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간절한 기성용 "남은 시간 많지 않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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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8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그땐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2022 FA컵 결승전 1차전을 마친 뒤 기성용(33)은 지난 날을 떠올렸다.
기성용이 입단 3년 차였던 2008년 FC서울은 K리그를 호령했고, 수원 삼성과 결승전을 치렀다.
서울은 1차전을 1-1로 비긴 뒤, 2차전에서 1-2로 무릎을 꿇어 우승을 수원에 내줬다. 기성용의 커리어 첫 번째 준우승이다.
기성용은 2009년 시즌을 마치고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했다.
기성용이 생각했던 대로 기성용과 서울은 '잘 나갔다'. 기성용은 2010-11시즌 셀틱 소속으로 스코티시 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2011-12시즌엔 스코티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만끽했다. 이후엔 스완지시티로 옮겨 2012-13시즌 리그컵에서 우승했다.
동시에 FC서울은 2010년 K리그에서 정상에 오른 뒤, 2012시즌 다시 한 번 리그를 제패했다.
하지만 기성용의 우승은 2012-13시즌 리그컵이 마지막이었다. 2013-14시즌 선덜랜드에선 리그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시티에 무릎을 꿇었다. 스완지, 뉴캐슬, 마요르카를 거쳐 2020년 돌아온 서울은 기성용이 어린 시절 뛰었던 그 팀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2020년 9위, 지난 시즌 7위에 머물렀고 이번 시즌엔 승강 플레이오프로 떨어질 위기를 겪는 수난 속에 가까스로 9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번 FA컵 결승전은 서울에선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기회였다. 기성용에게는 유독 남달랐던 이유다.
기성용은 "프로에 와서 스코틀랜드에서 우승했고 영국에서도 리그컵 우승을 했는데 아직 FC서울에선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이 없어서 개인적으론 아쉬운 마음이 있다. 어렸을 때 우승할 기회가 있었는데 우승하지 못해서 지금도 많이 아쉽다. 그땐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기회가 많이 올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개인적으론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FC서울이 내가 어렸을 때 있었던 때와 다른 환경에서 싸워 왔기 때문에, 지금이 가장 좋은 우승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 선발 출전한 기성용은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외에도 전북의 강한 압박을 가볍게 벗겨내는가 하면 특유의 정확한 패스를 활용해 서울 공격을 이끌었다. 서울은 전력이 떨어진다는 열세를 딛고 전북과 2-2로 비겼다.
기성용은 "그렇다고 해서 너무 부담을 갖거나, 억지로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오늘처럼 편하게 2차전을 임할 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기성용의 마지막 도전엔 국가대표에서 함께 했던 절친한 친구들이 큰 힘이다. 이청용은 울산에서 리그 우승과 함께 이번 시즌 MVP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제주 소속 구자철은 리그 최종전에서 득점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기성용은 "친구들이 K리그에서 뛰다 보니 서로 안부를 묻게 된다. 내가 가장 축구 선수로 좋아하고 친구로서 좋아하는 이청용이 MVP를 타게 되어 개인적으로 기쁘다. 자철이도 골을 넣고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하게 되어 기뻤다. 내가 우승에서 같이 올 시즌을 좋게 마무리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며 "앞으로 청용이도 자철이도 나도 K리그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우리가 언제까지 필드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기에 있을 때까진 서로 힘이 되어주고 언제나 후배들이나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은 오는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FA컵 결승 2차전에 나선다. 서울과 기성용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이기도 하다.
"오늘도 많은 분들이 오셨고 열정적으로 응원해 주셔서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리그에서 팬들에게 기쁨을 주는 날보다 힘겨운 시간들이 많았는데 선수들이 마지막 경기를 최선을 다해 준비할 때 수호신 분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 전북과 경기에서 올해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서 이번엔 원정이지만 전북을 잡아보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