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정찬헌 트레이드 손익계산 안 끝났다…대반전 윈·윈 사례 기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반전을 기대할 수 있을까. 서건창(LG)과 정찬헌(키움)의 트레이드 손익계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서건창과 정찬헌은 2021년 7월27일에 1대1 맞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서건창은 2021시즌을 앞두고 ‘연봉 셀프삭감’으로 키움과 미묘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반면 LG는 대권을 노리기에 2루가 약했다. 정찬헌은 안우진과 한현희가 당시 코로나19 술판파동으로 징계를 받고 이탈한 상황서 키움 선발진을 강화할 최적의 카드였다.

2021년만 놓고 보면 키움의 미세한 승리였다. 정찬헌은 후반기 11경기서 3승3패 평균자책점 3.99로 좋았다. 당시 키움은 안우진, 한현희 이슈 외에도 제이크 브리검의 아내 병간호 등 선발진에 변수가 많았다. 실제 정찬헌은 선발진 공백을 그럭저럭 잘 메웠다. 반면 서건창은 2021시즌 후반기 68경기서 타율 0.247 2홈런 24타점 33득점에 그쳤다.

그런데 2022년을 보내고 나니, 이 트레이드는 명확한 루즈-루즈 트레이드였다. 서건창은 77경기서 타율 0.224 2홈런 18타점 39득점 8도루 OPS 0.605였다. 잔부상도 있었고, 후배들에게 밀리기도 했다. 결국 2년 연속 FA 자격을 포기했다. FA 삼수생 신분으로 2023시즌을 준비했다.

정찬헌도 2022시즌에 성적이 뚝 떨어졌다. 20경기서 5승6패 평균자책점 5.36에 그쳤다. 더 이상 건강 이슈가 없는데 2021년에 비해 퍼포먼스가 안 나왔다. 키움이 6명의 선발투수를 5선발로테이션으로 돌리면서 정찬헌의 등판간격이 불규칙하긴 했다. 여기에 본인도 첫 1~2경기에 부진하자 조급했다고 털어놨다. FA를 의식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정찬헌은 서건창과 달리 FA 권리를 행사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는 고사하고 시범경기가 거의 끝날 시점에도 미계약자로 남으면서 FA 미아 위기에 처했다. 키움으로부터 사인&트레이드에 대한 동의까지 받았으나 정작 타 구단들과 카드가 맞지 않았다. 결국 정찬헌은 27일 2년 최대 8억6000만원에 키움과 잔류 계약을 체결했다.

최악의 경우 정찬헌이 그대로 올 시즌을 날린다면, 이 트레이드에 대한 평가는 루즈-루즈로 남거나, 서건창의 일방적 우세로 남을 수 있었다. 서건창은 마침 시범경기서 펄펄 난다. 12경기서 타율 0.349 4타점 5득점 3도루.

단, 최근 침체기가 2년 이상이라 시범경기 활황세를 완전히 믿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서건창이 왜 성공했는지 아는 염경엽 감독과의 재회, 나아가 염 감독의 정확한 솔루션 제시를 통해 올해 부활 가능성이 좀 더 커진 건 사실이다.


이런 상황서 정찬헌이 다시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순천, 강릉 등을 돌며 나름대로 착실하게 몸을 만들었다는 게 본인의 설명이다. 패스트볼 최고 139km까지 나왔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시간을 갖고 지켜볼 생각이다. 이미 키움은 선발진이 안우진~에릭 요키시~아리엘 후라도~최원태~장재영으로 확정된 상태다. 때문에 정찬헌이 내달 1일 개막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어쨌든 정찬헌에게도 1군 콜업의 시기는 다가올 것이고, 그때부터 서건창과 정찬헌의 트레이드 손익계산도 다시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서건창은 LG 2루 약점을 없애고, 정찬헌은 키움 불펜의 안정성을 강화하면 된다.

1년 전만 해도 루즈-루즈로 결론 날 것 같았던 이 거래가, 1년 후 극적으로 대반전 윈-윈 사례가 될 가능성도 있다. 둘 다 33세로 그렇게 신체 그래프가 꺾일 시점도 아니다. 역시 세상의 모든 일은 쉽게 결론을 내면 안 된다.

[서건창과 정찬헌.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