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상대로 '킬러본능' 발휘 켈리의 다짐…"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을 믿는 것"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직전 등판에서의 아쉬움을 만회하고 후반기 첫 승을 신고했다.

LG는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8차전에서 9-2로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달렸다. LG의 시즌 성적은 51승2무33패(0.607)가 됐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누가 뭐래도 켈리였다. 1회부터 안정감 있는 투구로 두산 타선을 봉쇄했고, 7이닝 8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면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및 시즌 7승을 달성했다.

2회와 7회 각각 1점을 내준 것을 제외하면 크게 흠 잡을 데가 없었다. 경기 전 무조건 켈리에게 6이닝 이상을 맡기겠다고 얘기한 염경엽 LG 감독도 "켈리가 에이스다운 피칭을 했고, 두산전을 계기로 후반기 좋은 활약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켈리는 "이기는 건 항상 즐거운 일이고, 무엇보다도 팀 승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걸 해내서 좋았다"며 "최대한 이닝을 길게 끌고 가면서 던졌는데 그런 부분을 잘 해냈기 때문에 만족스럽고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켈리는 두산을 상대로 기분 좋은 기억이 많았던 투수 중 한 명이다. 지난 시즌 맞대결 성적만 놓고 봐도 6경기 36이닝 5승 1패 평균자책점 2.00이었고, 올 시즌 성적은 28일 경기를 포함해 3경기 20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2.70이다.

켈리는 "거창한 비결이 있다기보다는 그냥 두산과 하면 뭔가 좀 특별한 기분이 들더라. 나도 타자들을 많이 상대했고 타자들도 나를 많이 상대하면서 서로를 잘 알고 야구를 좀 더 재밌게 즐기면서 하는 것 같다"며 "두산전을 하다 보면 관중이 많이 오는데, 응원을 크게 해 주시다 보니까 특별하고 재밌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같아서 여기서 던지는 게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사실 올 시즌 켈리의 성적은 '에이스'와 거리가 멀었다. 켈리는 18경기 107⅓이닝 6승 5패 평균자책점 4.44로 예년보다 다소 부진한 수치를 남기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사령탑에게 직접 면담을 요청하는 등 반등 의지를 드러냈지만, 좀처럼 반등이 쉽지 않았다.

누구보다도 속상했던 건 선수 본인이다. 켈리는 "내 자신을 믿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게 최우선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시즌을 돌아보면 원했던 대로 시즌이 가지 않는 건 맞는데, 그럴수록 내가 해 오던 대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준비를 잘하고 그 다음에 나가서 최선을 다해서 던지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것 같다. 5일 턴이든, 6일 턴이든 내가 나가서 해야 할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고 돌아봤다.

이어 켈리는 "문제점을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기술적인 문제는 아닌 것 같고 멘탈적인 부분인 것 같다"며 "그래서 좀 더 마음을 잘 고쳐야 한다고 해야 할까, 잘 이겨내서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믿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LG가 목표로 삼았던 한국시리즈 진출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키맨'이나 다름이 없는 켈리는 "각오보다는 그냥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해서 던진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할 것 같다. 선수단 구성을 보면 매우 괜찮고, 분위기도 좋다. 가볍게 할 땐 가볍게 하다가도 재밌게 분위기를 만들고, 무엇보다도 선수들이 서로를 위해서 야구를 하고 있는 부분이 되게 좋다. 야구장에 나갈 때마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원하는 곳에 도달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엑스포츠뉴스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