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선수비 후역습+후반 승부수, 경남을 PO로 이끈 '설사커'의 지략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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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5
(베스트 일레븐=창원)
수비에 치중하겠다는 설기현 경남 FC 감독의 말처럼 펼쳐진 경기였다. 어쨌든 패해서는 안 된다는 데 중점을 두고, 결정적 한 방을 날리겠다는 그의 지략이 제대로 먹힌 승부였다.
설 감독이 이끄는 경남은 15일 오후 3시 창원축구센터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2 최종라운드 안양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경남은 후반 31분 이광진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에 힘입어 난적 안양을 잡고 승점 3점을 추가했다.
승점 2점차로 충남아산을 따돌리고 플레이오프 순위인 5위에 랭크된 경남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초반부터 강공을 걸어 안양을 무너뜨리고 빠르게 5위행을 확정짓는 것, 아니면 비겨도 안양이 20득점 이상 올려야 순위가 뒤집히는 상황을 이용해 수비에 무게를 두고 한 방 축구를 한다는 것이다. 설 감독은 후자를 택했다. 실제 경기를 앞두고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수비에 치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이를 위해 특별히 훈련까지 했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더 유효한 득점 상황을 만든 팀은 분명 원정팀 안양이었다. 안양 핵심 공격형 미드필더 백성동은 전반 26분 골대를 맞추는 중거리슛을 시도하는가 하면, 후반 7분에는 종이 한 장 차이로 비켜나가는 왼발 땅볼 중거리슛으로 친정팀에 자비없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44분에는 주현우가 올린 프리킥이 조나탄의 골문 앞 밀어넣기로 골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 나왔으나, 오프사이드 판정 때문에 인정받지 못했다. 우측 날개 아코스티의 날카로운 크로스로 경남 수비진을 수 차례 위협했으나 역시 결정적 한 방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골운이 따르지 않은 안양이다.
경남은 파고를 넘어 후반 중반이 되어서야 승부를 걸었다. 전반 내내 고군분투하는 티아고에게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카스트로와 고경민을 투입했으며, 패스 줄기가 좋은 이광진까지 투입해 공격에 힘을 실었다. 그리고 이 판단은 제대로 적중했다. 후반 31분 안양 진영 중앙에서 이광진이 절묘하게 니어 포스트로 감아찬 프리킥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골문과 다소 거리가 있는 위치였기에 안양 수비진이 문앞에 붙이는 세트 피스를 예상했으나, 이광진이 그 허를 찌른 것이다. 그리고 이 프리킥 득점 경남의 준플레이오프행을 확정짓는 천금같은 골이 됐다.
한편 설 감독은 동시간에 벌어지고 있던 충남아산과 광주의 경기를 신경쓰면서 안양전을 치렀다. 설 감독은 시시각각 변하는 두 경기의 스코어를 십분 이용해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뜻을 보였는데, 결과적으로 이 노림수도 적중했다. 이광진의 이 골은 경남의 사기를 드높임은 물론 무조건 광주를 꺾고 하늘에 운명을 맡겨야 했던 충남아산 선수들의 힘을 빼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