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체조 바일스의 여유…마루운동 금메달리스트에게 '특급 예우'
마루운동 우승한 안드라드에 무릎 끓고 '축하 세리머니'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저에게 이런 영광을 베풀다니!"
'살아있는 체조 전설'로 불리는 시몬 바일스(미국)가 2024 파리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마루운동에서 자신을 0.033점차로 따돌리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른 레베카 안드라드(브라질)를 위한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끈다.
안드라드는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시 경기장에서 끝난 파리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마루운동 결선에서 14.166점을 따내 바일스(14.133점)와 조던 차일스(미국·13.766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앞서 개인종합에서 바일스에게 밀려 은메달을 차지했던 안드라드는 마루운동에서는 바일스를 따돌리고 이번 대회 자신의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침내 시상식이 열리고, 안드라드는 금메달만큼이나 귀한 세리머니를 선물로 받았다.
안드라드가 큰 박수 속에 시상대에 오르는 순간 바일스와 차일스가 2, 3위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허리와 머리를 숙인 뒤 양손을 앞으로 쭈욱 뻗어 우승자에게 존경심을 표시하는 '특급 예우'를 펼쳤다.
시상대에서 시몬 바일스(왼쪽), 조던 차일스와 악수를 나누는 레베카 안드라드[신화=연합뉴스]
양손을 번쩍 들고 기뻐하던 안드라드는 바일스와 차일스가 펼친 뜻밖의 세리머니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특히 이날 시상식이 더 특별했던 것은 역대 올림픽 체조 종목에서 남녀 선수를 통틀어 흑인 선수 3명이 1~3위를 차지한 게 처음이라는 점이다.
시상식이 끝난 뒤 바일스는 인터뷰를 통해 "안드라드는 정말 놀랍다. 그녀는 여왕"이라며 "안드라드의 경기를 보는 게 매우 신났다. 관중들도 안드라드를 응원했다"라고 말했다.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친 것에 대해선 "흑인 선수가 모두 시상대에 올랐다는 게 엄청나게 즐거웠다"라며 "차일스가 저에게 '우리가 고개를 숙이는 게 어떨까?'라고 말해서 '물론이지!'라고 대답했다"라고 설명했다.
바일스와 차일스의 세리머니에 안드라드는 "그들이 너무 귀여웠다"라며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저에게 이런 행동을 보여줬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 우리는 항상 서로 응원하는 사이"라고 즐거워했다.
시상대에서 셀카를 찍는 레베카 안드라드, 시몬 바일스, 조던 차일스[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