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가겠는데?"…ERA 1.44 막내, 진짜 일 내겠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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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3
▲ 두산 베어스 김동주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아시안게임 가겠는데?"
두산 베어스 영건 김동주(21)에게 선배 투수들이 최근 자주 농담으로 던지는 말이다. 그만큼 김동주는 올 시즌 대체 선발로 시작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최고의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개막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6경기에서 2승1패, 31⅓이닝, 29탈삼진, 평균자책점 1.44를 기록했다. 아직 규정이닝을 채우진 못했지만, 평균자책점만 따지면 두산 선발투수 가운데 1위다.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42이닝, ERA 1.71)보다도 수치가 낮다.
김동주는 12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한번 더 올해 반짝 활약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7이닝 95구 5피안타 무4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2승(1패)째를 챙겼다. 두산은 6-1로 이기면서 2연패에서 벗어났다.
올해 마운드 위에서 가장 자신 있게 던지는 슬라이더(34구)를 이날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김동주는 슬라이더가 떨어지는 각을 종으로, 횡으로 자유자재로 조절하면서 올해 재미를 보고 있다. 최고 구속 149㎞, 평균 구속 146㎞를 기록한 직구(45구)에 슬라이더, 그리고 포크볼(13구)까지 적절히 섞으면서 KIA 타자들을 7이닝 동안 꽁꽁 묶었다.
7이닝 투구는 개인 최다 기록이다. 지난달 6일 잠실 NC 다이노스전과 지난달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차례 6이닝 투구를 펼친 게 종전 최다 기록이었다. 95구는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 수이고, 무4사구 피칭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김동주는 2-0으로 앞선 7회초 정재훈 투수코치가 "직구 괜찮냐"고 물었을 때 주저하지 않고 "100%입니다"라고 답한 뒤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6회까지 투구 수는 88개로 여유가 있었지만, 첫 7회 등판이니 확률은 반반이었다.
두산 벤치는 어쨌든 김동주를 믿고 더 끌고 갔고, 김동주는 7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이어 가며 기대에 부응했다.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에 놓이나 싶었는데, 다음 3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끝까지 최형우를 2루에 묶어놨다. 1사 2루에서 황대인의 강습 타구를 3루수 허경민이 직선타로 처리한 것도 주효했다.
김동주는 "야수 형들이 도와주신 게 정말 컸다. 슬라이딩 캐치 하나하나에 진짜 정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정말 감사했다. 오늘(12일)은 볼넷이 하나도 없어서 계속 공격적으로 들어가다 보니까 결과도 좋게 나온 것 같다"고 기뻐했다.
지금은 허리 염좌로 이탈해 있는 투수 곽빈(24)을 향한 고마운 마음도 표현했다. 김동주는 "(곽)빈이 형이 내가 처음에 4이닝을 못 채우고 내려왔는데, 그때 트레이닝 쪽으로 많이 알려주시고 조언도 해주셨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러닝이랑 공 던지는 것을 너무 많이 하지는 말라고 하셨다"며 조언 덕분에 힘이 됐다고 했다.
김동주의 좋은 흐름이 여름 지나고도 이어진다면, 오는 9월에 열릴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로 발탁될 확률은 더더욱 높아진다. 동료 투수들이 지금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아시안게임에 가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대로면 막내가 진짜 일을 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