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불펜 에이스는 국대 마무리도 셋업맨도 아니었다, 4년차 5라운더 '로또픽'이 해냈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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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1
▲ 유영찬 ⓒ곽혜미 기자
▲ 박동원 유영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신원철 기자] '사실상 불펜게임' 바뀌는 투수마다 호투하던 2차전과 달리 3차전에서 LG 야구의 중심인 불펜이 흔들렸다. 그래도 2차전의 영웅 유영찬만은 변하지 않았다.
LG 트윈스는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kt 위즈와 3차전에서 8-7 역전승을 거뒀다. LG가 3회 오스틴 딘의 3점포로 리드를 잡았지만 그 뒤로 경기가 끝날 때까지 네 번이나 점수가 뒤집어지는 보기 드문 일이 벌어졌다. LG는 불펜투수 7명이 5⅓이닝을 합작하는데 그쳤다. 8일 8⅔이닝 무실점의 용사들이 하루 휴식 뒤 감을 잃은 듯 실점을 연발했다.
그런 와중에도 유영찬은 돋보였다. 유영찬은 6회 시작과 함께 등판해 7회까지 2이닝을 책임졌다. 7회에는 2사 1루에서 조용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기립박수와 함께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2차전에 이어 3차전까지 한국시리즈 2경기 4⅓이닝 3탈삼진 무실점이다.
▲ 유영찬 ⓒ곽혜미 기자
LG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차전을 불펜게임 끝에 5-4로 잡았다. 선발 최원태가 ⅓이닝 만에 4점을 주는 비상사태가 벌어졌지만 7명의 불펜투수가 나머지 8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타자들은 한 이닝 대량득점은 올리지 못했어도 포기하지 않고 차근차근 추격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이때 유영찬이 불펜에서 가장 많은 아웃카운트를 책임졌다. 1회 1사 2, 3루에서 '긴급출동'한 두 번째 투수 이정용이 1⅔이닝을 맡았다. 그 뒤로 정우영이 4회 1사까지 1⅓이닝을 막았다. 김진성과 백승현이 각각 ⅔이닝을 투구한 뒤 유영찬이 한국시리즈 데뷔전에 나섰다.
시작부터 5회 2사 1, 2루 위기였다. 유영찬은 여기서 문상철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투구 수는 단 22구였다.
▲ 박동원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8일 열린 2차전. LG는 3회 오스틴 딘의 적시타, 6회 오지환의 솔로포와 7회 김현수의 적시 2루타로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그리고 운명의 8회 박동원이 kt 필승조 박영현을 상대로 역전 2점 홈런을 터트리며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LG는 전날 동점 상황에서 결승점을 빼앗겼던 고우석에게 1점 리드를 맡겼고, 고우석은 삼자범퇴 세이브로 제 몫을 했다.
그러나 LG는 11일 3차전에서 자신들의 강점을 살리지 못했다. 3-1로 앞선 채 시작한 5회 3점을 내주고 역전당했다. 한 이닝에 불펜투수 3명을 투입하고도 kt 타선을 당해내지 못했다.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이 위기를 만들기는 했지만 투수 3명이 안타 4개를 맞았으니 투수들의 책임이 없다고 볼 수도 없었다. 정우영이 ⅓이닝 1피안타 2실점 1자책점, 함덕주가 아웃카운트 없이 2피안타 1실점, 백승현이 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 유영찬 ⓒ곽혜미 기자
▲ 유영찬 ⓒ곽혜미 기자
10일 3차전에서 LG는 3-4로 역전을 허용한 뒤 이어진 6회초 공격에서 바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2차전 역전포의 주인공 박동원이 이번에도 장타력을 발휘했다.
박동원은 문보경의 안타로 얻은 무사 1루에서 kt '개근투수' 손동현과 신중한 승부를 펼쳤다. 이번에는 첫 3구를 모두 지켜봤다. 그리고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는 한국시리즈 2호 홈런을 터트렸다. 점수는 다시 LG의 5-4 리드로 바뀌었다.
난타전으로 흐를 것 같던 경기를 유영찬이 정리했다. 6회 등판한 유영찬은 1사 후 볼넷 하나를 내주기는 했지만 박병호를 상대로 삼진을 잡고, 장성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막았다. 7회에는 선두타자 김민혁에게 안타를 내준 뒤 앤서니 알포드와 박경수, 조용호를 차례로 잡아내며 2이닝 무실점을 완성했다. 한국시리즈 2경기 연속 멀티이닝에 무실점이다.
LG는 5회에만 투수 3명을 쏟으면서 경기 후반 가용 자원이 줄어든 상태였다. 마무리 고우석과 스윙맨으로 보직이 바뀐 이정용 최원태를 제외하면 불펜에는 필승조보다는 한 단계 아래인 투수들만 남았다. 여기서 유영찬이 2이닝을 잡아준 고우석 2이닝이라는 초강수를 꺼낼 수 있었다.
고우석 카드는 8회 역전 허용으로 패착이 됐지만 그래서 오히려 유영찬의 존재감이 부각됐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유영찬이 2경기 연속 2이닝을 던져서 무리가 될 수 있다. 나머지는 던지는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유영찬도 1이닝 정도는 가능하다. 모든 투수가 대기하고 나갈 준비를 할 거다"라고 밝혔다.
▲ 유영찬 ⓒ곽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