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베컴이 돼라!” 래시포드의 바르셀로나행 여파…英 축구계가 이적 하나에 발칵 뒤집힌 이유는?
“제2의 베컴이 돼라!” 래시포드의 바르셀로나행 여파…英 축구계가 이적 하나에 발칵 뒤집힌 이유는?
마커스 래시포드(28·잉글랜드)의 FC바르셀로나(스페인) 임대 이적이 잉글랜드 현지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단순한 ‘스타’의 이적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잉글랜드(EPL) 프리미어리그 중심으로 돌아가는 영국 축구계에서 잉글랜드 선수가 스페인으로 떠난다는 사실 자체가 이례적이고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23일(한국시간) “래시포드가 바르셀로나의 새로운 선수로서 계약서에 서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적 절차는 모두 마무리됐고, 구단의 공식발표가 남은 상황이다.
래시포드의 이적은 잉글랜드 축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래시포드가 바르셀로나에서 마주하게 될 관광지와 음식 등 일상계획을 예상하는 기사를 썼고, ‘디 애슬레틱’은 “데이비드 베컴이 맨유에서 스페인의 또다른 명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을 때처럼 래시포드는 스타로서의 지위를 얻어야 한다”며 래시포드의 바르셀로나행을 과거의 ‘거물급 이적’과 비교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번 이적은 단순한 이적이 아니다. 그동안 잉글랜드 선수들이 해외 리그로 이적하는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막대한 중계권 수입을 바탕으로 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자본력은 유럽 최고 수준이며, 선수들 역시 굳이 언어·문화 장벽을 넘으며 다른 리그로 떠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또 래시포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 출신이자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자주 드나든 공격수라는 배경까지 고려하면, 영국 현지의 시각으로 볼 때, 래시포드의 바르셀로나행은 더욱 낯선 선택으로 보인다.
실제로 영국 선수의 해외 진출은 희귀했다. 베컴에 앞서 스티브 맥마나만이 있었고, 최근 주드 벨링엄(이상 레알 마드리드), 키어런 트리피어(AT 마드리드) 등 성공사례도 물론 있으나, 조 콜(릴), 조나단 우드게이트(레알 마드리드) 등 실패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 점에서 래시포드의 이적은 영국 축구계의 해외이적을 향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만약 그가 스페인 무대에서 반등에 성공한다면, EPL 외에서 커리어를 새롭게 설계하려는 선수들이 늘어날 수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