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4천원 동결, 두산 9천원→1만원 인상…같은 잠실구장 맞나요? [황혜정의 두리번@@]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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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6
휠체어석 가격 산정 근거
LG, 물리적 이동성 가능성 기준
두산, 위치(내야석) 기준
LG “휠체어 관중은 외야석에 갈 수 없기 때문”
LG, 물리적 이동성 가능성 기준
두산, 위치(내야석) 기준
LG “휠체어 관중은 외야석에 갈 수 없기 때문”
잠실구장 휠체어석. 잠실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같은 잠실구장을 쓰지만 신체가 불편한 야구팬을 대하는 태도는 여전히 천차만별이다. 잠실 라이벌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이야기다.
필자는 기명 칼럼인 ‘두리번@@’ 시리즈의 첫 기사로 <휠체어석 티켓값, 프로야구 구단별 3배 차이?>(2022년 8월 23일자)를 썼다.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프로야구 10개 구단 홈페이지를 ‘두리번’ 거려봤다.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다만, 같은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휠체어석 가격 차이가 여전히 마음에 걸린다.
2023시즌 LG트윈스, 두산베어스 휠체어석 가격 비교표. |
두 구단의 휠체어석 위치가 다른가. 그것도 아니다. 잠실구장 휠체어석은 구단을 가리지 않는다. 같은 위치에 있다. 그렇다면 두 구단의 휠체어석 가격은 왜 2배가 넘게 차이 날까. 바로 산정 근거가 다르기 때문이다.
LG는 휠체어를 탄 관중의 물리적 이동 가능성에 주목했다. LG는 휠체어석에 주중 4000원, 주말과 공휴일에 4500원을 받는다.
LG 관계자는 가격 산정 근거로 “장애인의 경우 외야석인 그린석(8000원)의 50%를 할인받아 4000원에 입장을 한다. 휠체어를 탄 관중은 외야석까지 갈 수 없으니 레드, 블루석에 위치하지만 동일하게 4000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즉, 휠체어를 탄 야구팬이 외야에 앉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외야까지 갈 수 없으니 외야 티켓값을 받는다는 것이다.
반면, 두산은 휠체어석 위치에 주목했다. 두산은 휠체어석에 주중 8000원에서 1만원, 주말과 공휴일에 9000원에서 1만1000원을 받는다.
두산 관계자는 “블루석(주중 기준 2만원)과 레드석(1만6000원)에 각각 휠체어석이 있다. 해당 가격 책정 근거는 두 좌석의 성인 가격 대비 50% 할인가를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장애인이 외야석(8000원)에 앉을 경우 똑같이 50% 할인가격을 적용해 4000원을 받는다.
지난해에 비해 두산이 책정한 휠체어석 가격 인상도 눈에 띈다. 바로 내야석의 가격 인상 때문이다. 지난해에 비해 2000원씩 인상된 가격으로 인해 휠체어석 가격도 함께 올랐다. 반면, LG의 외야석은 가격이 인상되지 않았으므로 휠체어석 가격은 변동없이 동결이다.
가격은 다르지만, 두 구단의 공통점도 있다. 바로 휠체어석 이용 관중의 동반자에 대한 할인은 없다는 것이다. 휠체어를 탄 관중의 경우 대부분 혼자보단 동반자가 함께 오기 마련이다.
지난해 필자가 야구장 휠체어석에서 만난 사지마비장애인 오정섭(53)씨는 “병원 치료로 바빠 1년에 한 두번 야구장을 올까말까 한다. 힘든 치료 속에서도 야구장 오는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내 인생의 낙이다. 그런데 나를 야구장에 데리고 와서 편의를 봐주는 도우미 아주머니는 비싼 내야석 성인 가격을 다 내야한다. 계속 내 상태를 살피느라 야구에 집중도 못 하고 여기에 억지로 앉는 건데 동반자에 한해 가격을 조금 낮춰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키움 히어로즈의 경우 여전히 휠체어석 가격이 1만원(주중), 1만5000원(주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사악’한 가격을 자랑하지만, 올 시즌부터 휠체어석 구매 시 동반 1인에게 무료 입장권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NC 다이노스, KIA 타이거즈도 휠체어석 구매 관중의 동반 1인에 한해 무료 입장을 허용한다.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는 동반 1인에 한해 휠체어석과 같은 가격으로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가격이 절대평가의 기준은 아니다. 가격보다는 야구장 내 휠체어석을 비롯해 장애인 편의 시설의 ‘비율’이 더 중요하다. 잠실구장을 함께 쓰는 LG와 두산 구단의 각기 다른 가격 산정 근거에도 정답은 없다. 그러나 휠체어석 가격이 아닌 테이블석과 익사이팅존 가격에서 2배 이상 가격 차이를 보였다면, 과연 LG팬, 두산팬 중 한쪽에서 가만히 있었을까.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