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졌으면 피렐라가 싹쓸이"…5관왕 이정후, 나성범에게 질 수 없는 이유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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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3
▲ 이정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청담동, 김민경 기자] "올해 내가 졌다면 피렐라가 싹쓸이했을 거예요."
한국 최고 타자의 마음가짐인 걸까.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4)가 다음 시즌에도 5관왕 이상의 성적에 욕심을 냈다. "외국인 선수한테 질 수 없다"는 게 이정후의 설명이다. 이정후가 안타(193개), 타율(0.349), 출루율(0.421), 장타율(0.575), 타점(113개) 등 5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면, 위의 5개 부문 모두 2위에 머문 호세 피렐라(33, 삼성 라이온즈)에게 5관왕 타이틀을 내줄 뻔했다.
피렐라는 안타(192개), 타율(0.342), 출루율(0.411), 장타율(0.565), 타점(109개) 외에 득점(102, 1위)과 홈런(28개, 2위) 부문에서도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내내 이정후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였던 셈이다.
어쨌든 결과는 이정후의 완승이었다. 이정후는 2일 호텔리베라 청담 베르사이유홀에서 '2022 블루베리NFT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시상식에서 '최고의 선수상'을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다.
이정후는 KBO 정규시즌 MVP를 시작으로 올해 모든 시상식에서 대상을 휩쓸고 있다. 타격 5관왕이라는 업적은 동료 선수들도 인정할 만한 업적이다.
KIA 타이거즈 나성범(33)은 이날 '최고 타자상'을 받은 뒤 이정후를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나성범은 "내가 선배인데도 이정후는 배울 점이 많은 선수다. 영상을 보면서 많이 배우려 한다"면서도 "내년에는 (타격 타이틀을) 양보하면서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선배의 농담 섞인 당부에도 "양보는 절대 할 생각이 없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양보하지 않고 끝까지 경쟁할 것이다. 144경기가 끝나면 결과는 나올 것이다. 끝까지 무조건 경쟁하겠다. 올해 내가 졌다면 피렐라가 싹쓸이했을 것이다. 외국인 선수한테 져서도 안 되지만, 선배들께도 질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 한 단계 더 성장해 돌아오기 위해 비시즌 계획도 이미 다 세워뒀다. 내년 1월 초에 혼자 일찍 미국으로 가서 시즌 준비를 할 예정이다. 키움의 스프링캠프 훈련지가 미국 애리조나이기도 하고, 2023년 WBC 대표팀 소집 및 훈련을 미국에서 진행하는 것도 염두에 뒀다.
다음 시즌 목표는 지금 지닌 장점을 더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정후는 "나는 사실 홈런 타자가 아니다. 내가 큰 무대에서 어필할 수 있는 것은 홈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홈런보다는 더 정확한 타격이 중요하다. 올해는 홈런을 치려고 해서 친 게 아니라 정확하게 강하게 때리려고 하다 보니까 홈런이 나왔다. 조금 더 정확하고 강한 타격으로 내 장점을 어필하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 홈런을 잘 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삼진을 줄이고 싶고, 볼넷을 많이 골라 나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