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숙 필요, 받아들여라"…이승엽 감독은 왜 '음주 파문' 정철원 뒤늦게 말소했나
토토군
0
86
0
2023.06.02
▲ 정철원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민경 기자] "구단과 (말소하기로) 이야기했으니 받아들이라고 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2일 수원 kt 위즈전에 앞서 셋업맨 정철원(24)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한 배경을 설명했다. 정철원은 지난 3월 열린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기간 대표팀 투수조 선배인 김광현(35, SSG 랜더스)과 함께 유흥업소인 스낵바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져 뭇매를 맞았다. 김광현과 정철원은 1일 나란히 사과 인터뷰를 했고, 김광현은 1일 곧장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철원은 하루 뒤인 이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 감독은 KBO의 징계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는 지켜볼 생각이었으나 구단과 상의 끝에 정철원을 전력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두산 마운드 사정상 셋업맨 정철원이 빠지는 것은 큰 전력손실이지만, 구단이 감수해야 할 문제라고 판단했다.
이 감독은 "지금 경기에 나가는 것보다는 자숙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판단했다. (징계와 관련해) 아무것도 나온 상태는 아니지만, 구단과 이야기해 본 결과 지금은 조금 자숙할 시간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에게는 구단과 이야기했으니까 받아들이라고 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덧붙였다.
정철원이 빠지면서 두산 마무리투수 홍건희(31)의 부담이 더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감독은 필승조 구상과 관련해 "홍건희 앞에 기본적으로는 박치국이 좋지 않을까 판단한다. 김명신과 이형범, 오늘(2일) 1군에 올라온 백승우 등이 있다. 상황에 따라서 올리겠다. 박정수도 최근 컨디션이 좋다. 정해둘 수 있는 투수는 홍건희뿐이고, 나머지는 유동적으로 보면서 판단해야 할 것 같다.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감독으로서 정철원을 대신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이 감독은 "핵심 전력이 빠져 나가는데, 구단 코치진과 선수들도 다 힘들 것이다. 그래도 우리팀 선수가 그렇게 됐으니 당연히 지도자로서 어떻게 보면 학생이고, 선생님이니까. 우리도 당연히 죄송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정철원은 1일 "대표팀의 좋지 않은 성적에 많은 분들이 실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끄러운 행동을 하고 말았다"며 "야구 팬들과 모든 분들께 너무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고 사과했다.
이어 "KBO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어떠한 처벌과 질책이든 모두 달게 받겠다. 앞으로는 그라운드 안에서는 물론 밖에서도 모범이 되고, 팬들께 실망시키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 프로선수로서, 공인으로서, 겸손하고 성실하게 행동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