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신드롬’ PGA투어 강타…우즈 소환시킨 20세 신동
토토군
0
53
0
2022.10.11
21세 이전에 2승…우즈보다 빨라
그린적중률 전체 1위 '컴퓨터 아이언'
피 말리는 접전에도 끄덕없는 '강철심장'
드라이버 비거리 늘리면 '화룡점정'프레지던츠컵에서 최연소 선수로 맹활약했던 김주형. 빅게임을 즐길 줄아는 두둑한 배짱이 인상적이다./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6월의 김주형과 10월의 김주형은 전혀 다른 사람이다. 불과 4개월 사이에 김주형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가장 핫한 ‘라이징 스타’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7월 스코티시 제네시스 오픈 3위, 로켓모기지 클래식 7위, 8월 윈덤챔피언십 우승, 9월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대표로 활약, 그리고 10일 슈라이너스 칠드런오픈 우승…. 지난 여름에야 PGA 투어에서 뛰기 시작한 김주형의 상승세는 보는 이들이 따라잡지 못할 만큼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제 ‘아시아에서 온 어린 유망주’에서 ‘PGA투어의 새로운 기록을 써가는 무서운 20대스타’로 위상이 급상승했다. 김주형은 10대 시절부터 아시아와 호주 등 해외투어에서 갈고 닦은 풍부한 경험과 유창한 영어실력, 어떤 코스에서도 위축되지 않는 뛰어난 코스매니지먼트와 정교함, 위기나 승부처에서 흔들리지 않는 강한 멘탈까지 도저히 스무살 선수라고 믿기지 않는 덕목을 모두 갖췄다.
김주형이 우즈보다 빠른 나이에 두번째 우승을 거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AP
▶주무기는 컴퓨터 아이언샷=10일 끝난 슈라이너스 칠드런스오픈에서 김주형은 72홀 노보기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PGA투어 사상 3번째로 나온 진기록이다. 컨디션이 좋지않아 제대로 연습라운드를 돌지도 못했지만 김주형은 이 코스의 공략법을 간파하고 대회를 치렀다. 2022-2023시즌 첫 출전 대회에서 김주형은 그린적중률 87.5%로 전체 1위에 올랐다. 모두 72차례의 그린공략기회에서 63차례 성공했고 이는 많은 버디와 이글 기회로 이어졌다. 현지에서도 김주형을 플러셔(Flusher·임팩트가 뛰어난 선수)라고 표현하며 그린 근처에서의 숏게임에 뛰어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 원천이 정교한 아이언샷이다.
▶우승의 필수덕목 ‘몰아치기’=투어에서 우승을 하려면 하루 이틀은 몰아치며 타수를 줄일 수 있어야한다. 안정된 플레이로 3,4언더를 꾸준히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순위를 우승권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선 버디를 계속 만들어낼 줄 알아야한다. 김주형은 윈덤챔피언십 4라운드와 이번 대회 3라운드에서 모두 9언더를 치며 우승컵에 다가설 수 있었다.
▶‘스릴’을 즐기는 강철멘탈=윈덤챔피언십 당시 김주형은 역대 두번째로 어린 나이에 우승을 차지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지만, 또 다른 이슈는 1라운드 1번홀 쿼드러플 보기를 하고 우승했다는 것이었다. 투어가 데이터를 기록하기 시작한 이후 대회 첫홀 쿼드러플 보기 후 우승한 건 김주형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김주형은 그러나 그 라운드를 3언더로 마쳤고, 다음날 6타를 줄이는 등 흔들림이 없었다. 최연소 선수로 나섰던 프레지던츠컵에서도 하루 2승을 거두는 등 아무리 빅게임이라도 긴장하는 법이 없었다.
김주형(왼쪽)과 임성재 [AP]
▶치솟는 랭킹=김주형의 상승세는 세계랭킹이 잘 말해준다. 지난해 말까지 127위였던 김주형은 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2개 대회에서 우승과 공동 2위를 차지하며 89위로 100위 이내에 진입했다. 7월 스코티시오픈 3위를 차지하며 39위로 ‘톱50’ 벽을 깬 김주형은 지난 시즌 마지막 페덱스컵 시리즈를 치르며 19위까지 올랐다. 그리고 이번 우승으로 1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한국선수는 물론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게 됐다. 마스터스 챔피언 출신 마쓰야마 히데키가 19위, 임성재가 20위다. 대회 하나를 치르고 페덱스컵포인트 3위, 상금랭킹 3위에 올라서며 올시즌 활약을 기대케하고 있다.
▶드라이버 비거리만 좀 더 늘리면?=김주형의 비거리가 짧은 편은 아니다. 코리안투어에서 뛰던 지난해 평균 294야드로 12위였다. 그러나 비거리 괴물들이 득실대는 PGA투어는 상황이 다르다. 김주형에게 우승컵을 내줬던 패트릭 캔틀레이가 331.4야드로 3위인 반면 김주형은 298.5야드로 128위였다. 거의 약점이 없는 김주형에게 비거리까지 더해진다면 그 위력은 배가될 것이다. 김주형은 대신 정교하다. 페어웨이 적중률이 5위다.
▶한국남자골프 전성기의 도화선되나=올시즌 한국남자골퍼들의 활약은 심상치않다. 신인왕 출신 임성재가 건재한데다 김시우 이경훈이 꾸준히 상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루키 김성현도 벌써 투어 적응을 마치고 안정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여기에 압도적인 임팩트를 보이는 김주형까지 가세하면서 PGA투어의 새로운 파워그룹을 형성하게 됐다. 김성현을 제외하고는 모두 같은 후원사(CJ)소속인데다 나이도 비슷해 서로 좋은 경쟁자이자 격려를 주고받는 우군이 되어 주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선구자 최경주는 사실상 혈혈단신 투어에서 입지를 다졌고, 우즈를 꺾었던 양용은이나 배상문 등은 꾸준함이 부족했다. 그러나 김주형 임성재 김시우 이경훈 등 투어 우승을 맛본 선수들이 4명이나 되고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김성현까지 가세해 한국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장 어린 김주형이 앞서나가고 있다는 것은 형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스무살인 김주형의 능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그의 샷 하나, 그가 나서는 대회 하나하나가 이제 많은 골프팬들에겐 놓칠 수 없는 블록버스터가 될 것 같다.
그린적중률 전체 1위 '컴퓨터 아이언'
피 말리는 접전에도 끄덕없는 '강철심장'
드라이버 비거리 늘리면 '화룡점정'프레지던츠컵에서 최연소 선수로 맹활약했던 김주형. 빅게임을 즐길 줄아는 두둑한 배짱이 인상적이다./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6월의 김주형과 10월의 김주형은 전혀 다른 사람이다. 불과 4개월 사이에 김주형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가장 핫한 ‘라이징 스타’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7월 스코티시 제네시스 오픈 3위, 로켓모기지 클래식 7위, 8월 윈덤챔피언십 우승, 9월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대표로 활약, 그리고 10일 슈라이너스 칠드런오픈 우승…. 지난 여름에야 PGA 투어에서 뛰기 시작한 김주형의 상승세는 보는 이들이 따라잡지 못할 만큼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제 ‘아시아에서 온 어린 유망주’에서 ‘PGA투어의 새로운 기록을 써가는 무서운 20대스타’로 위상이 급상승했다. 김주형은 10대 시절부터 아시아와 호주 등 해외투어에서 갈고 닦은 풍부한 경험과 유창한 영어실력, 어떤 코스에서도 위축되지 않는 뛰어난 코스매니지먼트와 정교함, 위기나 승부처에서 흔들리지 않는 강한 멘탈까지 도저히 스무살 선수라고 믿기지 않는 덕목을 모두 갖췄다.
김주형이 우즈보다 빠른 나이에 두번째 우승을 거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AP
▶주무기는 컴퓨터 아이언샷=10일 끝난 슈라이너스 칠드런스오픈에서 김주형은 72홀 노보기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PGA투어 사상 3번째로 나온 진기록이다. 컨디션이 좋지않아 제대로 연습라운드를 돌지도 못했지만 김주형은 이 코스의 공략법을 간파하고 대회를 치렀다. 2022-2023시즌 첫 출전 대회에서 김주형은 그린적중률 87.5%로 전체 1위에 올랐다. 모두 72차례의 그린공략기회에서 63차례 성공했고 이는 많은 버디와 이글 기회로 이어졌다. 현지에서도 김주형을 플러셔(Flusher·임팩트가 뛰어난 선수)라고 표현하며 그린 근처에서의 숏게임에 뛰어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 원천이 정교한 아이언샷이다.
▶우승의 필수덕목 ‘몰아치기’=투어에서 우승을 하려면 하루 이틀은 몰아치며 타수를 줄일 수 있어야한다. 안정된 플레이로 3,4언더를 꾸준히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순위를 우승권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선 버디를 계속 만들어낼 줄 알아야한다. 김주형은 윈덤챔피언십 4라운드와 이번 대회 3라운드에서 모두 9언더를 치며 우승컵에 다가설 수 있었다.
▶‘스릴’을 즐기는 강철멘탈=윈덤챔피언십 당시 김주형은 역대 두번째로 어린 나이에 우승을 차지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지만, 또 다른 이슈는 1라운드 1번홀 쿼드러플 보기를 하고 우승했다는 것이었다. 투어가 데이터를 기록하기 시작한 이후 대회 첫홀 쿼드러플 보기 후 우승한 건 김주형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김주형은 그러나 그 라운드를 3언더로 마쳤고, 다음날 6타를 줄이는 등 흔들림이 없었다. 최연소 선수로 나섰던 프레지던츠컵에서도 하루 2승을 거두는 등 아무리 빅게임이라도 긴장하는 법이 없었다.
김주형(왼쪽)과 임성재 [AP]
▶치솟는 랭킹=김주형의 상승세는 세계랭킹이 잘 말해준다. 지난해 말까지 127위였던 김주형은 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2개 대회에서 우승과 공동 2위를 차지하며 89위로 100위 이내에 진입했다. 7월 스코티시오픈 3위를 차지하며 39위로 ‘톱50’ 벽을 깬 김주형은 지난 시즌 마지막 페덱스컵 시리즈를 치르며 19위까지 올랐다. 그리고 이번 우승으로 1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한국선수는 물론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게 됐다. 마스터스 챔피언 출신 마쓰야마 히데키가 19위, 임성재가 20위다. 대회 하나를 치르고 페덱스컵포인트 3위, 상금랭킹 3위에 올라서며 올시즌 활약을 기대케하고 있다.
▶드라이버 비거리만 좀 더 늘리면?=김주형의 비거리가 짧은 편은 아니다. 코리안투어에서 뛰던 지난해 평균 294야드로 12위였다. 그러나 비거리 괴물들이 득실대는 PGA투어는 상황이 다르다. 김주형에게 우승컵을 내줬던 패트릭 캔틀레이가 331.4야드로 3위인 반면 김주형은 298.5야드로 128위였다. 거의 약점이 없는 김주형에게 비거리까지 더해진다면 그 위력은 배가될 것이다. 김주형은 대신 정교하다. 페어웨이 적중률이 5위다.
▶한국남자골프 전성기의 도화선되나=올시즌 한국남자골퍼들의 활약은 심상치않다. 신인왕 출신 임성재가 건재한데다 김시우 이경훈이 꾸준히 상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루키 김성현도 벌써 투어 적응을 마치고 안정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여기에 압도적인 임팩트를 보이는 김주형까지 가세하면서 PGA투어의 새로운 파워그룹을 형성하게 됐다. 김성현을 제외하고는 모두 같은 후원사(CJ)소속인데다 나이도 비슷해 서로 좋은 경쟁자이자 격려를 주고받는 우군이 되어 주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선구자 최경주는 사실상 혈혈단신 투어에서 입지를 다졌고, 우즈를 꺾었던 양용은이나 배상문 등은 꾸준함이 부족했다. 그러나 김주형 임성재 김시우 이경훈 등 투어 우승을 맛본 선수들이 4명이나 되고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김성현까지 가세해 한국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장 어린 김주형이 앞서나가고 있다는 것은 형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스무살인 김주형의 능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그의 샷 하나, 그가 나서는 대회 하나하나가 이제 많은 골프팬들에겐 놓칠 수 없는 블록버스터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