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페디 28억→65억 '껑충' 외인 선수의 '도전 地' 된 KBO리그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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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6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리그를 제패한 뒤, 메이저리그에 돌아가는 페디, 연봉 값은 직전 규모에 두 배. KBO 리그가 외국인 선수들의 새로운 도전지가 됐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NC 다이노스의 에릭 페디가 한국을 떠난다. MLB.com의 마크 파인샌드는 5일(한국시간) "페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뉴욕 메츠를 두고 계약을 고민하고 있다"며 "계약 구모는 2년, 연봉은 500만 달러(약 65억원) 이상이다"고 전했다.
페디의 메이저리그 리턴은 어느정도 예측이 됐다. 메이저리그트레이드루머스를 비롯한 복수 매체들은 지난 달 8일(이하 한국시각)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에릭 페디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하면서 "그는 탈삼진 비율 29.5% 볼넷 허용률 4.9% 땅볼 생산율 70%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땅볼 생산율이 42.5%이었다. 페디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MLB.com에서도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있는 아시아 리그 선수'를 선정했을 때, 페디의 이름을 넣기도 했다.
페디는 올 시즌 30경기에서 180⅓이닝을 던지며 20승6패, 탈삼진 209개, 평균자책점 2.00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특히 평균자책점, 다승, 탈삼진 부문 1위를 차지한 페디는 투수 트리플크라운의 대업을 이뤘다.
이는 선동열(1986·1989·1990·1991년), 류현진(2006년), 윤석민(2011년)만이 달성했던 대기록이다. 또 페디는 외국인 투수 최초 트리플크라운을 장식했다. 이어 20승 200탈삼진은 1986년 선동열 이후 37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1점대 평균자책점 역시 2010년 류현진 이후 13년 만이었다.
페디는 올 시즌 투수로서 받을 수 있는 모든 상을 휩쓸었다. 최고의 KBO리그 투수에게 주어지는 최동원 상을 시작으로 KBO 초대 투수 수비상을, 평균자책점과 승리, 탈삼진 타이틀 홀더 트로피와 MVP 그리고 골든글러브 수상까지 유력하다.
페디는 MVP 수상 당시 "믿기지 않을 정도로 행복하다. KBO리그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며 "NC에 있었기에 수상할 수 있었다 좋은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엄마, 아빠, 동생, 여자친구 등 가족들이 한국으로 와서 많은 도움을 줬다. 아버지는 이 자리까지 와주셨다. 항상 너무 큰 힘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NC팀 동료들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우리는 형제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며 "마지막으로 창원이라는 도시에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 창원은 나의 제2의 고향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에 대해선 "믿기지 않는 최고의 시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계속해서 달려온 끝에 잘 마무리했다"며 "앞으로의 야구 인생에서 올해만큼 대단한 시즌은 없을 듯하다"고 전했다.
또 "올 시즌 KBO 리그의 한 축을 맡을 수 있어 무척 영광이었다. 20승-200탈삼진 기록도 37년 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리그에서 기억되는 최고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먼저 NC와 이야기를 나눈 후 다른 팀들과 대화할 예정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가족을 가장 우선시할 것이다"며 "NC는 수많은 팀 중 가장 우월한 팀이라 생각한다. 내 마음속에 언제나 한 자리를 차지할 팀이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사실 페디는 메이저리그 소속 시절, 좋은 성적을 올리진 못했다. 지난 2014년 드래프트 워싱턴 내셔널스의 지명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페디는 2017시즌부터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2017년 데뷔 시즌에서 3경기 15.1이닝 1패 평균자책점 9.39를 올렸고 이듬해 11경기 2승 4패 평균자책점 5.54를 기록했다. 다만 2022시즌까지 빅리그 통산 6시즌 동안 워싱턴에서 21승 33패 평균자책점 5.41에 그치며 결국 방출, NC 다이노스로 오게 됐다.
페디의 메이저리그 복귀로 KBO 역수출 신화가 또 만들어질 수도 있다. 특히 KBO에서 메이저리그로 리턴한 켈리는 2년간 550만달러, 린드블럼 3년 912만5천달러, 플렉센이 2년 475만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뉴욕 포스트는 "앞서 메이저리그로 돌아온 선수들의 금액을 봤을 때, 페디는 그 이상의 계약을 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연일 KBO리그에서 '역수출 신화'가 탄생하고 있다.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뛰었던 켈리는 KBO리그에 오기 직전까지 메이저리그 등판 경험이 없었던 투수다. 켈리는 KBO리그에서 4년간 119경기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남겼고, 지난 201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을 맺고 애리조나의 2선발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다. 올 시즌 켈리는 메이저리그에서 시즌에도 12승 8패 평균자책점 3.29의 성적을 남겼다.
또 드류 루친스키 역시 KBO리그 입성 직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후 루친스키는 2020년 19승5패 평균자책점 3.05, 2021년 15승10패 평균자책점 3.17의 꾸준한 성적을 보인 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1+1년 최대 800만 달러(약 105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이 밖에도 조시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뉴욕 메츠) 역시 KBO리그에서 자신의 진가를 가다듬고 좋은 조건으로 메이저리그에 돌아갔다.
이는 KBO리그가 외국인 선수의 새로운 도전지가 되고 있다는 증거다. 미국 내에서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더라도, KBO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뒤, 몸값을 키워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한편으로 KBO리그에서 활약한 선수의 유출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사진=연합뉴스, 애리조나 구단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