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점 10점 삭감' 에버턴, 뉴캐슬 3-0 격파→강등권 탈출...경기 후 충돌까지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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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8

[포포투=김아인]
승점 10점 삭감이라는 혹독한 징계에도 에버턴이 강등권을 탈출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과열된 분위기에 경기가 끝나고 잠시 선수들이 충돌하기도 했다.
에버턴은 8일 오전 4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15라운드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3-0 승리를 기록했다. 이로써 에버턴은 6승 2무 7패(승점 10점)를 기록, 강등권 탈출에 성공했다.
홈팀 에버턴은 4-4-1-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칼버트-르윈, 두쿠레, 맥닐, 게예, 영, 해리슨, 미콜렌코, 브랜스웨이트, 타코우스키, 콜먼이 출격했다. 골키퍼 장갑은 픽포드가 꼈다.
이에 맞선 원정팀 뉴캐슬은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고든, 이삭, 알미론, 조엘린톤, 기마랑이스, 마일리, 리브라멘토, 셰어, 라셀스, 트리피어가 선발로 나섰다. 골문은 두브라브카가 지켰다.
에버턴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전반 7분 맥닐이 올려준 크로스를 브랜스웨이트가 박스 안에서 받으며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문 옆으로 벗어났다. 에버턴이 재차 공격했다. 전반 8분 두쿠레가 패스를 시도했고 타코우스키가 이를 중거리 슈팅을 연결했지만 공은 골문 위로 높게 떴다.
뉴캐슬도 가만 있지 않았다. 전반 14분 트리피어가 박스 바깥에서 중거리 슈팅을 올렸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이어 전반 17분에는 조엘린톤의 패스를 알미론이 받아 박스 안에서 슈팅했지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에버턴이 기회를 노렸다. 전반 31분 해리슨의 패스가 맥닐에게 연결됐고, 왼발로 시도한 슈팅이 골문 옆으로 벗어났다. 전반 39분에는 브랜스웨이트가 보낸 패스를 칼버트-르윈이 박스 안에서 슈팅을 올렸지만 공은 골문 위로 벗어났다. 전반전은 그렇게 득점 없이 0-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전에도 에버턴이 공격을 시도했다. 후반 5분 맥닐이 크로시를 시도했고 칼버트-르윈이 헤더로 돌려놨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뉴캐슬이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10분 고든이 박스 바깥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뉴캐슬이 계속 몰아쳤다. 후반 18분 맥닐이 보낸 크로스를 칼버트-르윈이 박스 안에서 헤더로 받았지만 공은 골문 위로 넘어갔다.
에버턴이 먼저 기회를 잡았다. 후반 34분 트리피어의 실수로 공이 맥닐에게 향했고, 박스 안에서 왼발로 노린 슈팅이 뉴캐슬의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로 먼저 앞선 에버턴이 격차를 벌렸다. 후반 40분 트리피어의 반복된 실수를 에버턴이 놓치지 않았고, 두쿠레가 박스 안에서 시도한 슈팅이 추가골로 이어졌다.
에버턴이 쐐기를 박았다. 후반 추가시간 베투가 상대 수비수와 경합을 이겨내면서 슈팅을 시도했다. 이 공은 두브라브카를 뚫어내며 에버턴의 쐐기골로 연결됐다. 결국 경기는 에버턴의 3-0 승리로 종료됐다.
반전 드라마였다. 에버턴은 상대 전적에서 뉴캐슬에 우세하지만, 최근 펼쳐진 맞대결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직전 리그에서 만난 5차례 경기에서 에버턴은 뉴캐슬에 1승 4패를 기록했다. 부상자가 대거 발생한 뉴캐슬을 상대로 몰아친 에버턴이 3골이나 넣으며 승리를 가져갔다.
침울한 분위기에 놓여 있었기에 에버턴의 승리가 더 값졌다. 에버턴은 최근 커다란 위기에 직면했다.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정(PSR)을 어긴 혐의로 승점 삭감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PL 사무국은 지난 11월 에버턴에 대해 승점 10점을 감점한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PL은 과도한 지출 손실을 막기 위해 각 구단별로 1억 500만 파운드(약 1,700억)를 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에버턴은 2021-22시즌이 끝나는 기간 동안 1억 2,450만 파운드(약 2,005억)의 손실을 입었다. 이는 PSR에서 허용하는 기준인 1억 500만 파운드(약 1,691억)를 초과하는 액수다. PL은 지난 2022년 3월 에버턴을 상대로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칙을 위반한 소송을 제기했다.
전례 없던 승점 삭감에 영국 축구계는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승점 삭감 징계는 잉글랜드 1부 리그에서 처음 일어나는 일이다. 라이벌 팀들에 패닉을 유발할 수도 있는 일이다. 에버턴은 강등 위기로 내몰리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팬들 입장에서는 청천벽력이었다. 에버턴은 PL의 오랜 전통 명가다. 잉글랜드 리버풀 에버턴을 연고지로 둔 에버턴은 PL 클럽 역사상 유일하게 강등된 적 없는 역사를 자랑하는 팀이다. 중상위권에서 꾸준히 명성을 이어갔으나 최근에는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몇 년 간 살아나지 못하고 있었다.
2년 동안 강등권을 오고 갔다. 2021-22시즌 16위로 간신히 잔류했던 에버턴은 지난 시즌에도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강등의 위기를 간신히 극복했다. 당시 본머스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에버턴은 전반전까지만 해도 0-0으로 골득실에서 레스터 시티에 밀린 18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러나 후반 12분 압둘라예 두쿠레의 극적인 골로 1점 앞서가기 시작했다. 길어진 추가시간까지 버틴 에버턴은 결국 17위로 2시즌 연속 잔류에 성공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우려는 컸다. 션 다이치 감독이 부임한 후 잔류라는 목표를 달성하면서 팀을 정비해 나갔지만, 여름동안 확실한 준비를 마치지는 못했다. 재정 문제가 겹치면서 투자 금액을 큰 폭으로 쓸 수 없었고, 여기에 원하는 선수를 제대로 데려오지도 못한 채 시즌을 시작했다.
우려한대로, 개막 후 에버턴은 3경기 연패에 빠졌다. 4라운드에서는 지난 시즌 승격팀인 세필드 유나이티드에 간신히 비겼다. 유독 홈에서 3연승을 거두며 강한 면모를 보였던 미켈 아르테타 감독의 아스널에도 패배를 헌납하면서 침울한 분위기가 계속 됐다. 이후 브렌트포드를 상대로 6경기 만에 리그 첫 승을 거둔 에버턴은 조금씩 흐름을 회복해나갔고, 강등권을 탈출해 차곡차곡 승점을 쌓아 올렸다.
그러나 징계가 이들을 뒤흔들었다. 리그 14위에 위치했던 에버턴은 19위까지 떨어졌다. 당시 4승 2무 6패로 리그 14위에 위치했던 에버턴은 해당 징계로 인해 승점 10점이 삭감된 4점이 됐다. 리그 최하위에 위치했던 번리와 같은 점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며 19위에 위치했다. 19위와 20위는 시즌이 끝나면 자동으로 2부 리그로 강등되게 된다.
이에 팬들은 분노하는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에버턴 서포터들은 지난 11월 25일 런던에 위치한 PL 본부 앞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팬들은 정문 밖에서 '부패(corrupt)'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항의했고, 에버턴의 경기가 열리는 날에도 관중석에서 이 깃발을 들고 항의하는 뜻을 표출했다.
구단도 가만 있지 않았다. 정식으로 PL 사법위원회에 항소를 접수했다. 'BBC'는 "에버턴의 항소심은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에 심리되고 종결될 예정이다. 에버턴은 독립 위원회가 어떻게 10점 삭감이라는 기준을 냈는지 듣지 못했고, 재정 한도 위반에 대한 처벌이 부당하다고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승점 감점이 아니었다면 에버턴은 상위권을 노릴 수도 있었다. 징계 소식 이후 에버턴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0-3으로 대패하며 무기력하기도 했지만, 이후 노팅엄 포레스트와 뉴캐슬까지 2연승을 거두며 다시금 분위기를 회복하고 있다. 삭감된 10점을 더하면 에버턴은 첼시의 19점보다 높은 순위로 10위에 오를 수도 있었다.
션 다이치 감독은 경기 후 "10점 차감이 없었다면 우리는 15경기 후 20점이라는 놀라운 위치에 있었을 거다. 결정에 대한 항소를 지켜보겠다. 지난 몇 년간 이곳에서 많은 위기를 겪었지만 팀의 사고방식은 성장하고 있다. 서로에 대한 헌신과 연결고리가 우리에게 강한 영향을 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경기가 끝나고 잠시 선수들 간에 과열된 분위기가 포착되기도 했다. 영국 매체 '미러'는 8일 "풀타임 휘슬이 울린 직후, 픽포드와 타코우스키가와 조엘린톤과 갈등했다. 기마랑이스는 픽포드의 얼굴을 가리켰고, 보안요원이 즉각 개입하자 픽포드가 짜증을 냈다. 13명의 선수들이 가담했고, 픽포드는 셰어와 다투다가 결국 동료들이 말렸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