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팠겠지만, 고의 아닌데 왜 저래?"…나홀로 분노의 벤치클리어링 이유 있었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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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 LG 트윈스 오스틴 딘 ⓒ 잠실, 김민경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분명히 아픈 부위에 맞아 아팠을 것이다. 그 순간 기분 나쁠 수 있겠지만, 고의가 아닌 게 보이는데도 자꾸 그런 식으로 나오니까."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0)이 홀로 격분해 벤치클리어링에 나섰던 지난 1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의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7회초 양석환 타석에서 유영찬의 사구로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날 때 그 중심에 오스틴이 있었다. 양석환은 부상 위험이 있는 부위에 공이 날아오자 예민한 반응을 보였고, 포수 박동원은 고의는 없었다며 오해를 푸는 상황이었다.
당시 오스틴의 눈에는 양석환의 항의가 과해 보였다. 유영찬은 몸 맞는 공이 나오자마자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이며 미안해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양석환이 사과를 받아주지 않고 박동원에게 불만을 표현한다고 생각해 오스틴이 폭발한 것이다.
오스틴은 "양석환이 분명히 아픈 분위에 맞았고, 아팠을 것이다. 나도 그런 경험이 충분히 있어서 잘 알고, 그 순간에 이분 나쁠 수 있다. 그러나 상황을 봤을 때 어린 선수가 사과도 했고, 고의가 아닌 게 보이는데도 자꾸 (양석환이) 그런 식으로 나오니까. 나도 모르게 '왜 이러지? 빨리 나가서 동료를 지켜야겠다' 이런 자세가 취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도 같은 야구 선수이자 동료이기에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상대 선수 입장도 이해하면서 그냥 상황을 받아들이고 최대한 그런 태도는 조금 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본인의 행동이 과했다는 것 또한 인정했다. 오스틴은 "KBO리그의 벤치클리어링 문화를 잘 몰라서 그런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두산에 사과할 테니 이런 점을 조금 이해해서 사과를 받아줬으면 좋겠다. 다음에는 벤치클리어링이 생겨도 가능한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참으려 할 것이다. 이번에는 잘 몰라서 감정이 많이 나오긴 했다"고 답하며 웃은 뒤 "벤치클리어링 다음 날 팀 선수들이 그렇게 화를 낼 필요는 없다고 설명해 줘서 이해했다. 다음에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나오겠다"고 예고했다.
▲ 늘 그라운드에서 열정이 넘치는 LG 트윈스 오스틴 딘 ⓒ 연합뉴스
팀 동료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가 흥분한 오스틴을 말리는 상황도 눈길을 끌었다. 플럿코는 두산 선수들을 향해 돌진하는 오스틴을 뒤에서 붙잡으며 벤치클리어링 무리에서 끌고 나와 진정시켰다. KBO리그 2년차 선배의 면모였달까.
오스틴은 "뛰쳐나갔는데 뒤에서 누가 날 질질 끌고 가더라. 순간 '날 끌고 갈 만큼 덩치가 큰 사람이 누가 있지?' 생각하고 뒤를 돌아보니까 플럿코더라. '그럼 끌어낼 만하지'라고 생각하고 끌려 나왔다"고 뒷이야기를 들려주며 웃었다.
앞으로 격분한 오스틴은 보기 어렵겠지만, 그라운드에서 언제나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태도는 그대로일 것이다. 오스틴은 18일 잠실 두산전에서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1볼넷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15-3 대승을 이끌었다. 시즌 성적은 64경기, 타율 0.317(252타수 80안타), OPS 0.875, 9홈런, 48타점이다. 홈런이 조금 더 터졌으면 싶지만, LG 구단 역대급 외국인 타자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오스틴은 "두산을 꺾고 한 주를 좋게 마쳐서 기분 좋다. 열정은 항상 내가 야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LG에 와서 다시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야구는 모든 나라가 열정으로 하는 거니까 팀원들에게도 매우 잘 통하는 것 같다. 그래서 열정과 파이팅 넘치는 모습이 계속 나오는 것 같다"며 한결같은 플레이를 지켜봐 달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