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유도했으니 키커는 나' 황희찬 당당히 공 들었는데…PK 실축→구사일생 필드골
'PK 유도했으니 키커는 나' 황희찬 당당히 공 들었는데…PK 실축→구사일생 필드골
[포포투=박진우]
오랜만에 '짜릿한' 골 맛을 본 황희찬이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26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스토크에 위치한 BET365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스토크 시티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코리안더비'로 기대를 모은 경기였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하는 황희찬과 배준호의 맞대결 성사에 이목이 쏠렸다. 다만 코리안더비는 아쉽게도 성사되지 못했다. 배준호는 선발 출격했지만, 황희찬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팽팽하게 맞서던 전반 43분, 울버햄튼이 일격을 당했다. 주인공은 배준호였다. 코너킥 상황에서 흐른 공을 만호프가 터닝 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의 속도가 느렸는데, 이것이 골문 앞에 있던 배준호에게 향했다. 배준호는 골문을 180도 등진 상태에서, 뒷발로 힐킥을 시도했고 선제골로 이어졌다.
운명의 장난이었다. 후반 15분 배준호가 그라운드를 빠져 나가자마자, 황희찬이 곧바로 교체 투입됐다. '코리안더비'는 성사되지 못했지만, 이날 경기는 '코리안리거'들의 축제가 됐다. 투입 이후 가벼운 움직임을 가져가던 황희찬이 동점골을 올린 것.
'짜릿한' 동점골이었다. 후반 28분 주앙 고메스가 박스 안으로 공간 패스를 내줬고, 황희찬이 순간 스피드를 살려 문전으로 쇄도했다. 이를 막고자 했던 수비수가 황희찬을 넘어뜨렸고, 그대로 페널티킥(PK)이 선언됐다.
황희찬은 PK 선언과 동시에 공을 품 안에 꼭 안고 박스 안으로 걸어갔다. 동료가 옆으로 다가와 말을 건넸지만, 황희찬은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는 결연한 표정으로 PK 키커를 자처했다. 황희찬은 우측 상단을 향해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는데, 골키퍼가 막았다. 다행히 황희찬이 집중력을 발휘해 세컨드 볼을 그대로 빈 골문에 넣으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배준호는 '환상 선제골'로, 황희찬은 '짜릿 동점골'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코리안리거의 득점만이 터진 1-1 무승부였다. 특히 이날 황희찬은 호평을 받았다. 울버햄튼 소식통 '몰리뉴 뉴스'는 "울버햄튼이 만들어낸 최고의 장면은 동점골로 이어졌다"며 황희찬의 PK 유도 상황, 이후 득점에 성공한 것을 '최고의 장면'이라 칭했다.
'코리안더비'는 성사되지 않았지만 황희찬도, 배준호도 함께 웃은 프리시즌 친선전이었다.
박진우 기자