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외풍 이겨낸 경남 미안합니다

경남이 원하는 것은 진정성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강기윤 후보는 지난달 30일 오후 경남FC와 대구FC 경기가 열린 창원축구센터를 찾아 축구장 유세를 펼쳤다. 이들은 경기장 안에서 당명이 적힌 붉은 점퍼를 입고 손가락으로 기호 2번을 표시하는 등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이 축구장 유세 활동이 경기장 내 정치적 행위를 금지한 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 지침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경남은 프로축구연맹의 징계를 받았다. 프로축구연맹 상벌위는 논란을 막지 못한 경남에 2000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경남은 곧바로 대응했다. 경남은 지난 2일 전북전을 앞두고 “논란을 일으킨 정당대표 및 후보자에게 경남FC의 명예 실추에 대해 도민과 팬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청하는 바이며, 금번 징계로 인해 경남FC가 안게 될 결제적 손실에 대하여 책임 있는 조치를 해주기를 바라며, 그렇지 않으면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궐선거 때문에 지난달 30일에는 창원축구센터에 유세인파가 넘쳤다. 마지막 한 표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논란이 생긴 뒤 축구장에는 보궐선거와 관련된 인물들을 찾을 수 없었다. 

경남이 현재 가장 원하는 것은 진정성이다. 존중 받아야 할 스포츠 현장에 정치가 무리하게 참여하는 모습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경남의 징계가 확정된 후 자유한국당은 곧바로 논평을 내놓았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2일 "자유한국당은 경남FC 구단이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로부터 제재금 징계를 받게 된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다시 한 번 구단과 축구팬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승점감점이나 무관중 경기 등의 중징계가 아닌 제재금 2000만원 결정이라 하더라도, 경남FC 구단이 적극적인 조치를 성실히 수행한 점을 감안해 이 결정을 재고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작 구단에는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건네지 않았다. 사과를 받아야 할 당사자에게는 아무 연락도 없었다. 

따라서 경남이 진정 원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따라서 경남은 평소처럼 경기를 진행했지만 씁쓸한 감정은 남아 있었다. 경남 구단 관계자는 "현재 구단의 입장은 진정성 있는 모습이다. 경남이 아닌 축구에 대한 존중이 가장 중요하기 떄문이다"고 밝혔다. 

만약 자유한국당 후보가 경기장을 찾아 진심으로 사과 했다면 선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다. ‘부고’를 제외하고 언론에게 노출되어야 하는 정치인의 입장이라면 오히려 선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에 경남의 입장은 변하지 않고 있다. 그저 “미안합니다”라는 사과가 우선 됐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 있다. 진정성 있는 사과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