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11회 LG, 번트로 끝내줬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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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3
프로야구 2023시즌이 1일 막을 올렸다. WBC 부진과 야구계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개막 2연전에 19만 6945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찾은 만원 관중. [연합뉴스]
바로 그 두 팀이 개막 이틀째인 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4시간 47분간 연장 혈투를 벌였다. 양 팀은 모두 투수 17명(LG 9명, KT 8명)을 투입했고, KT는 에이스 고영표까지 불펜으로 마운드에 올렸다. 한국시리즈를 방불케 하는 자존심 싸움이 펼쳐졌다. 모든 힘을 쏟아 부은 총력전에서 결국 웃은 팀은 개막전에서 완패했던 LG였다. 연장 11회 초 LG 대타 이천웅이 스퀴즈 번트로 결승점을 뽑으면서 10-9로 설욕전을 완성했다. 두 팀은 개막 시리즈에서 나란히 1승과 1패를 나눠 가진 채 다음 대결을 기약하게 됐다.
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예상할 수 없었던 흐름이었다. LG는 3회가 끝나기 전에 KT 선발 소형준을 끌어내렸다. 1회 초 노아웃에서 서건창-문성주-김현수-오스틴 딘의 연속 안타로 3점을 뽑았고, 2사 후 문보경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다. 3회 초에도 안타 4개와 도루 2개, 사사구 3개를 묶어 5점을 뽑았다. 소형준은 LG 타선의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2와 3분의 1이닝 10피안타 9실점으로 무너졌다. KT가 1회 말 앤서니 알포드의 2점 홈런과 3회 말 3득점으로 추격했지만, LG는 핵심 불펜 백승현-김진성-정우영을 연속 투입해 7회까지 4점 리드를 지켜냈다.
LG의 손쉬운 승리로 끝날 듯했던 경기는 8회 말부터 급변했다. 1사 1루에서 LG 투수 박명근이 KT 김상수를 3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병살타로 이닝이 마무리되는 분위기. 그런데 이때 LG 3루수 문보경이 2루로 악송구하면서 도리어 1사 1·3루 위기가 찾아왔다. 이어 등판한 진해수는 조용호에게 볼넷을 내줘 1사 만루가 됐고, 강백호의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다. LG의 여덟 번째 투수 이정용은 알포드에게 좌익선상 적시 2루타, 박병호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잇달아 얻어 맞아 끝내 9-9 동점을 허용했다.
이천웅
LG 타선은 19안타를 몰아치면서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타자 전원 안타를 기록했다. 문성주와 김현수, 오스틴 딘이 3안타씩 쳤다. LG의 9번째 투수로 투입된 함덕주는 연장 2이닝을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값진 첫 승리를 수확했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키움은 한화를 맞아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1일 개막전에서 이형종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했던 키움은 2일엔 김휘집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7-6으로 승리했다.
한편 KBO리그는 지난 1일 정규시즌 개막전 전 구장 매진을 달성했다. 8개 구단 체제였던 2012년 이후 11년 만이다. 총관중 수도 10만5450명으로 2019년 개막일(11만4021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잠실(2만3750석)과 인천(2만3000석) 관중석은 2일까지 이틀 연속 꽉 찼다. SSG는 인천 연고 프로야구단 최초로 개막 2연전 매진을 기록했다.
KBO리그는 개막 전 여러가지 악재를 만났다. 야구대표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부진, 장정석 전 KIA 타이거즈 단장의 뒷돈 요구 파문, KBO 자회사 KBOP의 압수 수색 등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그러나 야구팬들은 개막 첫날부터 관중석을 가득 메우면서 성원을 보냈다. 윤석열 대통령도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대구 개막전을 찾아 시구를 했다. 대통령의 개막전 시구는 1982년 전두환, 1995년 김영삼 대통령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