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몬테 철회 해프닝 반복 않겠다…LG가 '영입 0순위' 좌완 얘기 못 꺼내는 이유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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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8

▲ LG 트윈스의 새 외국인 투수 0순위 후보 엔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0순위는 맞는데, 아직 발표를 못 하는 속사정이 있다. LG는 지난해 해프닝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
LG 트윈스는 내년 시즌을 위한 외국인 선수 구성을 거의 마친 상태다. 한국시리즈 우승 나흘 만인 지난달 17일 오스틴 딘과 인센티브 포함 최고 총액 13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23일에는 에이스로 돌아온 케이시 켈리와 최고 총액 150만 달러 재계약으로 6년째 동행을 확정하며 원투펀치 가운데 한 축을 세웠다. 투수 1명이 남았다.
사실 목표는 이미 정해져 있다. 후보 1순위도 아니고 0순위다. 계약 규모에 대한 합의는 대체로 끝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식적으로는 발표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 기사에서 볼 수 있는 '합의는 했지만, 신체검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다. LG는 메디컬 테스트 결과를 보고 계약 사실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 디트릭 엔스.
신체검사는 요식행위가 아니다. 이 과정에서 합의가 깨진 경우도 없지 않다. 당장 올해 초 카를로스 코레아(미네소타 트윈스)가 신체검사 문제로 두 번이나 초대형 계약을 놓쳤다.
2022년 시즌이 끝난 뒤 옵트아웃을 선언하고 FA 시장에 나온 코레아는 같은해 12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무려 13년 3억 50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그런데 이 합의는 신체검사 문제로 깨졌다. 샌프란시스코 측 의료진은 코레아가 과거 수술한 발목 부위에 우려를 표했다.
코레아는 그 뒤로는 발목 문제로 결장한 적이 없다고 항변하며 다시 대형 계약을 얻었다. 이번에는 뉴욕 메츠와 12년 3억 1500만 달러에 합의했는데, 다시 같은 문제로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못했다. 결국 코레아는 해를 넘겨 원소속팀이자 발목 문제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미네소타와 6년 2억 달러에 계약했다.
▲ 오스틴 ⓒ곽혜미 기자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 되기는 했지만 LG도 신체검사 문제로 외국인 선수 영입에 차질을 빚을 뻔했다. 원래 LG가 생각한 새 외국인 타자는 오스틴이 아닌 아브라함 알몬테였다.
알몬테는 비록 경기력 향상 약물 사용 적발이라는 '낙인'을 안고 있었지만, 우승이 급했던 LG는 알몬테 영입을 강행했다. 지난해 12월 6일 알몬테와 인센티브 포함 최고 80만 달러에 합의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런데 "KBO리그 명문구단인 LG트윈스의 일원이 되어 기쁘다. LG트윈스는 KBO리그에서 가장 열정적인 팬을 보유한 인기구단이라고 들었다. 좋은 모습으로 내년 시즌 팀이 우승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포부까지 밝힌 알몬테는 신체검사에서 결격 사유가 발견돼 한국 땅을 밟지 못했다.
▲ 오스틴 켈리 ⓒ곽혜미 기자
대신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바로 '복덩이' 오스틴이다. LG는 2022년 12월 10일 알몬테와 계약 무산 소식을 알렸고, 22일 오스틴 영입을 확정했다. 오스틴은 139경기에서 타율 0.313과 29홈런 95타점을 기록하며 LG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돕고 외국인 타자 저주를 깼다. 알몬테는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단 8경기에 나와 타율 0.067에 그쳤다.
그래서 이번에는 '합의 후 발표'가 아닌 '계약 후 발표'가 목표다. 조금 더 자세히 지켜보려고 필라델피아 필리스 쪽과 관련이 있는 전문가에게 검사를 요청했다고 한다. 결과가 나와야 LG도 엔스 영입을 확정할 수 있다.
한편 엔스는 지난 2년 동안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뛰었다. 2022년에는 23경기에 나와 10승 7패 평균자책점 2.94로 준수한 성적을 냈는데, 올해는 12경기 1승 10패에 평균자책점 5.17로 부진했다. 팜(2군)에서는 11경기에 나와 6승 무패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했으나 세이부 잔류에 실패했다. 지난 1일 NPB(일본야구기구) 사무국이 발표한 보류 명단에서 빠져 자유의 몸이 됐다.
▲ LG 새 외국인 타자일 뻔한 아브라함 알몬테. ⓒLG 트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