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아쉬움 속 등반 마친 이도현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

[촬영 이대호]

(파리=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떨어질 몸컨디션은 아니었고, 당연히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도현(21·서울시청·블랙야크)은 허무하게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가 막을 내리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도현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 클라이밍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볼더링+리드) 준결선 리드 종목에서 12.0점을 얻었다.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은 각각 100점 만점인 볼더링과 리드를 치른 뒤 점수를 합산해 상위 8명에게 결선 티켓을 준다.

볼더링에 강점을 보이는 이도현은 5일 열린 볼더링 준결선에서 34.0점에(10위) 그쳐 이날 리드에서 역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까다로운 코스 탓에 10점 구간을 막 지난 뒤 인공 구조물(홀드)에서 미끄러져 아쉬움 속에 경기를 마쳤다.

볼더링과 리드를 합산 46.0점으로 20명 가운데 15위다.

스포츠클라이밍 리드는 15ｍ 높이의 인공 암벽을 안전장치에만 의존해 올라가는 종목이다.

경기 시간은 6분이며, 제한 시간에 높이 올라갈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AFP=연합뉴스]

이도현은 "앞서 경기한 선수들이 실수한 부분이 있는데, 나도 거기에서 떨어졌다. 더 집중했어야 했나 싶다. 안일했다"고 자책했다.

'천재 등반가' 이도현의 올림픽은 여기서 끝났다.

그는 "후회 없이 등반하고 싶었고, 후회 없이 준비했다. 올림픽 무대에서 등반을 다 보여주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 이렇게 아쉬움이 남는 건 올림픽 무대가 워낙 커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떨어지기 전까지는 경기를 즐겼던 것 같다. 더 강해져서, 더 열심히 준비해서 돌아올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도현의 탈락으로 사상 첫 메달을 노리는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은 여자 콤바인 서채현(서울시청·노스페이스) 한 명만 남았다.

6일에는 스포츠클라이밍 스피드 종목에 출전한 신은철(더쉴·노스페이스)이 결선 티켓을 얻지 못했다.

여자 콤바인 볼더링에서 13위를 한 서채현은 8일 열리는 자기 주 종목 리드에서 결선행에 도전한다.

이도현은 "채현 선수는 저보다 긴장도 안 하고 멘털이 강해서 충분히 잘할 것"이라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