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메이저 첫 남녀 결승 우승으로 장식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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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8
최정 2-0 꺾고 삼성화재배 차지
바둑 역사상 첫 남녀 결승전의 주인공은 신진서(22) 9단이었다. 신진서는 8일 한국기원서 벌어진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 제2국서 ‘여제(女帝) 최정(26) 9단을 184수 만에 백 불계로 제압, 전날 흑번 승리에 이어 2대0의 전적으로 완봉 우승했다.
35개월 연속 국내 톱랭커로 군림 중인 신진서와, 108개월 째 여자 1위를 지켜온 최정 간의 결승 2국은 역전을 거듭한 명승부였다. 초반 우하귀 전투는 흑의 실리, 백의 세력으로 팽팽하게 출발했다. 백은 우변 대마를 타개하면서 우세를 잡았지만 중원에서 판단 착오를 범하면서 역전. 최후의 전장이 된 좌하 전투에서 잡혔던 백돌이 살아가자 흑의 승률이 10%대로 떨어졌다.
최정과 벌인 2022 삼성화재배 결승서 2대0으로 승리, 우승한 신진서 9단.
세계 메이저 바둑대회 34년 역사상 처음 결승 무대에 오른 최정은 그래도 한 점, 한 점 혼신의 힘을 쏟으며 추격했으나 상대 기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계속된 장고로 시간까지 바닥나자 추격할 힘을 잃고 돌을 거뒀다. 둘 간의 상대전적은 6대0으로 벌어졌다.
신진서는 이날 승리로 여러가지 값진 기록을 양산했다. 우선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던 삼성화재배 첫 우승이 꼽힌다. 2020년 커제에게 ‘마우스 오작동’ 사건으로 우승을 내주었고, 지난해엔 박정환에게 1대2로 역전패했다. “지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대로 이번 결승에선 신중한 운영 끝에 2전3기를 이뤄냈다.
이번 우승으로 신진서의 총 우승 회수는 28회, 보유 중인 국내외 타이틀 수는 8개가 됐다. 세계 메이저 우승 회수도 4회로 늘어났고 현역 3관왕(LG배·춘란배·삼성화재배)으로 올라섰다.
여자기사 최초로 세계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올랐던 최정 9단.
세계 메이저 3관왕이 출현한 것은 2019년 1월 커제가 제4회 바이링배를 제패했을 때 달성한 이후 거의 4년 만이다. 신진서는 현재 잉씨배 결승에도 올라 구리(5관왕 1회), 이창호(4관왕 2회)의 기록에도 도전 중이다. 다음 주 속행될 LG배에선 이 대회 최초의 연속 우승도 노리고 있다.
인공지능(AI)과 가장 친숙한 기사라고 해서 ‘신공지능’이란 별명으로 불린다. 이번 대회서도 몇 차례 AI조차 간과한 수를 들고나와 득점을 쌓았다. 공부량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특히 국제대회에서 강해 올해 들어서만 18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결승전이 벌어진 한국기원 대국장 광경. 신진서(왼쪽)와 최정이 5미터 간격을 두고 열전을 벌이고 있다.
최강의 프로답게 부(富)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이번 우승으로 신진서는 이세돌이 보유한 국내 기사 연간수입 1위 기록(14억 1000만원·2014년)을 사실상 경신했다. 현재 신진서가 확보한 액수는 이보다 불과 1600여만원 적은데, 연말까지 잔여대국 수입으로 충분히 뛰어 넘는다고 한국기원 관계자가 밝히고 있다.
비록 마지막 결승 고비는 못 넘었지만 최정의 분전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메이저 대회 본선 진출 3회에 그쳤던 최정은 국내외 강자들을 연거푸 꺾고 단숨에 결승무대까지 뛰어올라 여성 바둑사에 신기원을 세웠다. 최정의 현재 전체 랭킹은 27위로, 내달 발표 때는 20위 이내 진입이 유력하다. 지금까지 개인 최고 랭킹은 지난 2020년 6월 기록한 16위였다.
결승 2국에 앞서 나란히 서서 파이팅을 외치는 최정(왼쪽)과 신진서. /사진 제공=한국기원
2010년 14세에 입단한 최정은 어릴 때부터 남자 기사에게 지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꼬마로 유명했다. 도장 남자 동료들 틈에서 축구를 해도 악착같이 뛰곤 했다. 2016년 중국이 주최했던 신아오배(메이저급 국제대회) 때는 상대적으로 훨씬 수월한 여성부 예선을 마다하고 일반부에 출전, 큰 화제를 뿌렸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 1위 기전 기성(棋聖) 보유자 이치리키, 중국 간판 중 한 명인 양딩신에 이어 한국 2위 변상일을 연파하자 기자들이 소감을 묻었다. 최정의 웃음섞인 답변은 “내가 미쳤나봐요”였다. 쾌활함과 진지함을 겸비한 최정이 우승보다 더 값진 역사를 남겼다.
바둑 역사상 첫 남녀 결승전의 주인공은 신진서(22) 9단이었다. 신진서는 8일 한국기원서 벌어진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 제2국서 ‘여제(女帝) 최정(26) 9단을 184수 만에 백 불계로 제압, 전날 흑번 승리에 이어 2대0의 전적으로 완봉 우승했다.
35개월 연속 국내 톱랭커로 군림 중인 신진서와, 108개월 째 여자 1위를 지켜온 최정 간의 결승 2국은 역전을 거듭한 명승부였다. 초반 우하귀 전투는 흑의 실리, 백의 세력으로 팽팽하게 출발했다. 백은 우변 대마를 타개하면서 우세를 잡았지만 중원에서 판단 착오를 범하면서 역전. 최후의 전장이 된 좌하 전투에서 잡혔던 백돌이 살아가자 흑의 승률이 10%대로 떨어졌다.
최정과 벌인 2022 삼성화재배 결승서 2대0으로 승리, 우승한 신진서 9단.
세계 메이저 바둑대회 34년 역사상 처음 결승 무대에 오른 최정은 그래도 한 점, 한 점 혼신의 힘을 쏟으며 추격했으나 상대 기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계속된 장고로 시간까지 바닥나자 추격할 힘을 잃고 돌을 거뒀다. 둘 간의 상대전적은 6대0으로 벌어졌다.
신진서는 이날 승리로 여러가지 값진 기록을 양산했다. 우선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던 삼성화재배 첫 우승이 꼽힌다. 2020년 커제에게 ‘마우스 오작동’ 사건으로 우승을 내주었고, 지난해엔 박정환에게 1대2로 역전패했다. “지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대로 이번 결승에선 신중한 운영 끝에 2전3기를 이뤄냈다.
이번 우승으로 신진서의 총 우승 회수는 28회, 보유 중인 국내외 타이틀 수는 8개가 됐다. 세계 메이저 우승 회수도 4회로 늘어났고 현역 3관왕(LG배·춘란배·삼성화재배)으로 올라섰다.
여자기사 최초로 세계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올랐던 최정 9단.
세계 메이저 3관왕이 출현한 것은 2019년 1월 커제가 제4회 바이링배를 제패했을 때 달성한 이후 거의 4년 만이다. 신진서는 현재 잉씨배 결승에도 올라 구리(5관왕 1회), 이창호(4관왕 2회)의 기록에도 도전 중이다. 다음 주 속행될 LG배에선 이 대회 최초의 연속 우승도 노리고 있다.
인공지능(AI)과 가장 친숙한 기사라고 해서 ‘신공지능’이란 별명으로 불린다. 이번 대회서도 몇 차례 AI조차 간과한 수를 들고나와 득점을 쌓았다. 공부량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특히 국제대회에서 강해 올해 들어서만 18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결승전이 벌어진 한국기원 대국장 광경. 신진서(왼쪽)와 최정이 5미터 간격을 두고 열전을 벌이고 있다.
최강의 프로답게 부(富)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이번 우승으로 신진서는 이세돌이 보유한 국내 기사 연간수입 1위 기록(14억 1000만원·2014년)을 사실상 경신했다. 현재 신진서가 확보한 액수는 이보다 불과 1600여만원 적은데, 연말까지 잔여대국 수입으로 충분히 뛰어 넘는다고 한국기원 관계자가 밝히고 있다.
비록 마지막 결승 고비는 못 넘었지만 최정의 분전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메이저 대회 본선 진출 3회에 그쳤던 최정은 국내외 강자들을 연거푸 꺾고 단숨에 결승무대까지 뛰어올라 여성 바둑사에 신기원을 세웠다. 최정의 현재 전체 랭킹은 27위로, 내달 발표 때는 20위 이내 진입이 유력하다. 지금까지 개인 최고 랭킹은 지난 2020년 6월 기록한 16위였다.
결승 2국에 앞서 나란히 서서 파이팅을 외치는 최정(왼쪽)과 신진서. /사진 제공=한국기원
2010년 14세에 입단한 최정은 어릴 때부터 남자 기사에게 지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꼬마로 유명했다. 도장 남자 동료들 틈에서 축구를 해도 악착같이 뛰곤 했다. 2016년 중국이 주최했던 신아오배(메이저급 국제대회) 때는 상대적으로 훨씬 수월한 여성부 예선을 마다하고 일반부에 출전, 큰 화제를 뿌렸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 1위 기전 기성(棋聖) 보유자 이치리키, 중국 간판 중 한 명인 양딩신에 이어 한국 2위 변상일을 연파하자 기자들이 소감을 묻었다. 최정의 웃음섞인 답변은 “내가 미쳤나봐요”였다. 쾌활함과 진지함을 겸비한 최정이 우승보다 더 값진 역사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