중한 추억으로 돌아온다"6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축구 대표팀과 이집트의 평가전에서 축구 팬들의 눈을 사로잡은 육청호 씨(사진 왼쪽), 김지호 씨(사진=육청호 씨 제공)
[스포츠춘추]
6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축구 대표팀과 이집트의 평가전을 찾은 관중은 59,172명이었다.
수만 관중에게 손흥민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두 팬이 있다. 모하메드 살라의 분장을 하고 이집트전을 관전한 육청호 씨(23)시다. 육 씨 옆엔 파라오 분장을 한 팬도 있었다. 그는 육 씨와 절친한 사이인 김지호 씨(22)였다. 둘은 이집트와의 경기 전부터 수많은 팬에게 사진 촬영 요청을 받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살라와 파라오는 이를 거부하지 않았다. 경기 전 전광판에 자신들이 나왔을 땐 흥겨움을 더하며 팬들의 큰 호응을 끌어냈다.
스포츠춘추가 이집트 간판스타 살라의 공백을 메운 특별한 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반응이 이토록 뜨거운 줄 몰랐어···호응해주신 많은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육청호 씨는 한국 축구 대표팀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현장을 찾는 축구 팬이다(사진=육청호 씨 제공)
6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엔 슈퍼스타 손흥민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이가 있었습니다. 모하메드 살라 분장을 하고 경기장을 찾은 팬이었는데요. 그 주인공이지 않습니까.
반응이 이토록 뜨거운 줄 몰랐습니다(웃음). 많은 분이 흥겹게 반응해주셔서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살라 분장을 한 계기가 있습니까.
다들 제 옆에 파라오 분장을 한 친구를 보셨을 겁니다. 그 친구와 이집트와의 평가전이 잡힌 날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살라가 당연히 올 줄 알았죠(웃음).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과 공동 득점왕에 오른 살라 아닙니까. 두 선수의 대결을 한국에서 본다는 게 흔한 기회가 아니잖아요. 더 재밌게 즐기고 싶었습니다.
살라의 팬이군요.
살라의 팬은 아닙니다. 리버풀을 좋아해요. 2021-2022시즌엔 살라를 응원하지 않았습니다. 손흥민과 득점왕 경쟁을 벌였잖아요. 사디오 마네나 디에고 조타 등 다른 공격수가 골을 넣어서 이기길 바랐죠. 한국에서 대결을 벌인다면 손흥민이 살라를 압도하는 걸 보고 싶었어요. 살라에게 위로를 전하고자 분장을 했던 건데 조금 아쉽습니다.
이집트전 이전 살라의 결장 소식을 전해 듣지 않았습니까.
살라의 결장 소식이 전해지고 살짝 고민했습니다. 살라가 한국을 방문하지 않는 데 분장이 큰 의미가 있을까 싶었죠. 이집트와의 경기 하루 전엔 취소 표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살라, 파라오 분장하고 경기장을 찾는 것만으로 몇몇 분에겐 큰 웃음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했죠. 경기장에 도착한 순간부터 많은 분이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사진 촬영 요청도 많이 받지 않았습니까.
모르는 분들에게 사진 촬영 요청을 받았어요. 저는 유명인이 아닙니다. 친구와 "살면서 이런 일이 또 있을까"란 얘기를 주고받았죠(웃음).
"색다른 방식으로 축구를 즐기면 소중한 추억으로 돌아온다"
육청호 씨(사진 맨 오른쪽)과 김지호 씨(사진 맨 왼쪽)는 6월 14일 많은 축구 팬에게 사진 촬영 요청을 받았다(사진=육청호 씨 제공)
원래 축구를 좋아합니까.
열렬한 팬이죠. 아버지께서 축구를 아주 좋아하세요. 어릴 적부터 축구는 가장 친한 친구였습니다. 대학 전공도 사회체육학이에요. 입대 전엔 영국 여행을 가서 EPL을 직관했습니다. 2019-2020시즌이었죠. 토트넘 홋스퍼와 애스턴 빌라의 경기였는데 손흥민이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의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손흥민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 경기였죠.
대표팀 경기 직관도 자주 하는 편입니까.
코로나19 시대가 지난 이후엔 가능하면 현장을 찾고 있습니다. 3월 24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 이란과의 홈경기, 6월 2일 브라질과의 평가전, 6월 6일 파라과이전 등을 현장에서 봤죠. 군 복무 시절 적금을 축구 보는 데 쓰고 있어요. 이집트전에서 소중한 추억을 선물 받아 다음엔 무엇으로 보답해야 하나 싶습니다(웃음).
축구를 120% 즐긴다는 느낌입니다. 축구를 더 재밌게 즐기는 방법이 있습니까.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한국엔 축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분이 많아요. 매주 K리그 현장을 찾는 분이 수두룩하죠. 그런 분들과 비교하면 저의 축구 열정은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분장하고 경기장을 찾은 것도 이집트전이 처음이었고요. 한 가지 느낀 건 이전과 색다른 방법으로 축구를 즐기면 더 큰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겁니다. 큰 관심을 보내주신 분들에게 이 얘길 꼭 전하고 싶어요.
네.
다시 한 번 큰 관심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에게 관심받는 날이 또 있을까 싶어요. 승패를 떠나서 소중한 추억이 남았습니다. 축구 자체를 즐기는 문화가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더 흥겹게 축구를 즐기겠습니다. 다음에도 꼭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